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핀도르의 비밀

돈세이탄 (Don't say Tan)_1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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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 이름은 민여주. 나이 17살. 위에 오빠 하나 있는 막내딸이다. 중딩에서 갓 고딩이 된지 얼마 안 됬다. 나는 연탄이라는 아주 귀엽고 깜찍한 강아지 한마리를 키우고 있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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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매서 연탄이라는 이름을 지어줬는데, 편하게 탄이라고 부른다.



다른 평범한 또래아이들처럼 공부보다 다른 것에 더 관심이 많은 평범하디 평범한 고딩이다. 학교에서 맨날하는 생각은 빛이 나는 아이돌도, 멋진 배우들도 아닌 내 강아지 '탄이' 생각이었다.

오늘도 평소와 다름없이 지루한 수업시간에 탄이를 생각하면서 앉아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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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아... 지루해..."
"우리 탄이 보고 싶다..."




불과 몇 시간 전에 집에서 한없이 보고 왔는데도 너무나도 보고싶다.



"탄아..." ((아련



아련하게 탄이의 이름을 불렀을 때, 옆에서 따가운 시선이 느껴져 고개를 돌려보니, 우리 학교에서 유명한 (얼굴이 잘생겨서) 김태형이 (쉬는시간마다 여학생들이 우리반으로 몰려오고는 했다. 시끄러워서 쉴 수가 있어야지) 나를 보면서 째려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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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지...? 내가 무슨 잘못을 했나?



수업시간이 끝나는 종소리가 울리자마자 김태형은 나에게 가까이 다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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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 나랑 잠깐 얘기 좀 하자"

"난 너랑 할 얘기 없는데?"



내가 할 얘기가 없다고 단호하게 말하니 당황한 기색을 보였다.

자기가 말하면 여자애들이 다 쓰러지는 줄 아나보다, 안 봐도 비디오지 뭐.



"난 할 말 있으니까, 따라와"



내가 순순히 따라오지를 않으니, 손목을 잡고는 옥상으로 향했다.

뒤에서 나를 좋게 보지 않는 시선들이 따갑게 꽂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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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강제로 끌려온 나는 옥상에 도착한 뒤, 힘을 줘서 손목을 빼냈다.



"씨... 아파"

"미안"



그래도 미안할 줄은 아나 보네.



"그래서 나한테 할 얘기가 뭔데"



아마도 아까 수업시간에 나를 째려본 이유를 말하려는 거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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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대체 어떻게 안 건지는 모르겠지만"
"탄이라고 부르지 마"



뭔 소리야 이건 또.

왜 내가 내 강아지 이름을 부르면 안 되는 건데.

어이가 없네?



"뭔 소리야, 알아듣게 말해"

"내 별명 어떻게 알았는지는 모르겠는데, 탄이라고 부르지 마"



잉? 별명이 탄이라고...?

근데 난 얘 별명을 알아서 한 말이 아니라, 내 강아지 탄이를 말한 건데?



"야, 무슨 오해가 있는 것 같은데"
"내가 탄이라고 한 건.. 으브븝..."



내 입이 김태형의 큰 손에 의해서 막힌 건 순식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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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쉿"



조용히 들어보니, 옥상으로 올라오는 여학생들의 소리가 점점 크게 들려왔다.

김태형은 내 손목을 잡고서는 옥상에 쌓여 있었던 책상들 뒤에 숨었다.

그리고는 다시 내 입을 자신의 큰 손으로 틀어막았다.



나도 이런 상황에는 조용히 해야 하는 거 알거든?!

근데 내가 왜 지금 이런 자세로 여기에 앉아있어야 하는 거지...?!



급하게 숨느라 나는 꿇어앉았고 (치마 입은 상태) 김태형은 한쪽 다리를 굽히고 한쪽 다리는 세운채 자신의 한손으로 내 입을 틀어막고 있었다. 그리고 자신은 여학생들을 조용히 주시하고 있었다.




"뭐야, 태형이 분명히 어떤 여자애랑 여기로 올라오지 않았어?"

"분명히 여기로 가는 것 같았는데"

"아씨, 여기가 아니고 체육관 쪽이었나 보다"

"가자"




그렇게 한참을 주위를 두리번거리던 여학생들은 줄줄이 옥상에서 내려갔고 발소리와 목소리가 들리지 않을 정도로 사라지자 그제서야 김태형은 내 입을 막고 있었던 자신의 손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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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ㅎ,하아... 숨 막혀 죽는 줄 알았네"
"나도 이런 상황에는 조용히 할 줄 알거든?"




자리에서 일어나려고 한 나는 무언갈 잊고 있었다. 오랫동안 다리를 꿇고 앉아있으면 다리에 쥐가 난다는 것을 말이다.




"ㅇ,어어...!"




풀썩- 거리는 소리와 함께 나는 김태형의 위에 쓰러졌다.

다행히도 입술 접촉 사고는 생기지 않았지만 내가 김태형을 덮친 자세가 되어버렸다.

밑에서 김태형은 당황한 얼굴로 나를 올려다보고 있었고 위에서 나는 쥐난 다리 때문에 얼굴을 찌푸리면서 김태형을 보고 있었다.




"안 일어날 거냐?"

"아흐... 나 지금 다리 쥐 났거든...?"




민망해 죽겠는데, 다리에 쥐까지 나고 진짜 엎친 데 덮친 격이었다.










다음편

돈세이탄 (Don't say Tan)_2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