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다리기 지쳐.
김민규 팔에 있던 담배빵은 주재수짓이 분명했다. 걔는 담배빵을 무척이나 좋아해서 자신이 찍은 애에게는 꼭 담배빵 흔적을 남긴다.
김민규와 옥상에서 대화를 나누고 교실로 내려왔다. 교실에 들어오자마자 전원우를 깨우려 어깨를 잡고 흔들었다. 하도 일어나지 않는 전원우에 그냥 때려서 깨웠다. 그제야 일어나는 전원우였다. 날 노려보는 전원우에 나도 똑같이 노려봐주었다.
" 너가 나 깨웠으면서. 넌 왜 노려보냐. "
" 됐고, 너 싸움 하냐? "
" 말해 뭐해. 나 싸움 짱이잖아. "
" 잊었어?? 나 옆 학교 김준수랑 싸워서 이겼잖아. "
" 아 걔? 짱이였던가. "
" 응. 거기 너도 있었잖아. "
" 아 있었지, 있었지. "
" 그러니까 나 부탁 한번만 들어줘.. "
" 부탁? "
" 무슨부탁인데. "
"주재수, 걔 좀 밟아줘. "
***
' 뭐냐? 전원우 너가 나 불렀냐? '
" 응. 내가 불렀다. 어쩔래? "
' 니가 날 왜불러. '

" 박윤슬이 부탁하나 했거든. 그거 들어줄려고. "
' 슬이? 슬이부탁을 니가 왜들어줘? '
" 우리 짱친이다, 새끼야. 존나 짱친. "
***
' 헐, 주재수 걔 전원우한테 지고있대! '
' 뭐? 주재수랑 전원우가 싸운다고?? 어쩌다가? '
' 주재수가 먼저 시비걸었다는데? '
' 와,.. 주재수가 지다니. 재밌겠다. 가보자! '
주재수와 전원우가 싸운다는 소문이 몇분만에 전교생에게 퍼져버렸다. 내 부탁을 듣자마자 전원우가 알겠다며 바로 나갔다. 고마웠다.
반 애들이 모두 주재수와 전원우가 있는 뒤뜰로 향했다. 그 바람에 우리 교실은 학생 하나 없이 휑 했다. 나도 자리에서 일어나 복도로 나가서 뒤뜰이 보이는 창문으로 다가갔다.
혹여, 전원우가 주재수한테 맞을까 걱정이 되었지만 지금 내 마음속엔 김민규로 가득 차있었다. 왜 그런지는 나도 잘 모르겠다. 나도 모르는 내 속마음에 답답했다.
***
내가 온 곳은 전원우가 있는 뒤뜰이 아닌 김민규가 있는 1학년 교실이었다. 김민규는 세상 모르게 자고있었고 이, 1학년 교실 역시도 그 구경을 가느라 학생 수가 별로 없었다.
비어있는 김민규의 옆자리에 앉아 김민규의 자는 얼굴을 들여다봤다.
***
박윤슬이 소문을 어디까지 낸건지 학교 학생수 반이 구경을 하려 왔다. 뒷뜰이 꽉 차자 창문으로 보는 애들도 있었다. 주재수는 보는 애들이 많아서 그러는지 되지도 않는 가오만 실컷 부리고 앉아있었다.
너는 나한테 쨉도 안된다느니 내가 한대만 치면 넌 뼈가 부러진다느니 아마 죽을수도 있다느니 어이없는 말만 내뱉었다. 먼저 때리라고 하면 싫다고 잘못 없는 애는 먼저 안때린다고 꼬리를 내리는듯 했다.
" 설마 쫄았냐? "
' 뭔 개소리야. 내가 쫄긴 왜 쫄아! '
" 그럼 먼저 덤벼. "
주재수는 내 말에 혼자 발끈하고선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러고는 똥폼을 잡으며 내게 달려왔다. 주먹으로 내 복부를 치려는 자세를 취했다. 난 그 주먹을 아주 쉽게 막은 뒤 주재수의 복부를 주먹으로 때렸다.
겨우 한방만 맞고 비틀대는 주재수였다. 주재수를 밟고 교실로 돌아가면 박윤슬에게 잘했다고 칭찬받을 생각을 하니 주재수한테 지기는 싫었다. 이길거다.
***

" ... "
" 잘 잤어? "
" 에에에?!! "
자다가 일어난 김민규는 나를 보자 엄청나게 깜짝 놀란 반응을 취했다. 의자 밑으로 떨어지려는 김민규였다. 하지만 그 전에 내가 김민규의 팔을 잡아주어서 김민규가 쪽팔리게 의자 밑으로 떨어지는 일은 없었다.
" 어, 에... 에? "
" 점심시간인데 나 안 보러 올거야? "
" 진짜 내가 싫어진건가? "
" 에이. 그럴리가 없잖아요, 선배. "
" 그럼 아직도 좋아한다는거지? "

(끄덕끄덕)
" 그럼 나 보러 올라와. 기다리기 지쳐. "
" 아,아뇨. 저 이제 안올라갈거예요.. "
"주재수가 그랬어? 박윤슬 찾아가지 말라고? "
내 물음에 힘없이 고개를 끄덕이는 김민규였다. 주재수의 말 한마디 때문에 김민규의 행동이 저지당한다는 것이 짜증났다. 멀뚱멀뚱 나만 보고있는 김민규가 답답했다. 한숨을 내쉬고 김민규의 손목을 잡고 끌고갔다.
진짜 다음편도 오늘 올리고 싶네요...😢
이젠 뭘 쓰러갈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