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아빠가 우리 사귀는 거 허락했다고요!
━···정말입니까?
우리가 우려했던 게 생각보다 쉽게 풀린 터라 전 소위도 이제야 안도의 한숨을 내뱉었다. 우리 둘은 서로를 바라보니 웃음밖에 맴돌지 않았다. 너무 행복했고 이제는 편하게 연애할 수 있으니 그냥 어떤 말로 표현할 수 없이 너무 좋았다.
━ 이렇게 피가 나는데 너무 좋아서 아프지도 않나 봅니다.
━ 아, 피 나고 있었습니까?전 소위랑 같이 있으니 아픈 줄도 모릅니다.

━ 우선 치료부터 합시다. 업혀요.
━ 내가 아기도 아니고 이 정도는 혼자 걸을 수··· 아?!
━ 거봐요. 그냥 업혀요. 이 정도는 저도 혼자 치료해 드릴 수 있습니다.
나는 못 이기는 척 업혔고 바로 옆이 전 소위 사무실인데 굳이 업힐 필요가 있나 생각하니 피식 웃음이 나왔다. 이렇게 걱정이 많아서 어떡하나 싶었다니까. 전 소위 사무실에 들어오는 게 얼마 만인지 조금 낯설었다. 전 소위는 나를 한 손으로 들고 책상 위 많은 서류들을 다른 한 손으로 치웠다. 군복을 뚫고 근육들이 나오는 것 같았다.
━ 이거 만져봐도 됩니까?
━ 뭘 만집니까ㅋㅋㅋ 가만히 있으십쇼, 치료하게. 다리 좀 걷겠습니다.
━ 치··· 전 소위도 못 만지게 하면서 내 다리는 왜 봅니까.
━ 중위님, 유치하십니다?치료 안 하고 흉지게 둘 겁니까?
━ 그럼 흉지게 두죠.
━ 정말로···.한 번만입니다.
전 소위는 지는 척 팔을 내 쪽으로 들이밀었다. 난 빵빵한 그의 근육들을 콕콕 손으로 찔러봤다. 내가 신기해서 웃음이 나왔는데 전 소위가 변태냐고 나한테 뭐라고 그랬다.

━ 변태입니까?왜 웃으십니까?
━ 신기해서 웃었습니다?
━ 뭘 신기합니까, 많은 남자의 근육을 다 보았을 텐데.
━ 이렇게 만져보는 건 전 소위가 처음입니다.
━ 그러십니까~ 이제 다리 좀 걷겠습니다. 얼른 치료해야죠.
━ 아픕니다···.
━ 조금만 참으십쇼. 그러니까 누가 뛰어오라고 그랬습니까.
━ 나는···!전 소위한테 빨리 알리고 싶어 그랬죠. 왜 내가 꾸중 듣는 겁니까···?
━ 잘했습니다. 하지만 다음부터는 그렇게 뛰어다니지 마십쇼.
전 소위는 잘했다며 내 머리를 톡톡 만졌다. 난 그런 사랑스러워해 주는 행동에 속으로 내심 기분이 좋았다. 난 전 소위한테서 절대 헤어나오지 못할 거 같다, 너무 빠져버려서.
━ 전 소위, 우리끼리 있을 때는 말 놓으면 안 됩니까?
━ 나도 그러고 싶지만, 안 됩니다. 혹시나 갑자기 누가 들어오면 어떡합니까.
━ 누가 들어오면 어떻다구···.어차피 전 소위 사무실 찾아올 사람은 나밖에 없지 않습니까?
━ 후임, 선임 전부 있는 곳이 바로 여기입니다.
━ 그냥 하기 싫다고 말하십쇼···.

