센티넬 공포증

에푸시데스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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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수꾼 공포증






모두들 흉흉한 기세로 석진의 앞에 다가서자, 여주가 비장한 표정으로 석진을 등지고 가로막았다. 그러자, 주변 사람들의 얼굴은 당황으로 물들고, 석진의 얼굴엔 진한 감동만이 자리잡았다. 어흐흑. 자식 키워봤자 쓸모없다는 놈 누구야! 예쁜 우리 여주~ 점점 주변인들의 얼굴이 썩어들어갔지만, 시선도 주지 않고 여주만 부둥부둥하는 석진이었다.





" 석진오빠 괴롭히지 마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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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패배자들 같으니라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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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전정국씨!! 그 눈빛 뭐에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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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  나까짓게 머가 중요하겟서.. 그치? "



" 아니, 뭘 또 그렇게까지.. "





상처받은듯한 정국의 태도에 여주가 우물쭈물하기 시작했다. 사실 정국은 정말로 상처받았었다. 석진에겐 오빠오빠 거리며 따르는 것도 모자라 지켜주기까지 하더니 제 앞엔 떡하니 버티고 서 정국씨도 아니라 전정국씨라니.  ' 전 ' 정국씨란다. 무려 성씨까지 붙여서.



정국은 지금 여주에게 매우 서운했다. 저가 그동안 그녀에게 들인 공이 얼마였던가. 비록 자신이 다치게 하긴 했다지만 그래도 큰 마음 먹고 살면서 멤버들에게 조차 몇 안 해본 그런 사과를, 무려 능력까지 써가며 꿈 속까지 따라가 사죄한 자신이었다. 속이 부글부글 끓어오르며 괜히 석진이 얄미워졌다.



사실 정국 자신 또한 미칠지경이었다. 티는 안 내려지만 서운한건 어쩔 수 없었다. 아니, 애초에 서운했지만 그 마음을 숨길 수가 없었다. 정국은 자신이 이렇게 유치했나 싶어지기도 했고 무언가 마음이 싱숭생숭했다. 흥. 서운한 걸 어떡해.



음. 사실은 좋았다. 석진만을 쉴드 쳐 주기 바쁘던 그녀가 자신을 신경쓰고 있다는사실 만으로 좋았다. 그녀의 걱정어린 두 눈동자가 자신을 향하는 것이 그저 좋기만 했다. 데체 저 여인이 뭐라고 저를 이렇게까지 바꿔놓은걸까. 데체 저 여인 하나로 왜 이렇게 감정 기복이 심해지는가. 이해가 되질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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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구, 정국이 질투해쪄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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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런거 아니거든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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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으응? 맞는거 같은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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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니라고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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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게 질투야. "





그런 정국이 귀엽다고 깔깔대던 그들은 알고 있었을까. 조금 전 귀저기 갈아가며 업어키웠다는 석진에게 화가났던것 또한 질투였다는 것을. 남의 일은 찰떡같이도 알아차리면서 저들의 심리는 개똥만큼도 못 알아차리는 그들이었고, 그런 멤버들의 심리를 모조리 이해한 석진만이 다들 귀엽다며 깔깔댈 뿐이었다.



서로서로 데체 뭐가 웃기고 귀여운건지 이해 못 한건 정국과 여주 뿐이었다. 그래서인지 둘이서만 뻘쭘해 있는데, 갑자기 부끄러워진 정국이었다. 질투?  질투라니. 질투가 잘못됐다거나 그런건 아니었다지만 자신의 속마음을 들킨것 같아 민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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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 나 갈래요. "





정국은 얼굴이 붉어져선 문을 박차고 뛰어나갔다. 막 화가 났다. 아무리 그녀가 멤버들의 애정을 가져갔다해도 처음으로 생긴 동생이었다. 그런 동생이었기에 였는지, 아니면 그냥 여주 앞이라선진 모르겠지만, 그냥 그녀의 앞에선 멋져보이고 싶었다. 근데 뭔가 자신의 추태와 부끄러운 속마음을 들켜 속상했다.



어쩌다 자신이 이렇게 됐을까. 분명 전까지만 해도 저의 형들의 사랑을 가져갔다는 이유로 그녀가 싫었는데, 이제는 형들이 그녀를 좋아해준다는 그 사실이 불편하고 거슬렸다. 그러다가도 방금 저의 형들이 부둥부둥해준거라는 사실이 떠올라 한결 마음이 편해진 정국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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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호석 또한 꽤나 마음이 심란했다. 그토록이나 숫기 없고 희연의 뒤꽁무니나 졸졸 따라다니던 제 동생이 더 좋은 여자를 찾아 그녀에게 질투심이란걸 느꼈다는데, 더 이상 영악한 희연에게 끌려 다니지도 않고 이용 당하지도 않으며 제 사랑을 찾아간다는데. 분명 기뻐해야할 일인데도 자꾸만 찝찝했다. 괜히 기분이 좋지 않았다.



내가 쟤보다 잘 해줬는데. 순간적으로 머리를 훑고 지나가는 생각에 저 조차도 깜짝 놀랐다. 그래. 질투였다. 아까부터 요상 미묘한 이 심정이 질투였단다. 그것도 몇년을 봐온 동생을 상대로. 호석은 저 자신이 한심하다고 느꼈다. 하필 동생이랑 좋아하는 사람이 곂치냐.



하지만 그는 결코 그 짝사랑을 접을 마음이 없었다. 데체 저가 왜 접어야하는지도 이해가 가진 않았다. 그래. 각자 능력껏 꼬셔가는거지, 뭐. 양보할 생각따윈 추후에도 없었다. 친한 동생, 제 아무리 친동생이 그녈 좋아한다 했더라도 자신은 절대 포기하지 않았을 것이었다. 그래. 노력이라도 해보고 접어야지. 아직은 장담할 수 없는 미래였다. 아직은 아무도 모르는 그녀의 마음을 두고 그냥 포기하고 싶진 않았다.



