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1_13명의 가족과 함께인 고아, 장마음입니다

#36_13명의 가족과 함께인 고아, 장마음입니다

어느새 내 집이라고 생각한 그곳에 발을 들였다. 왜인지 멤버들 모두 거실에 모여있었다. 아, 수능 끝난 수험생 기다리는 느낌인가. 곧 진짜 수능 칠 건데.

“미안해, 여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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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응? 왜 또 그래?”

지훈이 오빠의 때 아닌 사과에 당황스러 되묻는다.

“네가 그렇게 생각하고 있는 줄 몰랐어. 난 그냥…”

아, 내가 기분이 저기압이라 신경 써주는 거구나.

“알아, 더 잘해주고 싶은 마음인 거.
지금은 기분 괜찮으니까, 신경 안 써줘도 돼.
마음은 고마워”

“진짜야?”

민규의 걱정하고 다정한 목소리는 진짜 오랜만에 듣는다.

“응, 완전. 정한이 오빠 덕분에 기분 다시 좋아졌어.”

“정한이가 뭐해줬는데”

슈아 오빠의 눈웃움은 언제 봐도 기분이 좋아진다. 왜인지 기분이 좋아지는 웃음이다.

“달달한 거 사주고, 위로도 해줬어.”

싱긋 웃어보인다. 진짜 괜찮아졌다고.

“야야, 그럼 나 17번 좀 가르쳐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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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이 와중에 찬이 너는 수학 문제를 풀고 있네. 열심히인 건 좋은데, 이렇게까지 할 필욘 없는데…

“넌 맨날 뭘 가르쳐달래…”

“그러게. 맨날 여주한테 하는 말이
무조건 뭘 가르쳐달라고 하더라.”

준휘 오빠가 말한다.

“제대로 풀 수 있는 문제가 하나도 없지?”

“히잉…”

매일 가르쳐달라는 말을 달고 사는 걸로 보아 순영이 오빠의 말이 맞는 것 같기도 하다.

“아, 한솔이 오빤…”

“중학교 자퇴라”

특유의 덤덤한 말이 귀에 쏙쏙 들어왔다. 중학교 자퇴하고 왜 이렇게 잘 된거야, 고맙게.

“아, 어. 근데 승관이 오빠도 공부 못하나?”

“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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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한이 오빠의 단호한 말투에 푸흡, 웃음이 터져나왔다.

“단호한 거 보소…”

근데 이 와중에 부정은 하지 않는 승관이 오빠다.

“근데 김민규도 이번에 수능 아님?”

“아, 진짜? 몰랐는데…”

민규 오빠가 공부하는 걸 봤어야죠. 항상 자거나, 청소하거나, 그런 거밖에 못 봤어. 차라리 후자가 조금 더 생산적이긴 한데, 조금 쉬는 것도 방법이지. 하여튼…

“5일 남았잖아. 속성과외라도 해줄까?”

“응응! 나!”

민규 오빠 대신 찬이가 대답한다.

“너 말고요”

“왜… 나도 해줘…”

“수험생한테만 특별 제공”

“쳇.”

찬이의 장난스런 반응에 옆에서 순영이 오빠가 말한다.

“그럼 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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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ㅇ,에? 오빠 96년생 아니야? 올해 스물하나잖아”

“맞아. 근데 올해 수능 치고 내년에 대학.
근데… 대학 갈 수 있을까?”

고개를 진지하게 저었다. 멤버들은 하나같이 피식 웃었다.

“이번에 진짜 바쁘다…
물론 수능 치는 멤버들은 매년 있었겠지만.
앨범 준비도 열심히 하고 있으니까…”

한솔이 오빠가 내 머리를 쓰다듬으며 눈높이를 맞춘다.

“그냥 찬이도 해줘도 될 거 같은데?
차피 쟤도 곧 치잖아.”

“…그럴까?”

