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다들 임무 완료했는데 표정이 왜 그래.
━ 팀장님.
━ 윤 중위, 상황 판단 그렇게밖에 못해?
━ 꼭 그래야 하셨습니까?

━ 팀장님, 제가 대신 사과드리겠습니다. 중위님과 먼저 내려가게 해주십쇼.
━ 전 소위.
━ 내려가서 저랑 얘기해요. 지금 이렇게 말해봤자 중위님께 좋을 거 하나도 없습니다.
전 소위는 내게 작게 소곤거렸다. 김 하사가 날 살렸고 해치지 않는데 왜 민 대위님은 사살밖에 생각을 못 하시는지 모르겠다. 치료 방법이 있을 수도 있고 다시 살려낼 수 있을 텐데 왜, 도대체 왜 사살이 답이었는지 모르겠단 말이다.
━ 윤 중위는 이따 따로 얘기하자. 내려가.
━······.
━ 감사합니다, 팀장님.

━ 전 소위도 민 대위님과 같은 생각입니까?왜 내 편은 안 들어줍니까?내가 뭐 틀린 말 했습니까?전 소위가 나 구하러 왔으면 김 하사가 나 죽이지 않은 거 보지 않았습니까.
━ 윤 중위님, 전 언제나 중위님 편이라고 하지 않았습니까. 틀린 말한 거 하나도 없습니다.
━ 그러면 왜 사과했습니까?나도 안 하는데 전 소위가 뭐라고 나 대신 사과합니까?

━ 좋아하니까요.
━···방금, 뭐라고 했습니까?
━ 좋아합니다, 윤 중위님을 좋아하니까 구하러 오고 사과도 한 겁니다.
전 소위가 고백했다. 금방이라도 억울하고 화가 차올라 울고 싶었는데 전 소위의 고백도 눈물방울이 흘러내리는 것을 멈췄다. 매우 당황스러웠다. 혼란스러운 상황에서 너무 갑자기 고백받아서 어떻게 해야 할지 몰랐다.
━ 이렇게 고백은 안 하려고 했는데 이렇게 됐습니다···.윤 중위님, 좋아해요.
━ 전 소위···.
━ 너무 갑작스러운 거 아는데··· 전부터 좋아했습니다. 윤 중위님과 함께 있을 때 전 항상 설렙니다. 정리할 시간이 필요할 테니 나가 있겠습니다.
나도 좋아한다고, 그 한마디가 나오지 않았다. 전 소위가 나가고 잠시 멍하니 있었다. 김 하사의 죽음과 전 소위의 고백 둘 다 나에게 받아들일 시간이 조금 필요했다. 김 하사와도 많은 추억이 있었는데 인사도 못 하고 이렇게 내 눈앞에서 바로 죽으니 충격이 컸다. 전 소위의 고백은 거절하겠다는 것이 아니라 내가 너무 혼란스러울 때 닥친 거라 그냥 혼자 받아들이고 정리할 시간이 필요했다.

