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가지 마···.
━ 금방 다녀오겠습니다, 윤 대위님.
━···막상 오늘이 되니까 보내기가 더 싫어지네···.
━ 다시 안 돌아오는 거 아니잖아. 너도 작전 뛰면서 막 다치지 말고, 뛰어다니지 말고, 넘어지지 말고,
━ 내가 아기도 아니고 치···.꼭 돌아와야 해. 오빠나 다치지 말라고. 알겠어?

━ 예, 알겠습니다!진짜 갈게.
━ 사랑해···.
━ 내가 더 사랑해, 윤여주 대위.
오빠도 마음이 무거울 텐데 나에게 티도 안 내고 오히려 끝까지 웃어줬다. 내 사무실에서 둘만의 마지막 인사를 나누고 나왔는데 사무실 문 앞에서는 박 상사가 기다리고 있었다. 박 상사도 전 중위에게 할 말이 있나 보다.
━ 다치지 말고 잘 다녀오십쇼, 전 중위님.
━ 그래, 부탁 좀 할게. 우리 윤 대위 다치지 않게 잘 돌봐줘.

━ 당연하지 말입니다. 제가 누군데.
━ 믿을만한 사람이 있어서 다행이네.
━ 나 걱정은 그만하고, 오빠 걱정이나 해. 다쳐서 돌아오면 나한테 진짜 죽어.
━ 알겠어. 멀쩡하게 여주 눈앞에 짠!하고 돌아올게.
“전 중위님!이제 가야 합니다!”
━ 어, 나 가야겠다. 잘 있어, 둘 다.
━ 잘 가···.
━ 잘 다녀오십쇼!
━ 단결!
━ 단결···.
전 중위는 나에게 씩씩한 경례를 마지막으로 나에게서 점점 멀어졌다. 이제 전 중위 없이 어떻게 사나 싶었다. 박 상사라도 있어서 다행이지, 없었으면 지금 만신창이가 되고도 남았을 거다. 전 중위가 내 눈앞에서 완전히 사라지고 난 사령부로 발을 옮겼다.
━ 어디 가십니까?
━ 알 필요 없어.
━ 안 됩니다. 가지 마십쇼.
━ 놔.
━ 지금 제가 이 손을 놓으면 윤 대위님께서 무슨 짓을 하실지 가늠이 안 갑니다. 그래서 더 놓을 수 없습니다.
박 상사가 날 막았다. 이제 나를 극도로 말릴 전 중위도 없겠다, 아빠한테 따지든 뭐든 말은 해봐야 하지 않겠나 싶었다. 그런데 이번은 전 중위가 아니라 박 상사가 내 앞길을 막았다. 하지만 이번은 정말로 가야 했다. 아빠가 왜 그런 선택을 했는지 이유만이라도 들어야 정리가 조금 될 거 같았다.
━ 놔봐. 사령부 가야 해.
━ 그렇다면 더 안 됩니다.
━ 지금 안 놓으면 연병장 행이다.

━ 아니···, 전 중위님이 당부하신 겁니다···!
박 상사 입에서 전 중위가 당부한 일이라는 말이 나오고 난 흥분했던 마음이 그대로 얼음처럼 멈췄다. 그러자 박 상사는 이어서 말을 덧붙였다.
━ 전 중위님께서 대위님이 사령부로 따지러 가는 것을 막아달라고 신신당부하셨습니다.
━···따지러 가는 거 아니니까 가도 되지?
━ 그럼, 뭐 하시러 가는 겁니까.
━ 얘기하러 가는 거야. 그러니까 이거 좀 놔주지?
━ 정말입니까?따지러 가는 거 아닙니까?
━ 정말이야. 그리고 전 중위도 어찌 됐든 내 후임이야. 박 상사는 누구 말을 우선으로 따라야 해.
박 상사는 대답 대신 꽉 붙잡고 있던 내 손을 내려놓았다. 난 바로 사령부로 향했다. 진짜 이유만 들으러 가는 건데 얘기하다가 언성이 안 높아질 거라는 장담은 못 한다. 정말 만에 하나 전 중위가 그곳에서 죽기라도 한다면 나는 아빠를 원망 안 할 수가 없다. 정말로 그 순간부로 다 끝인 거다.
‘똑똑'
노크하고 대답이 들리기 전에 나는 문을 벌컥 열고 들어갔다. 마음이 답답해서 도저히 짧은 순간이라도 기다릴 수가 없었다. 막상 사령부에 도착하고 무덤덤한 아빠의 얼굴을 보니 화가 다시 치밀어 올랐지만, 전 중위를 생각해 겨우 참았다.
.
━ 단결.
━ 어, 무슨 일이야.
‘무슨 일이야.' 나를 보고 처음 한 말은 겨우 이거였다. 내 생각은, 나의 마음은1도 생각 안 하는 거 같았다. 내가 정말 친딸인지 의심이 갈 정도였다. 너무 힘들었다.
━ 그게 끝이에요?
━ 뭐가.
━ 전 중위 말입니다. 왜 그러셨어요?
━···어쩔 수 없었다. 파병 경험도 해보면 좋고 전 중위에게는 좋은 일인데 왜 그러냐.
━ 그러니까 왜 하필 지금이냐는 말입니다. 왜 전 중위냐고요, 왜···.
━ 전 중위가 마음에 들었다. 파병 후 성과를 이루면 너희를 정식으로 허락할 생각이었다.
━ 차라리 처음부터 만나지 말라고 하지 그러셨어요. 허락할 생각은 있으신 겁니까?파병 갔다가 만에 하나 전 중위 죽으면 아빠가 책임지실 거예요?
━ 여주야.
━ 말씀해 보십쇼. 저에겐 전 중위밖에 없는데 이제 전 중위 없으면 안 되는데 정말 혹시라는 게 있지 않습니까. 책임 못 지잖습니까!
결국 터지고 말았다. 워낙 위험한 곳이기도 하고 전 중위가 그곳에서 혹시라도 죽을 생각을 안 할 수가 없으니 내가 진정을 할 수가 없었다. 지금도 전 중위가 내 옆에 없으니 불안해 죽겠고 살 수가 없겠는데 그 이상은 이제 생각하기도 싫다.
━ 밖에 누구 없냐!
“부르셨습니까"
━ 윤 대위 데리고 얼른 나가.
“예, 알겠습니다. 가시죠"
━ 놔!사령관님, 저 죽는 꼴 보고 싶으면 계속 그렇게 하세요.
생각하고 말을 내뱉어야 하는데 과다 흥분이 된 이상 스스로 제재가 되지 않는다. 사람이 화도 내고 살아야지, 참고만 있다가 안에서 썩어 빠지는 것보단 낫다. 나와보니 박 상사가 날 기다리고 있었다.
━ 결국 터지고 마셨네요.
***
진짜 오랜만이에요ㅠㅠㅠㅠ
앞으로 쉬엄쉬엄 진행할 생각이니 양해 부탁드릴게요!!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