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배, 제 여자친구가 되어줘요.

#3.그 약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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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수없는 주재수

























이 다음시간이 체육시간이라 체육복으로 갈아입고 운동장으로 나가느라 이번 쉬는시간에는 선배를 보러가지 못했다. 하지만 체육이 끝나자마자 선배를 보러 갈 생각을 하니 또 좋았다.





쨍쨍한 햇빛 밑에서 운동을 하니 너무나도 더웠다. 선생님이 잠깐의 쉬는 시간을 주셔서 운동장 모래 위에 털썩하고 누워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한참을 하늘을 올려다보고있을때 옥상에서 사람이 보였다.





윤슬선배였다. 선배는 담배를 입에 물고있는것 처럼 보였다. 그 모습을 본 나는 미간을 찌푸렸고 종이 치기 바로 전에 학교 안으로 들어가 옥상을 향해 달렸다.





옥상문 앞에서 저번에 윤슬선배와 같이 담배를 피고있던 남자선배가 기대고 서있었다. 그 모습을 본 난 주춤거리다 몸을 숨겼다. 그 선배는 무어라 혼잣말을 하시더니 한숨을 쉬고 내려가셨다. 그제서야 난 옥상문을 열고 들어갔다.















***















" 으,.. 담배냄새. "



" 뭐야. 여긴 또 어떻게알고 왔어? "



" 운동장에서 봤어요. 체육시간이었거든요. "



" 아 응. 볼일 봐. "



" 안피우신다면서요. "










또 한번 김민규에게 손목을 잡혔다. 옥상을 나가려 할때 김민규가 내 손목을 잡은것이다. 또 잔소리를 듣겠거니 싶어 뿌리칠려고 손에 힘을 주었다. 그러더니 김민규는 날 똑바로 쳐다보고 말했다. 자기와 안피우겠다고 약속했지 않냐면서.





짜증이 났다. 겨우 일주일밖에 안본 사이 가지고 이렇게까지 하는것이. 날 좋아한다는건 이해를 해준다. 그건 자신의 마음이니. 하지만 나보고 무어라 말을 하는 꼴을 보니 좀 우스웠다. 김민규를 노려봤다.










" 내가 왜 그래야하는건데. "



" 그야 물론 저랑,! "



" 너랑 나 아무사이도 아니야. 그리고 너랑 한 그 약속은 나한테 별것도 아니라고. "
" 내가 피우겠다는데 왜 너가 말려? "
" 신경 꺼. "










김민규는 아무말도 하지 않았다. 난 그런 김민규를 두고 옥상에서 나왔다.















***















반으로 돌아오니 전원우가 내 자리에 앉아있었다. 쟤는 왜 자기 자리에 앉지 않고 내 자리에 앉아있는건지 참. 전원우를 건들지 않고 가방에서 향수를 꺼냈다. 그리고 교실에서 뿌리지 않고 학교 뒷뜰로 나왔다. 반애들 중 공부를 하는 애들이 과반수라 항수때문에 머리가 아프면 안되니까.















***















윤슬선배의 말이 다 맞는말이다. 알게된지 일주일, 아니 내 시점으론 이주일밖에 되지 않았고 그 약속는 나 혼자만의 약속이었다. 그리고 윤슬선배의 입장에선 생판 모르는 후배가 갑자기 친해지자며 이렇게 적극적인것도 당황스러울 것 같았다.





혼자 멍을 때리다 뒷뜰 쪽에서 여자소리가 들렸다. 높이는 꽤 높았지만 그 여자의 소리가 커서 다 들렸다. 여자 목소리의 주인은 윤슬선배였다.















***















" 야, 싫다고. 좀 놔! "



' 그니까 왜 싫은건데. '
' 아~ 혹시 얘네때문이야? '
' 너넨 먼저 들어가. '



" 너나 들어가. 그리고 이것 좀 놓지? "
" 그리고 머리카락은 왜 만져? 변태야? "



' 무슨일이 있었길래 우리 슬이가 기분이 바닥일까. '
' 혹시 걔때문인가? 김민규? '










향수를 뿌리러 뒷뜰로 나와보니 먼저와있는 무리가 있었다. 그 무리에 중심은 주재수이었다. 주재수는 우리학교에서 제일 유명한 일진으로 기분이 나쁠때면 엄한 학생에게 화풀이를 하는 애였다. 나는 당연히 얘가 싫다. 몇일 전부터 내가 좋다고 슬아~ 슬아~ 이러면서 질척이는 모습이 너무나도 짜증났다.





향수만 대충 뿌리고 다시 들어가려 할때 주재수한테 손목을 잡혔다. 이 학교 남학생들은 손목 잡는걸 좋아하나. 손목을 잡는것 까지는 괜찮았다. 내 머리카락을 만지기 전까진.





주재수의 입에서 김민규의 이름이 나왔다. 그 뜻은 김민규는 이미 주재수에게 찍혔다는 뜻. 왠지 기분이 좋지 않았다.





손을 뿌리치려고 이리저리 흔들었지만 주재수는 내 손목을 놔주지 않았다. 소리를 질러서 사람들의 이목을 끌려 할때, 위에서 무언가가 떨어졌다. 그 무언가는 주재수의 머리에 명중했다.





위를 올려다 보니 옥상에 김민규가 보였다. 쟤구나. 날 도와준게.















***















뒷뜰을 내려다보니 어떤 남자선배가 윤슬선배의 손목을 잡고 놔주지 않는것 같았다. 윤슬선배가 벗어나려 팔을 이리저리 휘둘렀지만, 그래도 놔줄 생각이 없어보였다. 선배가 무슨일이라도 당할까 초조한 마음에 주머니에 짚이는 물건을 아무거나 집어 던져버렸다.





그 무언가는 딱딱한 왕 지우개였고 그 지우개는 남자선배의 머리에 명중했다.





윤슬선배가 놀란 듯 위를 올려다 봤다. 눈이 마주쳐서 해맑게 웃으며 손을 흔들었다. 그 옆 남진선배와도 눈이 마주쳤다. 온몸에 소름이 돋는 느낌이 와 뒤로 한발짝 물러섰다.















***















다행히 주재수는 날 보내주었다. 근데 주재수가 옥상에 있는 김민규를 본 듯 했다. 김민규는 주재수한테 단단히 찍혀버린것 같았다. 왜냐하면 김민규를 바라보는 주재수의 시선에 살기를 느껴서.

















이제 상황문답 쓰러가야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