
전정국은 어쩌다보니 친해지게 된 친구다.
그 어쩌다보니가 어떤 거냐면
“어이 거기 귀여운 애!”
뒤에서 들려오는 저 목소리에
나는 또 학교에서 빌어먹을 커플이
염장질을 하고 있는 줄 알었다.
“거기 귀여운 애 잠시 서봐!”
저 자식 여친은 안 서고 뭐하느라
나에게 이런 고막테러를 시키는 건지 정말 짜증이 났지만
참았다.
하지만 그 순간 뒤에서 다다다 뛰어오는 소리와 함께
누가 나의 어깨에 묵직한 팔을 둘렀다.

“야, 귀여운 애 서라니까?”
“나랑 급식 같이 먹자.”
정말 거짓말이 아니고 이게 처음 만난 거다.
그 이후로 전정국은 나를 졸졸 따라다녔다.
마치 병아리가 암탉을 따라다니듯이 졸졸졸.
전정국은 나쁜 애가 아니다.
오히려 착한 편에 가깝다.
하지만 전정국이 나를 따라다니는 게 약간 짜증나는 이유는
그 빌어먹을 호칭 때문이 아닐까.

“아가, 오늘도 수업 화이팅!”

“아가 졸려?”

“아가 사랑해!”
…차라리 초면에 불렀던 그 호칭이 조금은 더 나은 것 같다.
이럴 때마다 나는 꺼지라고 했지만
전정국에게 큰 데미지가 간 것 같진 않았다.
오히려 욕 하는 것도 귀엽다나 뭐라나 하면서
내 머리를 쓰다듬었다.
…그런데
요즘 전정국이 나를 안 찾아온다.
처음에는 학교를 안 왔나 싶었는데
지나가다 마주쳤는데도 그냥 지나갔다.
평소 같았으면 껴안고 난리 났을 텐데.
아무튼 전정국이 조금 이상하다.
…전정국 반 앞에 왔다.
절대 전정국이 보고 싶어서가 아니라
맨날 알짱거리던 애가 없어지니까 평소랑 달라서 그런 거다.
시험기간에는
평소와 같은 환경을 유지해야 한다고 어디서 들었다.
(출처 알 수 없음.)
전정국이 맨날 나를 따라다니는 바람에
전정국이랑 내가 사귄다는 이상한 소문이 났다.
그래서 내가 전정국 반 앞에 오자 반 아이들이 난리가 났다.
한참 수근거리는 아이들 가운데 어떤 남자애가
“야 전정국! 네 여친 왔다!”
라고 크게 소리쳤다.
정말 당장 이곳을 빠져나오고 있었지만 꾹 참았다.
마침내 전정국이 내 앞으로 걸어나왔다.
아니, 뛰쳐 나왔다는 표현이 더 알맞은 것 같다.
그러더니 나를 꽉 껴안는다.
그러더니 내 귀에 속삭이는 말.

“여주야, 겨우 3일 안 봤는데 내가 그렇게 보고싶었어?”
“나 밀당 성공한 건가?”
…전정국의 계획에 휘말린 것 같다.

늦게 돌아와서 죄송합니ㄷㅏ…
고등학교 준비 때문에 너무 바쁘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