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급자족 유사

[ ]유사2-4

그렇게 1년이 지나 조금 많은 것들이 변했고 채형원은 귀국을 했음. 귀국하고 여주를 찾아가려고 했던 채형원이지만 그렇게 상처주고서 얼굴을 볼 자격이 있을까 싶어서 그만 둠. 근데 그건 이 관계를 바꿔놨지.

이제 어쩔래. 1년이나 지났잖아.

바에서 나란히 앉은 여주와 창균은 쓰디 쓴 위스키를 들이부었다.

이젠 진짜 포기하려고. 다른 남자나 만나야지.

이제서야?

이미 너 만나고 있기도 하잖아.

사귈 것도 아니면서.

사귈래?

..취하니까 세상 편하게 말한다.

여주는 피식 웃으면서 다시 술 마시려다 창균이 위스키 뺏고는 잔에 얼음 넣어줌.

난 잊고 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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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해서 시귀는 거 아니면 난 안 받는다. 그 고백.

사귀다보면 좋아질 수 있는 거 아니야?

취하셨으면 입이나 좀 조심하세요.

진짜 네가 좋은 거면.

퍽이나.

안 먹히네. 그래도 언젠가 널 좋아하게 되는 날이 오면 그 땐 멀쩡할 때 고백할게. 내가 널 좀 좋아해보기로 했거든. 나 그래도 은근 매력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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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여친있는 거 뻔히 알면서 정성이야.

그 여친 내가 쳐내고 차지하지 뭐. 난 결심했어. 너 좋아하기로.

날 대체품으로 생각하진마.

외로워서 하는 사랑이라고 생각해. 대체품이 아니라. 그리고 어차피 나 지금 짝사랑이잖아.

아무튼 술김에 한 말을 여주는 실천함. 임창균은 진짜 여자가 있었는데 여주는 최대한 친구처럼 그냥 평소처럼 대하다가 술 같이 마시고 여친이 화나게 할 때마다 틈을 노렸다가 덤빔.

눈치 빠른 임창균은 늘 철벽을 쳤고. 왜냐 평생 여주만을 바라보고 산 임창균인데 자길 사랑해주는 여친이 나타났으니 놓치기 싫었던 거지. 여주를 좋아하는 마음보다 더 크니까.

이제 좀 그만해. 장난치지 말라고.

이게 장난같아보이냐. 진심이라고.

여주는 마음에도 없는 짝사랑 중이란 걸 임창균은 빠르게 눈치를 챈 상태였음. 점점 지쳐가겠지. 여주&창균 다.

알았어. 그럼 이제 그만하지 뭐. 술 친구 필요하면 부르고. 그동안 고마웠어. 잘 지내.

여주는 그렇게 짝사랑을 싱겁게 끝냈고 창균 또한 다시 여친에게 집중을 함.

나 왔어.

오랜만에 여주네로 온 임창균이었음. 한 2개월 후.

뭐야? 연락도 없이.

진짜 이렇게 끝낼지 몰랐지.

술 친구로는 부를 수 있었는데 ㅋㅋㅋ

여주의 말을 마지막으로 적막이 가득한 집안. 손현우는 이제 집을 나와 따로 살기 시작했고 이젠 여주만 사는 공간이라 임창균의 공간도 오빠의 공간도 여주의 공간으로 다 바뀌었음. 이제 여주의 공간에는 그 누구도 품어져있지 않은 상태.

그래도 단단해보여서 다행이다. 이젠 채형원은 괜찮은거야?

적막을 깨고 입을 여는 임창균.

어. 너랑 연락 끊기고 한 두 번 만나긴 했어. 근데 이젠 내가 걜 떠났더라. 이젠 짝사랑도 끝냈고 더이상 뭐 시도조차 지겨워.

우리 많이 컸다.

꼴랑 몇 년 지난 거 가지고 ㅋㅋㅋ

술 마실래?

..그래.

술 마시며 그동안 못했던 대화를 나누는데 임창균은 여친과 헤어졌다고 하고 여주는 채형원과 만나며 좋았지만 계속해서 짝사랑을 하고 있다는 생각과 나를 맞춰주는 듯한 느낌이 견디기 힘들어 그만뒀다고 했음.

고생했네.

너도 여친이랑 헤어지면서 힘들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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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받아보는 게 너무 오랜만이라 좋았는데..정작 내가 사랑을 주지 못하고 있더라.

나쁘다. 그래도 사귀는 사인데.

넌 괜찮아진 거야?

어. 멀쩡해. 채형원 우는 게 내내 마음에 걸렸는데 다시 보러 갔는데 많이 괜찮아지고 있더라. 내가 진짜 좋아했는데 너무 이기적이다 나.

그래서 넌 이제 어떻게 하려고.

그때나 지금이나 똑같이 하려고. 물론 그 배경은 달라. 전에는 외로움을 달래기 위한 짝사랑이었지만 이젠 널 진심으로 사랑하고 싶어진 짝사랑이야.

무슨 말이야 ㅋㅋㅋ

나 다시 시작했어. 짝사랑.

왜?ㅋㅋㅋ

그냥. 너를 사랑해. 고백 아니야. 그냥 내 마음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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ㅋㅋㅋㅋ뭐라고?

아 사랑한다고.

드디어 이뤘네. 내 소원. 그렇게 바라고 바라다가 이제야 이뤄지네.

뭐가?

아냐. 그냥. 이제 시간 꽤 늦었다. 얼른 철수하자.

술을 치우려는 임창균과 그런 임창균을 다시 앉히고 말하는 여주.

그냥 사랑해. 이유는 묻지마. 20년 넘게 너랑 지내면서 그 많고 많은 이유를 다 말할 순 없어.

ㅋㅋㅋㅋ알았어. 그냥 사랑해줘도 좋아.

미안해. 고백이 너무 늦었다.

내가 너한테 사랑한다는 말을 얼마나 듣고 싶어했는지 넌 모를거야.

이젠 자주 안 해. 사랑한다고.

왜에..

그냥 ㅋㅋ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