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중에 봐요

창가에서 맞이하는 일출

"잘 지내세요?"
B씨가 보낸 위챗 메시지였습니다.
"좋은"
"우리가 뭐라고 약속했는지 기억나...? 😑"
"아, 깜빡했네... 기말고사가 다가오고 있어서 정말 바빠."
시험 끝나면 위챗 메시지 꼭 보내줘!
"요즘 위챗에 자주 접속하시는 것 같지 않네요..."
"저도 바빠요!!! 아침에 점프를 해야 하거든요."
"어? 점프? 그게 뭐야?"
상대방이 메시지를 철회했습니다.
"아, 하하, 별거 아니에요, 그냥 오타였어요."
"괜찮아요, 2주 후에 다시 찾아갈게요. 요즘 너무 바빠서 혹시 연락 주셨을 때 제가 없을까 봐 걱정돼서 미리 알려드리는 거예요."
"네, 알겠습니다."
"방금 일어나셨어요?"
휴대폰으로 시간을 확인해 보니 오전 5시 6분이었다.
이상한 슬픔이 나를 사로잡아 떨쳐낼 수가 없어서 불면증에 시달리고 있어요.
"네, 방금 일어났어요." 저는 낯선 사람에게 제 감정을 쉽게 드러내지 않아요.
"저도요, 정말 우연이네요."
나는 막 작별 인사를 하려던 참이었어.
그는 "W, 창밖 동쪽에서 떠오르는 해가 보여? 아름답고 새롭지만, 예전과 똑같아."라고 물었다.
나는 침대에서 일어나 커튼을 걷었다. 길 건너 기숙사 건물 뒤편으로 붉은 햇살이 한 줄기 비쳐 들어왔지만, 태양 자체는 보이지 않았다.
"네, 색깔이 정말 아름답네요."
슬픔은 상당히 가라앉았고, 삶의 아름다운 순간들은 우울할 때 언제나 당신의 영혼에 위안을 줄 것입니다.
기분이 좀 나아지셨나요?
"어떻게...어떻게 저를 아셨어요...?"
"기분 너무 좋아요~^_^"
"감사해요."
"우리 함께 일출을 보는 척해 보자!"
이 문장은 왠지 낯익네요.
"음."
"W, 다음에 같이 일몰 보러 가자!"
나는 그에게 답장을 하지 않았다. 미래에 대해 남에게 함부로 약속할 수 없기 때문이다. 앞으로 무슨 일이 일어날지는 아무도 모른다.

배경음악: 크리스마스 — EXO

Gravatar특별 출연: 박찬열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