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b. 주다예
” 아.. 학교 어떻게 가냐 진짜. ”
금방이라도 샤워를 했는지 머리에서 물을 뚝뚝 흘리며 포기한 듯 한숨을 내뱉는 여주다. 계속해서 오는 무서운 공세에 지쳐 버린 여주는 몇 일 동안은 핸드폰을 꺼 버렸다. 하지만 학교를 가야 하는 오늘.. 계속 이렇게 회피하지만은 않아야 한다는 걸 제일 잘 알고 있었다.
“ 그래! 그냥 가는 거야. 뭐.. 죽기라도 하겠냐? ”
” .. 죽을 수도? ”
애써 불한한 생각을 떨쳐 버리고 학교를 향해 무거운 발걸음을 내딛었다.
“ 미친. 내 넥타이! 어쩌냐.. 미치겠다 진짜. ”
“ 엑? 저기 선도부 아냐? 하아, 내가 제 명에 못 살아.. ”
“ 어? ”
익숙한 검은 머리. 한 쪽만 끼고 있는 에어팟.
좋은 향기의 블랙 레몬 향.. 최연준이다.
최연준은 인기척을 느낀 듯 멈춰 서서 주위를 둘러보더니 시선이 나에게로 멈췄다.
” 김여주? 용케 나왔네, 학교. ”
” 안 나올 이유가 있겠냐? ”
“ 니 넥타이는? ”
“ 없다, 새꺄. ”
“ 그럼 너 어쩌냐? 오늘 선도부 나오는 날인데. ”
“ 운동장 뛰거나 오리 걸음 해야지 ㅋㅋㅋㅋ ”
“ .. ”
최연준은 한동안 말이 없더니 자신의 넥타이를 풀어 여주에게 던져주었다.
“ 뭐냐? 야, 안 줘도 돼. ”
“ 빨리 들어가. 쌤한테 잘 말해 주기다? ”
“ 아니, 최연.. ”
좋은 블랙 레몬 향기를 풍기며 뛰어가 버리는 최연준이었다.
“ 칫, 바보 같기는. 내가 착해서 잘 말해 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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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힘들어 죽겠네. ”
“ 저.. 혹시, 최연준? ”
“ 아, 네.. 제가 최연준 맞는데요. ”
“ 야, 야! ㅋㅋㅋ 빨리 말 해~ ”
대여섯 명의 여자 무리 중 한 명은 연준에게 무언가를 말하려 하는 것 같았다.
“ 아, 궁금한 게 있어서~ ”
“ 혹시.. 김여주? 걔랑 사귀니? ”
“ 네? ”
“ 아니, 궁금해서 그래.. ”
“ 사귀는 거나 썸.. 그런 거라구 알아서 ㅎㅎ ”
“ 맞는지 물어본 거양~ ”
“ 아.. ”
연준은 잠깐 뜸을 들이더니,
“ 아니요. 사귀는 사이는 아니고.. 그냥 한 쪽이 일방적으로 좋아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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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