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셀럽 최연준 꼬시기

02 : 학교 첫 날 아슬아슬하게 만난 인연

Wb. 주다예



드르륵-

교문이 열리고 안 보여도 보일 것 같은 땀 모양 이모티콘을 잔뜩 흘리며 들어오는 여주였다. 뛰어왔는지 숨이 턱 끝까지 차오른 듯 보였고, 삼 월의 추운 겨울날 꼭 지니고 있어야 할 필수품인 핫팩은 그녀의 손에 들려 이미 힘을 다한 채 축 늘어져 있었다. 그녀가 교실에 들어서고 빠르게 자신의 자리를 찾아 앉을 때까지 몇 분 걸리지 않았지만, 그새 종이 치고 조례가 시작되었다.

” … 하기로 하였다. 잘 부탁한다. 조례 끝! ”

간단명료히 조례를 끝냈다-.. 라기엔 조례시간이 조금 넘어가기 직전이었고, 아이들은 선생님의 끝맺음에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얼굴에 활색을 띄었다. 그리고 동시에 무리를 찾는, 마치 하이에나의 표정을 띄었다. 그것은 김여주도 매한가지였다. 물론 눈찍어놓은 아이들도 적진 않았다만 더 눈길이 간 건 자신의 앞자리, 준수하게 생긴 한 남자아이였다.

‘ 어디서 본 것 같은데.. 아닌가? ‘

그렇게 생각하며 분주하게 기억을 뒤져보는 여주였다.

’ 아, 맞다! 최연준! ’

여주의 강렬한 시선이 느껴졌는지 연준은 뒤를 돌아보고 마는데, 따악-. 둘의 시선이 공중에서 마주쳤다. 연준은 슬슬 눈을 피하는 여주를 보고선 헛웃음을 친다. 그런 웃음도 잠시, 연준은 일어나 교문을 나가고, 여주는 안도의 옅은 한숨을 내쉰다. 물론 누구나 학교에서 유명한 셀럽이 자신과 몇 초 동안 눈을 마주치면 설레고 놀라겠지만 여주가 생각해도 연준이 헛웃음을 친 이유를 알 것 같았다. 그녀의 얼굴이 마치 잘 익은 토마토처럼 벌겋게 들떠있었기 때문이다. 거울이라도 보며 진정하려고 화장실로 향한다. 복도를 걸으며 들리는 목소리에 귀 기울여 보았더니,

“ 최연준 봤어? 와.. 장난 아니더라. ”
“ 그니까. 존X 잘생겼어.. ”
“ 난 쟤 같은 애랑 말해볼 수도 없겠지..? ”

역시 셀럽은 셀럽인가 보다. 조용히 화장실에 들어가 세수라도 하려고 고개를 숙이는데 누군가 여주의 등을 툭툭 두드리더니 올려세운다.

” ..? 누구세요? ”

” 뭔 누구세요야, 누구세요는. ”

“ 아, 깜짝이야! 한예나, 너 자꾸 나 놀래킬래? ”

“ ㅋㅋㅋㅋㅋ 재밌어서 그래.. 그나저나 너 최연준이랑 같은 반 됐더라? 개 부럽네.. ”

“ 히히, 그렇지? 넌 누구랑 됐는데? ”

“ 난 그래도 좀 잘생긴 애랑 됐다. 최수빈. ”

“ 얼.. 그래? ”

웃으며 화장실을 나와 다시 반으로 들어가려는데, 누군가 여주의 어깨를 치고 지나간다.

“ 아! .. 누구야? ”

“ 헐, 저거 최수빈 아니냐? 야! 최수빈! ”

“ 뭐야, 고새 친해졌어? ”

“ 아니.. 학원에서부터 알고 있던 사이였어. ”

“ 아하.. ”

“ 어 불렀냐, 한예나? ”
“ 그래, 불렀다! 너 얘 치고 뭐 하는 거냐? ”
“ 엑? 내가 얘 쳤다고? 아.. 미안, 너무 작아서 안 보였나? “

“ 뭐어?! 키만 멀대같이 커 가지고. ”

“ 뭐랬냐~ 너 이름이 뭐야? ”

“ 나? 김여주. ”

“ 어, 네 이름 앞으로 꼬맹이 김여주다. ”

“ 죽을래? 야, 너 따라와! ”

“ 복도에서 뛰면 벌점 2점이다~ ”

“ 앗.. ”

그 말에 수빈과 여주는 자리에서 멈춰 뚝딱이기 시작한다. 그걸 보는 연준은 작게 말한다. 

“ 뭐냐? 최수빈. 왜 저런 애랑 놀아? 신경 쓰이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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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 최수빈과 최연준은 매우 친한 사이. 부모님끼리도 친하셔서 여행을 자주 간다. 위 사진은 하와이 해안가에 가서 찍은 사진. 연준이 플라로이드 카메라를 가져오지 않은 수빈에게 찡찡댔지만 찍힌 사진을 보고서는 만족했던 추억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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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