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 덜비
“넥타이 이거 어때?”
“별로, 좀 경박스럽네요.“
“그럼 이건?”
”어디 미스 트롯 나가세요?“
”…걍 안 할래.“
결국 넥타이는 생략하고 빨간 망토만 두르면 끝.
창 밖에 눈이 세차게 내리는 걸 보니 그제서야 실감이 났다.
..첫 출근이다. 나 진짜 산타 됐네.

“명단 정리 해뒀어요. 언제 출발하실 거예요?”
“야.. 나 떨고 있냐“
”음..네, 좀 긴장하신 듯.”
“실수하면 어떡하지”
“안타까운 거죠.”
..하여간 위로 한 번을 안 해준다니까. 맞다, 긴장했다. 그치만 말과는 다르게 착실히 명단리스트 체크 하는 중. 일반인들 눈에 보이지 않겠지만 혹시라도 달달달 떨리는 고물덩어리 자동차를 발견 한다면 그건 우리일 것이다. 마지막으로 선물 포장 상태를 확인하고 차에 올라탔다. 제발 별 일 없게 해주세요..
.
.
.
”아 …..“
세상이 날 억까한다. 결국 위태롭던 차가 괴상한 소리와 함께 펑크가 나버렸다. 오도가도 못 하는 중. 아 진짜 새차로 바꿔달라 할 때 진작 좀 바꿔주지 짠돌이 새끼가!…
그래도 다행인 건 마지막 선물만 전달하면 된다는 것이다.
태현이 차를 수습하는 동안 마지막 아이의 주소를 확인했다.
최연준.. 걸어서 가도 얼마 안 걸리네?
”태현아 나 그냥.. 동 트기 전에 빨리 갔다올게“
”네? 걸어 가려고요? 괜찮으시겠어요?“
”괜찮아. 연락 할게!“
새벽이라 그런가 뼈가 시리게 추웠다. 나 진짜 이것만 주고 집 가서 디비 잘거임. 하필 최연준의 집은 고층 아파트였다. 굴뚝 타고 내려가는 건 사실 존나 옛 말이고. 시대가 변하면서 바뀌었다.
어차피 사람의 몸은 아니라 문은 통과할 수 있었고, 방금도 시도했다. 여기까진 순탄했다. 거실에 물 마시러 나온 최연준과 눈이 마주치기 전까지는.

“…”
“…”
“…뭐야 너?”
김여주 오늘 진짜… 운수 좆된 날이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