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보고서 제출 시간이 늦더라.”
“늦은 시간에 약속이 잡히다 보니 늦어진 것 같습니다. 앞으론 시간 맞춰 보내도록 하겠습니다.”
“그리고 알아온 건 이게 다야?”
“하지만 여기서 뭘 더 알아내야 하는지 궁금합니다.”
“밖에서 뭘 하길래 집에 들어오질 않는지만 알아와. 최수빈인가 뭔가는 알아서 처리하고.”
“네.”
와 씨 개 쫄았네. 최근들어 강태현 보고서를 대충쓰기도 했고 시간도 제 각각으로 보내다 보니 이렇게.. 회사로 복귀했다. 일부러 그런 건 아니고… 아니 맞음. 양심에 찔려서 뭘 하기를 해야지. 그리고 최수빈 처리하란 게 그런 식으로 처린 아니라고 믿는다.
“수빈씨, 만날래요? 제가 술 살게요.”
“술이요?”
“그냥 좀…… 아니예요. 다음에 다시 연락해요.”
“아뇨아뇨 그냥 ㅇㅇ씨가 저 술 취한 모습 보고 정 떨어졌나 걱정했는데. 아니어서 다행이네요. 나중에 봬요!”
갑자기 너무 우울해져서 수빈씨한테 전화함. 사실 술 마시고 싶었던 건 아닌데 수빈씨 목소리 들으니까 술이 마시고 싶어졌다. 퇴사도 하고 싶다. 아, 마지막은 매일 하던 생각임.
.
.
.
“수빈씨, 전여친은 당연히 있죠?”
“에? 어….. 네. 있긴 있죠.”
“어땠어요?”
“그냥.. 다 안 좋게 헤어졌어요ㅎ.”
“왜요?”

“…. 만만해 보였나? ㅎㅎ. 자꾸 이상한 요구를 하더라구요. 저랑 사귀면서 태현이랑 만나게 해달라고 하질 않나 심지어 명품 가방을 여러 번 요구한 적도 있어요.”
“정말요? 진짜 다들 너무한다. 그래서요? 화는 냈어요?”
“어…. 전 상관없는데 태현이가 대신 화 내주더라구요.”
“하긴, 가만히 있을 애가 아니긴 하죠.”
“ㅎ. 이 상처 태현이 잘못이 아닌데 자기 탓인 줄 알고 많이 미안해 해요.”
술 한 모금 마시더니 팔에 있는 흉터를 보여줬다. 칼에 베인 건가, 이게 강태현이 말한 회장이 시켜서 다치게 한 그 일인가, 상처 꽤 큰다 등 여러 생각이 들면서 동시에 죄책감이 들더라.
“전 그런 사람들은 되고 싶지 않아요.”
“네? 제 전여친요???? 무슨… 우린 아직 사귀지도 않잖아요….! 우리 사겨요..?”
아무리 회장이 시킨다 한들 절대 이 둘을 다치게 하고 싶진 않다. 물론 상처도 주고 싶진 않지만 이미 늦은 듯 싶다.

“우리 사귀냐고요 ㅇㅇ씨.”
“네?”
최수빈이 테이블을 세게 한 번 치더니 각 잡고 말했다. 이거 고백인가? 혹시나 해서 최수빈 술 잔을 봤더니 역시나. 텅 비어있음.
“내가 사귀자고 하면 사겨줄 거예요?”
“네, 전 별로 안 싫은데.”
“그럼 사겨요. 술 깨고 모른척해도 봐 줄게요.”
“진짜요? 아 아니요. 저 절대 기억 할 건데요. 태현이한테 말해도 돼요?”
“어…. 내일 말해요. 술 깨고ㅎㅎ.”
어차피 기억 못 할 거라 그냥 사귀자고 함. 그리고 이런 사람이랑 사귀면 나야 좋지 강태현이 지랄만 안 한다면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