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 2} 시끄러운 8남매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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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용시 사과문 3000자
















"난 도무지 이해를 할 수가 없다니까. 어떻게 또 과제를 내줄 수가 있냐고."

"난 좋아."

"뭐 이년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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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이상형이랑 같은 조잖아...ㅎ"



처음에는 과제가 또 있다는 말에 교수님을 암살을 할까... 하고 있었는데, 조별 과제라지 뭔가...! 괜스레 기대를 했는데 진짜로 같은 조가 될 줄은 몰랐다.



나의 개같이 멸망한 연애의 길을 다시 터볼 수 있는 기회인 게 분명하다. 아마도...?



"전번도 얻었다구...ㅎ"



조원들이랑 전번도 교환했기에 그 사람의 전번도 얻을 수 있었다. 마음 같아서는 학식이라도 같이 먹자고 하고 싶었지만... 날카로운 인상에 무미건조한 말투에 무슨 말을 꺼내기가 어려웠다.



"저 선배가 불쌍하군... 하필 김여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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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입 닥쳐, 말포이."

"옘병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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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주한 오전. 조별 과제를 위해서 학교 근처 카페에서 모이기로 했다. 원래라면 후줄근하게 입고 나갔겠지만, 앞으로는 그럴 수 없을 거 같다^^



"옷은 이걸로 입고~"

"향수는... 안 뿌려야지."



중요한 날 아니면 굳이 뿌리지 않는 향수. 향에 예민하기에 향수를 썩 좋아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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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존재 자체가 꽃이다 이 말이여!!



"뭐야. 김여주 너 어디 가?"

"ㅇㅇ. 과제 하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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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꼬락서니로?"



누가 봐도 평상시의 여주와 다른 모습이기에 태형은 어이없다는 표정으로 쳐다봤다.



"이번 조별 과제하러 가는 거냐? 그 모습으로? 왜?"

"니 알바 아니구열^^"

"형!!!! 김여주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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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소리 한 번 당 어퍼컷 한 대."

"과제 파이팅 하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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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랑 -




마음을 가다듬고 카페 안으로 들어갔다. 그런데 약속 시간보다 일찍 도착했음에도 불구하고 나보다 먼저 도착한 사람이 있었다.



"일찍 오셨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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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 네."

"왜 이렇게 일찍 오셨어요?"

"늦는 것보다는 나으니까요."

"아~"



여주는 딱히 할 말도 없고 어색했기에 가방을 자리에 내려두고는 주문을 하러 카운터로 향했다.



마실 걸 시키고 자리에 앉았을 땐 내 머릿속은 백지 그 자체였다. 무슨 말을 해야 되지...? 아직 조원들이 안 모여서 과제를 할 수 있는 것도 아닌데... ㅠ.ㅠ



"그..."

"...?"

"말 놓으셔도 돼요. 선배 시잖아요."

"아, 제가 편해지면 그때 말 놓을게요."

"넵...!"



ㅋㅎ... 아 진짜 개같이 멸망했네.



저 대화를 끝으로 잠깐 동안 침묵이 이어졌을까. 휴대폰에 시선을 옮겨 놓고 있을 때 선배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어느 정도 틀은 정하고 있을래요?"

"아, 네네!"



그래. 뭐라도 해야지...



"주제는 최대한 안 겹치게 해서···."



집중하는 모습도 내 취향이네... 어쩜 저렇게 작은 얼굴에 오목조목 눈코입이 다 들어가 있는 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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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얘기 안 듣고 있죠."



시선은 계속 자신의 노트북으로 향한 채 나에게 말한다. 딴 생각 하고 있는 걸 어떻게 알았지...



"하하... 설마요ㅎ"

"제가 뭐라고 했게요?"



침묵



"거짓말도 못하면서 왜 거짓말을 해요?"

"죄송합니당..."

"괜찮아요. 아직 조원들도 안 왔으니."



점수를 따야 할 판국에 쪽팔리는 모습만 보이고 있는 건 기분 탓인 걸까ㅠ



"저기요."

"...?"



누군가 선배에게 말을 걸었다.



"혹시... 전번 좀 주실 수 있으세요? 너무 제 이상형이시라...ㅎ"

"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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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게 뒤지고 싶나 잘생긴 건 또 알아가지고 시부랄 거



여주는 당장이라도 손에 쥐고 있는 음료를 저 여자에게 던질 기세로 노려보고 있었다.



"애인 없으시죠?"

"아... 그게..."



선배 거절하셔야죠. 누가 봐도 곤란하다는 얼굴인데 왜 거절을 못 하세요. 저 피 말라죽는 거 보고 싶으세요??



아무 관계도 아니면서 속이 타들어 가는 여주. 잠깐 본 거 가지고 첫눈에 반하는 게 이렇게 무서운 법이다...



"민망하니까 어서···."

"저기요."

"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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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애인이거든요? 내가 이렇게 당당하게 앉아 있는데 무슨 생각으로 이러시는지? 당장 가주시겠어요???"

"애인이시라고요?"

"뭐죠 그 안 믿는다는 표정은."

"아까부터 지켜보고 있었는데, 전혀 애인 같지는 않아 보였거든요ㅋㅋ..."



이런 싹바가지 없는 기지배를 봤나



"애인 맞아요. 그러니까 가주시죠."

"ㄱ... 거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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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사이도 모르면서 왜 저렇게 나오시는 걸까, 자기야."

"허... 됐네요."



언짢다는 표정을 짓고서는 가버리는 여자. 그리고 얼굴이 붉어진 여주. 저렇게 예쁘게 웃는 사람은 처음 본다.



"하하... 선배 인기 많으시네요."

"...그런 건 아니고. 여튼 고마워요. 난감했었는데."

"뭘요. 그저···."

"그저?"

"아니에요...! 그... 곧 다른 조원들 곧 올 시간이네요!"

"그렇..."



깨톡 -



5조



한지예

진짜진짜 죄송한데, 제가 급한
일이 생겨서요ㅠㅠ

남는 일 저한테 시켜주세요...ㅠㅠ



정현우

저도 오늘 못 갈 거 같아요...

열이 너무 심해서 급하게 입원해서...



아...



____





"음... 조원들이 못 온다네요."

"그러... 게요...?"

"어쩔 수 없죠. 둘이서 어느 정도는 시작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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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그래요...ㅎ"



내가 웃는 게 웃는 게 아니야........








____




우리 여주의 인생에도 꽃이 필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