질투하는 정국이 귀엽다고 웃으면서도 이미 석진에게 질투했던 멤버들이나, 부끄럽다고 자리를 박찬 정국, 심란해 보이는 호석과 그런 멤버들이 귀엽다고 웃으면서도 알게 모르게 괜히 옛날 얘기 꺼내는 석진까지. 가면 갈수록 점점 여주에게 빠져드는 그들을 보며, 희연은 열등감이 증폭해갔다.





" ...오빠들, 이제 갈ㄲ- "



" 아! "





희연이 일부로 여주를 밀치고 멤버들에게 말을 걸었다. 아무리 같은 가이드라고 해도 덩치도 크고 나이도 많은 희연이 밀치니, 무방비 상태에서 엎어진 여주였다. 물론 희연이 덩치가 크진 않았지만 확연히 여주보다 키도 크고 살집도 있는게 사실이었다. 그 바람에 여주는 넘어지면서 발을 삐어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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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여주! 괜찮아? "



" 응. 걱정하지 마. 나 리커버리야, 오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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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커버리라고 안 아픈건 아니잖아요. "





사실이었다. 리커버리는 안 다치도록 도와주는게 아니라 그저 아픈 곳을 치유해줄 뿐이었다. 그 말인 즉슨, 느낄 통증은 다 느끼고 빠르게 고쳐질 뿐이었다는 것. 그에 속상해진 석진의 풀이대상은, 희연이었다. 사실 석진은 희연이 그리 좋지 않았다. 그저 친한 오빠동생 사이로 지냈던 거였지. 그런 희연이 제 친동생이나 다름 없는 여주를 밀쳤다? 석진은 친하다고 봐주는 것 따윈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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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희연아. "



" 오빠.. 나 진짜 쟤 있는줄 몰랐어.. 그리고 그렇게 쎄게 안 부딫헜는데 쟤가 오버하는거야! 저 여시같은 기집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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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야. "





희연은 당황했다. 석진이 제게 저렇게 매몰차게 군건 처음일 뿐더러 항상 희연아 희연아 부드럽게 불러줬던 오빠가 갑자기 야란다. 풀네임도 아니고 야. 희연은 상처 받은 눈으로 석진을 쳐다봤다. 그리고 그 안엔 여주를 향한 분노가 가득 서려있었다. 시기와 질투. 그리고 열등감. 이 세 감정이 쌓인 분노 말이었다.



그리고, 석진은 그 눈을 정말 잘 알아봤다. 환각사로 정신계이긴 했어도 사람 속마음은 읽지 못 하는 그는, 어렸을 때 부터 유독 눈치가 빠르고 남의 가면 안에 숨겨진 감정들을 재빠르게 쏙쏙 읽어낼 수 있었다. 그랬기에 희연이 저들에게 강한 소유욕을 느끼는걸 알았고, 남들보다 우위선상이라는 사상을 가지고 있는것 또한 알았다.



그래도 여지껏은 저들에게 피해가 오지도 않았을뿐더러 딱히 고쳐주고픈 마음은 없었기에 방치했다. 그치만 그로인해 저의 소중한 여주가 다칠줄 알았더라면 절대로 그대로 두지 않았을것이었다. 팀에서 내쫓든 그 성격을 뜯어말리든 해서 결코 여주에게 피해가 가지 않도록 했을 것이었다. 입에서 씁쓸한 맛이 감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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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희연이 덩치는 생각 안 해? "



" 뭐? 오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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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똑같이 밀쳐줘? "





웃는 낯으로 해맑게 말하는 석진에, 소름이 오소소 돋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희연은 수치심에 주먹을 꽉 쥐고 부들부들 떨었다. 그런 와중에도 아무도 말리는 사람이 없다는 사실이 더욱 수치스럽고 화가 났다. 왜.. 아무도 안 말려? 왜 나한테 화를 내는거야? 오빠들은 이러면 안돼는거잖아! 너네는 나 좋다고 들리붙을땐 언제고.. 이렇게 방관 하는거야? 입 안에서 열심히 굴린 말이었다. 하지만 결코 꺼낼 순 없는 말이었다.





더더욱 비참해질 자신이 눈에 훤했기에.





" ..오빠, 그만해. "





그런 와중에 나선것이 여주였다. 아무리 들어도 상대가 기분나쁠 수 있는 말. 거기에 상대는 가이드이다. 여기서 더 한다면, 석진이 어떤 벌을 받는데도 아무런 할 말이 없었다. 특히나 희연을 좋아했던 무리들이 들고 일어설 문제였다. 아마 센터 안 남자라면 모두 들고 일어설 수도 있었다. 평소 여자들  앞에선 싸가지 없어 보이던 모습을 남자들 앞에만 서면 싹 지워버리고 이쁜척 하기 바빴으니까.



그래. 희연은 가식적인것도 아니고 그냥 흔히들 칭하는  ' 여우년 ' 이었다. 그 사실은 웬만한 남자들은 몰랐다. 그러기에 여자들 사이에서 미윰받는 희연이 너무 잘나서 그런다며 위로하거나 가끔 음료수도 쥐여주곤 했다. 그럴때마다 희연은 쑥스러운듯한 표정과 몸짓으로 알게 모르게 또 여우짓을 하곤 했다.







그리고, 노빠꾸 김석진은 결코 그런 희연을 가만둘 생각이 없었다.











쉬어가는 화 입니둥..^~^
분량 짧은 것 같다면..
아니란 말은 못합니더..
( 시선회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