━ 싫은 게 아니라 조심하자는 겁니다, 여주야.
━ 우린 충분히 조심··· 그런데 방금 뭐라고 했습니까?
━ 조심하자고 했습니다.
━ 아니, 분명 나한테 말 놓지 않았습니까?
━ 아닙니다. 잘못 들으셨습니다.
━ 아무튼···.저 갈 겁니다.
끝까지 말을 안 놓는 전 소위에 좀 뾰로통해졌다. 도대체 왜 안 놓는 건지 알 수가 없었다. 조심하면서 연애도 하고 있는데 왜 말 놓는 거는 안 되는 건지. 전 소위 앞에서는 이제 잘 삐지기도 한다. 원래 이런 성격 아닌데 전 소위는 나를 변화시킨다.
━ 어?못 갑니다. 아직 밴드도 안 붙였습니다.
━ 그래서 뭐 어쩔 건데. 네가 뭐 어쩔 건데!
━ 중위님.
━ 뭐, 나 지금 말 놓은 거 아니다. 나 상급자로서 말 놓는 거다.
━ 귀엽네, 여주야. 아까도 놨는데 네가 못 들었으면서.
솔직히 지금 진짜 심쿵했다. 갑자기 막 내게로 조금 더 가까이 다가오면서 나와 눈을 마주치고 말을 놓는데 오히려 내가 당황했다. 말 놓는 게 이렇게 섹시하고 심쿵하는 거였나 싶었다. 너무 떨려서 말이 다 안 나왔다.
━ ㅇ, 어 ㄱ, 그랬···나···?

━ 네가 해달라고 했으면서 왜 당황해.
━ 아니?나 당황··· 안 했는데···?
━ 누가 봐도 이건 당황했다고 소문내는 건데?그러니까 누가 까불래.
━ 안 까불었는데···.진짜 기분 이상해. 오빠가 나한테 반말하니까···.
━ 나도···.네가 나한테 오빠라고 하니까 떨리네. 내 심장에 손대봐. 나 진짜 빨리 뛰어.
━ ㅁ, 뭐래!!진짜 왜 그래. 나 갈래!
━ 윤 중위님!바지 접은 거 내리셔야죠!
그러고는 진짜 그 떨림 속에서 더는 못 있겠기에 그 자리를 빠르게 나왔다. 내가 문을 여니까 전 소위가 갑자기 존댓말을 했다. 진짜 능수능란하다니까. 그렇게 오늘은 할 것도 없고 계속 떨리고 전 소위밖에 생각도 안 나서정원로 먼저 들어갔다.

[ 다음 날 ]
‘쿵쿵쿵'
잠결에 잠깐 깼을 때 밖에서 누가 급하게 나가는 소리가 들렸다. 누가 저렇게 시끄러운 거야 하고는 다시 잠을 청했지만, 이미 눈을 떠서 잠이 안 왔다. 오랜만에 일찍 일어난 만큼 그냥 일어나서 밖에서 산책을 여유롭게 마치고 출근했다.
[ 전 소위 시점 ]
🎵📱🎵📱
아침부터 전화벨이 죽을 듯이 울렸다. 깜짝 놀라 눈을 떠서 핸드폰을 확인하니 다름 아닌 윤 중위 아버지며 사령관님 전화였다. 무슨 일이신가 생각할 시간도 없이 목소리를 가다듬고 전화를 받았다.
━ 큼큼!아아.
📞 소위 전정국. 전화 받았습니다.
📞 이른 시간 미안하다. 지금 부대로 올 수 있겠나?
📞 최대한 빨리 준비해서 갈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 그래, 마음 준비는 단단히 하고.
📞 예?아··· 알겠습니다. 단결.
.
사령관님 전화를 끊고 서둘러 정신없이 준비했다. 일어난 지 얼마 안 되어서 마음 준비 단단히 하라는 말씀도 뭔지 예상을 못 하고 얼른 준비해 사령부로 급히 뛰어갔다. 사령관님은 아침 일찍부터 사령부에 계시고 부지런하신 거 같다. 정신없이 뛰어가던 중 한 생각은 이것뿐이었다. 뛰어가니 아침 공기를 마시며 그제야 잠이 좀 깼다.
‘똑똑'
“들어와라"
━ 단결.
━ 정말 빨리 왔구나. 벌써 마음에 든다. 여기 앉거라.
━ 무슨 일로···.
━ 아침부터 이게 뭔 소리인가 하겠지만, 아프가니스탄으로 파병 갔다 와야겠다. 중앙 부대로 파견될 거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