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8
도용시 사과문 3000자
"형, 여주는...!"
태형은 다급하게 석진을 찾았고, 석진은 조용히 하라며 병실에 누워있는 여주를 눈짓으로 가리켰다.

"여주 너..."
"멀쩡해. 오버하지 마."
여주는 아무런 문제 없다며 웃어 보였지만, 그 모습은 그저 안쓰러울 뿐이었다. 괜찮지 않은 걸 알고 있기 때문에.
"다른 곳은 아픈 곳 없어?"
호석은 여주를 이리저리 살피며 더 다친 곳이 없나 확인했다. 여주는 괜찮으니까 그만하라고 손사래를 쳤다.
"많이 아팠을 텐데..."
"아, 타코야끼나 사줘."
"응?"
"정국이랑 타코야끼 먹으려고 사 왔는데, 먹지도 못하고 이꼬라지 된 거란 말야."
여주가 입을 삐죽 내밀자 윤기는 알겠다며, 다 털어 오겠다고 빠르게 병실을 벗어났다.
"근데 정국이는 어딨어요?"
"아..."

"...옆 병실에 있어."
"뭐...?"
너무 놀란 여주는 맞고 있던 링거를 잊은 채 빠르게 일어나 뛰쳐나가려고 했다. 남준은 진정하라면서 여주를 붙잡았고, 다친 게 아니라 너무 놀라서 안정을 취하고 있는 거라고 했다.
"보러 갈 거야."
보러 가겠다는 말에 석진이 여주를 데리고 정국에게로 데려다줬다.
드르륵 -

"형, 누나는···."
"너 괜찮아? 어디 아픈 곳은 없고?"
"누나..."
정국은 여주를 보고는 당장이라도 눈물을 흘릴 것처럼 사슴 같은 눈으로 입을 꾹 다물었다. 눈물을 참는 것 같았다.

"이 누나는 멀쩡하단다. 탱크가 날 들이박아도 멀쩡할 신체를 가졌거든."
"그 몰골로 이상한 표정 짓지 마..."
밴드가 이곳저곳 몸을 뒤덮어 놨구먼 멀쩡하다는 둥 웃어 보이는 여주에 정국은 어처구니가 없을 뿐이다.
심각한 상태가 아니라는 거에 감사하지만, 누나를 저렇게 만들어 둔 놈들에게 화가 나고, 속상하기도 하다. 다친 모습을 보면 왜 이렇게 심장이 터질 것만 같은 지. 혹여나 소중한 가족을 잃기라도 할까 두렵고, 괴롭다.
"진짜 누나는 이런 상황에..."

"아 알겠으니까 잔소리 그만하라고오."
세상 듣기 싫다는 표정으로 쳐다보자 정국은 말하기를 포기했다. 걱정하는 건데... 누나는 도대체...
"잘했어."
"...?"
"누나 구하러도 와주고. 아주 기특해? 이 누나가 너를 잘 키운 거 같구나."
"뭐래..."

"고마워, 그리고 미안해. 내가 자꾸 너한테 상처만 주는 거 같네."
여주는 예전부터 정국에겐 유독 미안함 감정을 가지고 있었다. 자신 때문에 생긴 트라우마 때문에 정국이가 자꾸만 상처를 받고, 힘들어하고 괴로워하는 게 마음 아팠다.
그때 내가 정국이 앞에서 사고만 나지 않았더라면... 정국이는 이렇게까지 나한테 집착하는 일도 없었겠지. 모든 게 미안하다. 자신보다 소중하게 여기는 막내를 위하는 게 어쩌면 우리에게 독인 게 아닐까.
"그런 소리 하지 마. 짜증 나니까."
"누나는 내 가족이고 정말 소중한 사람이야. 누나가 나를 위하듯, 나도 똑같이 그럴 뿐이야. 미안할 게 뭐가 있다고 그러는데."

"...응...."
"우냐? 울면 못생겼는데 울게?"
"득츠르..."
드르륵 - !

"뭐야. 여기 있었어?"

"저게... 뭐야....."
여주는 윤기가 품안 가득히 들고 있는 봉지에 입이 떡 벌어졌다.
"형... 설마 그 많은 게 타코야끼는 아니지?"
"10만원치만 달랬어."

"미쳤나 저 형이."
"아... 두야......."

"내가 원한 건 저게 아니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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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다 죽겠는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