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3
도용시 사과문 3000자
"네가 왜..."
"최연준!!"
"여주야, 내가···."
"도망가야 되는구나?"

"도망치는 건 내 전문이라고 안 했었나?"
연준의 손목을 낚아채고는 빠르게 달리는 여주. 연준은 그런 여주의 뒷모습을 보고는 미소를 감출 수 없었다.
"아, 저것들 드럽게 끈질기네."
악착같이 쫓아오는 바람에 숨이 넘어가도록 달렸다. 그리곤 근처에 보이는 지하 주차장으로 빠르게 달려가 수많은 차들 사이에 숨어들었다.
"좋은 말로 할 때 나오시죠."
발자국 소리가 가까워질 때마다 조용히 자리를 계속해서 이동했다. 그러다 바로 옆에 보이는 창고. 숨을 죽인 채 조용히 창고의 문을 열었고, 여주는 연준을 먼저 창고 안으로 밀어 넣고 자신도 빠르게 몸을 집어넣었다.

"하하... 이렇게 좁을 줄은 몰랐는데..."
청소 도구함이었는지 공간이 좁아도 너무 좁았고, 밀착이 된 여주와 연준은 당황한 채로 조용히 숨어 있어야 했다.
서로 껴 안긴 것 마냥 붙어 있다 보니 슬슬 후끈해졌고, 연준의 자신의 아랫입술을 깨물며 숨을 참았다.
"...갔으려나?"
밖이 조용해지자 여주는 버둥거리며 힘겹게 문을 열었다. 문이 열리는 순간 몸은 기울어졌고, 넘어지지 않게 연준이 빠르게 잡아 줬다.
"고마... 워."
"그건 내가 할 말이지."
다행히도 그 남자는 간 것 같았고, 좁은 공간에서 빠져나온 우리는 바닥에 주저앉아 숨을 돌렸다.
"넌 어떻게 예전과 달라진 게 없냐."
"그건 너도 그런 거 같은데?"
웃음이 나왔다. 연락도 거의 닿지 않았고, 생존 신고만 하면서 각자 살아가기 바빴는데... 이렇게 만나게 될 줄은 상상도 못했다.
"그래서 이번에는 도망친 이유는?"

"너 보려고?"
"이게 어디서 수작질이여."
"ㅋㅋㅋㅋㅋ"
얘기를 들어보니 연습생이었던 연준은 데뷔를 코앞에 두고는 그만두라는 아버지의 말에 싫다고 했고, 아버지는 연준의 소속사에 찾아가 자신을 데리고 가겠다면서 강제로 끌고 가려고 하는 바람에 도망을 쳤다고 한다.
"뭐야... 아버지께서 동의 하신 거 아니었어?"
"...형이 해외로 도주했어. 후계자가 되기 싫다면서."
"뭐!?"
"그래서 아버지께선 날 후계자로 삼으시려고 해."
무슨 말을 해야 될지 모르겠다. 우리 부모님은 오히려 자신들이 걷는 길을 우리가 이어 나가는 걸 원치 않으셨다. 안전한 직업이 아니었으니까.
우리와 반대인 연준의 상황에 내가 어떻게 도와줄 수 있는 게 없으니 답답할 노릇이다.
"멤버들한테 너무 미안해. 괜히 나 때문에 피해를 보고 있는 거 같아."
"네가 왜 미안해 하냐. 네 잘못도 아니고."
여주는 한참을 고민했을까. 대뜸 연준에게 질문을 한다.
"조금만 버텨줄 수 있어?"
"뭐?"
"도와줄게. 당장은 아니지만 조금만, 조그만 버티고 있어 봐. 포기하지 말고."
"네가 어떻게...?"
"다 방법이 있다 이 말이야~"
여주는 연준의 어깨에 손을 올리곤 말했다. 넌 충분한 실력을 가지고 있고,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 받을 자격이 있다고. 이대로 포기할 수는 없다고 말이다.
얼굴이 붉어진 연준은 고갤 숙이며 말했다.

"너를 위해서라도 포기 안 할 거야."
.
.
.
.
시간이 얼마나 지났을까. 여주는 엄청나게 울리는 휴대폰을 보고는 말했다. 슬슬 가 봐야 될 거 같다고.
"조만간 또 보자. 앞으로 쭉 한국에 있을 거니까."
"당연하지."
"잠깐, 너 목 왜 그래?"
저번에 그 사건으로 목에 상처가 아직 남아 있었다. 상처가 난 곳이 목이다 보니 가리기가 어려웠다. 목티를 입고 다니고 있지만 더워서 무의식적으로 목부분을 잡아 내렸더니 하필 연준이가 보고 말았다.
"너 아직도 그런 일들을 겪고 있는 거야!?"

"어쩔 수 없는 일인 걸."
여주의 사정을 알고 있는 연준은 속상함을 감출 수 없었다.
"걱정 마. 금방 사라질 상처야."
"아, 나 이제 진짜 가 봐야겠다... 조심히 하고, 연락해!"
"...그래. 잘 가."
연준은 급히 뛰어가는 여주를 안 보일 때까지 쳐다봤다.

...마음의 상처는 사라지지 않잖아, 여주야.
.
.
.
.
"김여주!! 너 어디 갔었어!?"
목청 하나는 드럽게 큰 김태형에 고막이 터지는 줄 알았다. 무사히 돌아 왔으면 됐지, 왜 저래ㅡㅡ
"오버 좀 하지 마. 아는 친구 마주쳐서 대화 좀 하다가 온 거아;;"
"난 또 갑자기 연락 안 되길래 실종 신고할 뻔."

"1시간 연락 안 된다고 실종 신고를 하는 미친놈이 어딨냐."
"암튼, 과자는?"
"아 맞다."
미친 듯이 달린다고 걸리적거리는 과자를 바닥에 내팽개치고 왔다.
"바닥에 버리고 옴."

"이건 또 뭔 개소리야...?"
"코쓱머쓱"
여주는 어색하게 웃으며 재빠르게 도망쳤다. 왜냐고? 과자 결재 김태형 돈으로 한 거임.
"야야, 너네 뛰지 마. 와인 정리해야···"
와장창!!

"뛰지 말라고 이새끼들아!!!!!!"
손에 와인을 들고 정리 중이었던 윤기를 친 둘. 덕분에 윤기가 아끼는 와인 2개가 박살 났다.
"헉... 형 미안해요..."
"홀리쉣..."
여주와 태형은 급하게 윤기에게 달려가 깨진 와인을 치우려고 했을까.
"됐어, 손 대지 마. 다친ㄷ···."
"아악!! 피!!"
"내 손!!!"

"떨어지라고!!!!"
아아... 윤기의 성대는 오늘도 나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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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팅 적을 시 다음 편은 늦게...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