한솔이 오빠의 다정한 손길과 잘생긴 얼굴에 혹한 건 절대 아니다. 절대… 그냥 찬이한테 해주고 싶은 것뿐.

“흐어… 공부랑은 담 쌓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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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식. LA에 있을 때 국어(영어) 잘 하셨다면서요. 공부 잘 하는 사람이 그런 말 할 때 제일 재수없는 거 알죠?

“크크크”

이 와중에 이과 오빠이신 정한이 오빠는 웃으시네요.

“웃는 정한이 형이 승리자다…”

얼마나 공부를 잘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이과랑 나는 사이가 별로 안 좋아서.

“이찬, 부승관, 최한솔, 김민규, 부승관.
내 방으로 따라들어온다!”

내 말에 승관이 오빠가 그대로 드러눕는다.

“난 공부 1도 신경 안 쓴다고…!!
수능 치지 말까도 생각했어…
수능 치는 이유는 수험생 할인 받으려고…”

“차암 속물 같은 이유네요”

“데리고 갈까?”

민규 오빠가 내게 물었다. 여기서 고개만 끄덕이면 승관이 오빠가 민규 오빠에 의해 끌려 들어오겠지, 내 방으로. 내 밑의 승관이 오빠는 장화 신은 고양이처럼 맑은 눈동자를 가지고 있었지만 난 가차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자 민규 오빠는 승관이 오빠를 들어올려 내 방으로 들어왔다.

“ㅁ,뭐야 이찬. 공부 하려고?”

학생이라 그런진 잘 모르겠지만 세븐틴 멤버 중에 제일 학구열이 넘치는 찬이었다. 나한테 자주 문제를 물어보기도 했었다. 물론 난 몇 번 가르쳐주다가 포기했다. 좋게 말하면 배우지 않은 거고, 안 좋게 말하면 바보 멍청… 아무튼 그렇다.

“응, 할 거야. 특히 선생님이 여주 너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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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ㄴ,나 이번만 해주는 거야. 앞으론 너 혼자 해”

“혼자는 못해. 공부를 지지리도 못하고.
게다가 네가 없으니까.”

“…알았어. 나도 가르쳐주면서 공부하니까.”

네가 없으니까, 이 부분에서 심장이 미친 듯이 뛴 건 애써 무시해본다.

“장여주~ 나 17번부터”

“아, 용케 1~16번은 풀었다?”

“풀 줄은 알아. 조금만 변형되거나 꼬이면 난리나지.”

“…전형적인 학생이군. 오빠들도 잘 따라와”

이 말을 한 지 2시간도 안 지난 거 같은데, 이미 다 전멸이다. 다 잠들어버렸단 의미다. 찬이만 살아있고.

“그러니까 여기서 X에 Y를 대입하는 거…
너 안 듣고 있지?”

“아닌데~ 듣고 있는데~”

내 얼굴만 빤히 바라보고 있는데 과연 듣고 있었을리가.

“아닌 거 같은데.”

내 말에 그는 책상 위에 꽃받침을 올리고 말한다.

“저 형들이 안 듣고 있지. 난 열심히 듣고 있다고.”

생각보다 가까워진 거리에 자연스럽게 그와 멀어졌다.

“이 오빠들은 그냥 포기해도 될 거 같아.
내가 학원 쌤도 아니고… 입버릇처럼 하는 말 있잖아”

“데뷔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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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 그런 식이면 아무리 들어도 안 들어.
그래도 넌 물어보기라도 해서 다행이다.”

“질문이 공부의 기초니까”

내게 조금 더 가까워진 찬이의 이마를 꾸욱 누르며 말한다.

“질문만 하니까 문제지.”

“질문이라도 해야 공부가 느니까.”

순순히 밀리다 내 손을 잡아 떼는 그의 모습이 왜 설레는 거지.

“앞으로도 잘 부탁해요, 마음 쌤”

세븐틴이 진짜 나의 이름을 불러주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