━ 전 소위.
━ 이제 괜찮으십니까?
━ 그··· 나도 좋아합니다. 나도 전 소위랑 있을 때 설레 미칠 거 같습니다···.
━ 정말입니까?
━ 내가 금사빠인지, 전 소위가 사람을 끄는 아우라가 있는 건지는 모르지만, 처음 전 소위가 발령 왔을 때부터 반했습니다.
━ 그럼 우리 사귀는 겁니까?
━ 어···.
서로 좋아하고 있었는데 왜 이제야 알게 됐는지 지난날들을 생각해 보니 미소만 나왔다. 처음 전 소위를 만났을 때부터 지금까지 전 소위의 그 이끌림에서 빠져나올 수 없었다. 전 소위랑 만나는 건 좋은데 한 가지 걸리는 게 있다. 분명 소문이 퍼지면 우리 아빠까지 소문이 들릴 거고 그러면 좀 복잡해진다. 아빠가 내가 군인이 되기 전부터 군 내에서는 절대 연애 금지라고 당부하셨기 때문에 사실 잘 모르겠다. 아빠한테 걸리는 게 걱정이 되는 게 아니라 걸리고 나서부터 전 소위가 걱정된다.
━ 아니!전 소위 잠깐만요···.아직 사귀는 거 말고 일단은 연애 어떠합니까?
━···예?
━ 전 소위가 절대 싫어서 그런 거 아니고 뭐가 좀 걸려서 그럽니다. 걱정돼서···.
━ 뭔데 말입니까?
━······.
━ 윤 중위님에게 걱정되는 일입니까, 저에게 걱정되는 일입니까?
━···전 소위가 걱정되는 일입니다.
━ 그러면 말해주실 수 있습니까?
━ 어···.그냥··· 우리 아빠 때문에 전 소위가 혹여나 무슨 일이 생길까 봐.
내가 왜 이걸 다 말하고 있는지 모르겠는데 전 소위 앞에서는 뭔가 내가 아무리 용감하더라도 약해지고 싶고 스스로도 약해지는 중이다.
━ 제 걱정은 접어두십쇼.
📱🎵📱🎵
━ 어, 전화 받으십쇼.
민 대위님의 전화였다. 이제 민 대위님께 전화 올 것이 혼날 거밖에 없다. 안 받고 싶었지만, 안 받으면 더 욕을 먹으니 하는 수 없이 받게 되었다.
📞 단결···.
📞 목소리는 왜 다 죽어가는 목소리야.
📞 아닙니다.
📞내가 네 입장에서 생각을 좀 해봤는데 이해 가더라. 내가 아까 그런 식으로 얘기해서 미안하다.
📞···네?
진짜 민 대위님은 오랫동안 봐 왔지만, 아직도 마음을 모르겠는 사람이다. 화를 내다가도 갑자기 이렇게 따뜻한 사람이 되고. 그 덕분에 나도 민 대위님께 속상했던 마음이 싹 풀렸다.
📞 두 번 말하게 하나. 미안하다고. 빨리 나오기나 해, 부대로 돌아가야지.
📞 아, 네!!전 소위랑 같이 가겠습니다.
📞 혹시 박 중사도 같이 있나?
📞 같이 없는데 연락 안 됩니까?
📞 전화를 안 받는다.
📞 제가 다시 해보고 같이 가겠습니다.
📞 그래, 서둘러 와라.
📞 네. 단결.
박 중사가 전화는 칼같이 받는데 무슨 일이 있나 걱정됐다. 민 대위님과 전화를 끊고 난 바로 박 중사에게 전화했다. 마찬가지로 나의 전화도 받지 않았다.
━ 무슨 일입니까?
━ 우리 이제 부대로 바로 간다고 해서 가봐야 할 거 같은데 박 중사가 전화를 안 받습니다. 민 대위님 전화도 안 받고.
━ 그럼 일단 같이 나가서 찾아봅시다.
━ 그···!
나가려던 전 소위를 내가 붙잡았다. 아직 우리의 이야기가 끝나지 않아서 지금 아니면 못 끝낼 거 같아 마무리는 짓고 나가야 할 거 같았다. 아빠의 말씀을 어기기도 너무나 걱정이 앞서고, 그렇다고 전 소위와 만나지 않는 것도 너무나 싫었다.
━ 그럼 우리 어떻게 되는 겁니까···?
━ 중위님이 내가 걱정돼서 이러는 거 맞죠. 그렇다면 우리 못 만날 이유는 없습니다. 나만 괜찮으면 되잖습니까.
━ 정말··· 괜찮으십니까?

━ 중위님이 옆에 있는데 안 괜찮을 게 뭐 있겠습니까. 이리 오십쇼.
전 소위는 두 팔을 벌려 나를 꼭 안았다. 그는 나를 안정시키고 편안하게 해주는 사람이다. 나의 아빠가 사령관인 걸 알고도 이 사람은 용감하게 우리의 사랑을 더 중요시하는 사람이다. 그래서 내가 또 한 번 반한다.
━ 일단 부대가기 전까지는 우리 서로 걱정 버려요. 알겠죠?
━ 알겠어요.
━ 나머지는 부대가서 얘기하는 거로 하고 얼른 박 중사 찾고 갑시다.
━ 그래요. 어?!
문을 열고 나가니 박 중사가 있었다. 생각지도 못한 박 중사가 문 앞에 있어 놀랐지만, 박 중사도 나를 보고 조금 놀란 듯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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