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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용시 사과문 3000자
그 사건은 어찌어찌 마무리가 됐다. 해외에 계시던 부모님은 입국을 하셨고, 이번 일을 계기로 단단히 화가 난 부모님은 뿌리를 싸그리 뽑아내기로 하셨다.
한동안 별일은 없겠지만, 혹시 모르기에 앞으로 등하교는 따로 운전기사를 고용해 편히 등하교를 할 수 있게 되었다. 경호원까지 붙이겠다는 부모님에 식겁을 하며 말리기도 했다.
하마터면 많은 학생들의 관심을 다 받을 뻔했다. 부모님들은 오랜만에 입국한 김에 며칠 쉬다 가셨다. 또 언제 돌아오실지 모를 부모님과 시간을 최대한 즐겁게 보냈고, 우리의 평범한 일상은 계속되었다. 무슨 일이 있었냐는 듯이.
"셋 셀 동안 안 나오면 뒤진다."
"아 꺼지라고!!"

"여는 게 좋을 것이야."
어... 음... 평범한.... (이 가족의 평범함의 기준이란...)
"아 네가 먼저 내 아이스크림 처먹었잖아!!"
"그렇다고 내가 아껴 먹는 케이크를 다처먹어???"
"또 사 먹든가!!!"
"그거 사려면 아침 7시부터 존버타야 돼 시발럼아!!"

"이 집을 내가 나가던가 해야지."
"형? 윤기형!? 김여주 좀 어떻게 해봐요!!!"
"내가 왜."
"이러다 사람 하나 죽는다니까????"
"그래그래. 다음생에는 만나지 말자."
"야, 김태형. 문 열래. 머리통 열릴래."
놀라지 말아요 여러분들. 이 가족에겐 평범한 일상이랍니다.
"얘들아, 아침이나 먹어."
석진은 애들이 사고를 치던 사람 하나가 죽어 나가던 느긋하게 요리를 했다. 일찍 나가야 돼서 먼저 밥을 먹던 중인 남준은 모든 걸 포기한 표정으로 밥을 먹고 있었다.

"아, 자취나 할까 봐."
"남준아, 도망갈 생각은 말아라."
"아, 형..."

"쉿^^"
자취는 무슨. 원래 지옥에 끝은 없다.
"그리고 너네 빨리 안 오면 아침 없다."
석진의 말에 둘은 빠르게 식탁에 착석했다.
"여주야, 내가 그 케이크 구해다 줄 테니까 학교나 가자."
"오빠뿐이야..."
지민은 여주의 등을 토닥이며 달래줬다.

"차별은 나쁜 거야. 쟤가 먼저 내 거 먹었어."
"엿이나 드센."
"여주야, 그래도 네가 먼저 잘못한 거니까 사과해."
"아 난 쟤 거인 줄 모르고 먹은 거란 말이야..."
"그래도."
여주는 밥맛 다 떨어진 표정을 짓고선 사과를 했다.

"잘했어~"
천사 지민. 뭣이 중헌디.
.
.
.
.
"야, 오늘까지 과제 제출인 거 알고 있냐?"
태형과 같은 대학이지만 다른 학과인 여주. 강의가 몇 개 겹치는데, 오늘까지 과제를 제출해야 되는다는 태형의 말에 표정이 굳어지는 여주다.
"에바야..."
"괜찮. 나도 안 함."
"자랑이니???"
"너 내가 과제했으면 배신이니 뭐니 지랄할 거 잖;;"

"맞음ㅎ"
"미친놈..."
누가 쌍둥이 아니랄까 봐 과제도 나란히 안 하고 계신다.
"근데 우리 장학금 못 받는 거 아니냐."
"이 학교에 지원하고 있는 사람이 우리 부모님인데 뭐라니."
"난 가끔 우리 부모님의 능력에 당황하고 그래..."
"나도..."
그렇다고 과제를 밥 먹듯이 안 하면 졸업 못해. 이 사람들아...
"어? 여주야!"
"내 친구 옴. 꺼지셈."
"너나 꺼지셈."
"여주야, 오늘도 쟤는 잘생겼다..."
"김태형이ㅋ?"
"쟤 어제도 고백 받았다며?"
"노관심."
"배부른 계집애..."
여주와 친구는 수다를 떨며 자리에 앉았다. 그리고 잠시 후 강의실에 들어오는 한 사람에 여주의 눈이 커지는데...
"저 존잘남은 눜후...?"
"ㄹㅇ... 본 기억이 없는데? 복학생인가?"
"내 옆자리만 딱 비었는데^^"
"나랑 바꿔;;"
"무한 엿 드셔주세용^-^"

"저기. 혹시 여기 자리 있는지."
"아뇨, 없어요ㅎ"
"앉을게요."

"편히 앉으시길ㅎ"
"...? 아, 네."

저 년 왜 저래...
여주 친구는 잠시 동안이지만 여주가 자신의 친구인 거라는 걸 부정하고 싶었다. 왜 또 지랄이야 저 년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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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생긴 게 최고인걸...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