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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서 둘이 어딜.. 갔다 왔다고요..? "
" 수족관 데이트. "

" ... 설아야, 교복 안불편했어? "
" 불편했지. "

" 아. 교복을 생각 못했다.. 힛. "

" 힛은 무슨. "
" 설아야, 잠깐만 와볼래? "
***
최승철오빠를 따라 방으로 들어왔다. 오빠가 나보고 침대에 편하게 앉으라 했다. 침대 끄트머리에 각잡고 앉았다. 분위기가 참... 무겁고 불편했다.
" 설아야, 내가 묻는 거 솔직하게 말해줄 수 있지? "
" 뭔...데요..? "
" 학교에서 괴롭힘 당해? "
" 아,.. "
" 그거 권순영한텐 비밀로 해주세요.. "
" 순영이? 뭐,.. 알겠어. "
" 근데 언제부터야? 언제부터 괴롭힘 당해왔던 거야? "
" 꽤 됐어요. 중학교 2학년 때부터 지금까지 꾸준히. "
" 중학교 2학년? "
" 네. 주동자가 제 중학교 2학년 때 친구였거든요. "
" 같은 학교야..? "
" 아니요. 걔, 해외로 떴어요. "
" 근데 왜? "
" 주동자가 없어져도 멈추질 않아요. "
" 내가 잘못한것도 없는데. "
" 아무래도 제가 그 애들한테 미움을 샀나봐요. "
" 그게 아니면 재미로 그러는건가,.. "
" 석민이는 알고 있고? "
" 민규는? 같은 학교잖아. "
" 이석민은 알고있죠. 저 많이 도와줬어요. "
" 그리고 민규는 아마 모를거예요. 말을 안해줬거든요. "
" 그 괴롭힘을 끝낼 생각은 안해봤어? "
" 계속 당하고 살 수는 없잖아. "
" 아무리 주변 어른들한테 말해도 안믿어요. 믿는다 해도 해결을 안해주셔요. 오히려 저를 피해요. "
" 그리고 졸업까지 얼마 안남았는데 그냥 참고 버티는게 낫죠. 올해 수능도 봐야되잖아요. "

" 그러면 별 수 없네... "
" 힘들면 말해. 도와줄게. "
" 고마워요. "
***
" 둘이 무슨 얘기 했어요? "
" 별 얘기 안했거든. "
" 근데 설아 표정은 왜 이렇게 심각해! "
" 뭔소리야, 권순영. 나 웃고있는데. "
차례대로 이석민 최승철오빠 권순영 나. 권순영의 말에 억지로 웃어보였다. 내 표정을 본 김민규는 눈치를 보다가 아예 배꼽을 잡고 웃어버렸다. 내 억지웃음이 그렇게 웃긴가.
" 그나저나 이지훈이랑 정한이 오빠는? "
" 카페알바. 곧 들어올걸? 밥이나 해놓을까? " 민규
" 그 밥은 너가 하는거지? " 석민
" 아니. 너랑 같이 하는거다, 이 자식아. " 민규
***
밍기적 밍기적, 학교 갈 준비를 했다. 가기 싫었지만 갈 준비를 했다.

" 설아야~ 빨리나와~. "
밖에서 이석민이 날 부르는 소리가 들린다. 김민규는 오늘 주번이라고 먼저 가버렸다. 오랜만에 이석민이랑 같이 등교를 할 수 있었다.
***
이석민과 단둘이 하교하는 길. 참 조용했다. 주변엔 사람들이 없어서 더 조용했다. 괜히 이석민의 옷자락을 툭 툭 건들였다.
" 저번에 너가 이상형이 순영이형이라고 했잖아. "
" 아, 그렇지. "
" 그 형, 좋아하는거야? "
" ... "
" 좋아하는 것 같아. "
" 계속 같이있고싶고 같이 있으면 심장이 평소보다는 더 두근거리고. 좋아하는게 맞는 거 겠지. "
" 한설아, 대단한데. 누굴 좋아할줄도 알아? "
" 하하... "
" 근데 이거 짝사랑인 것 같아. "

" 아닐걸. "
" 눈치없는 한설아. "
***
' 야 한설아. 너 때문에 걔네 일주일 정학먹었잖아. '
" 내 탓 아니야. "
' 토달지 마. 너탓 맞아. '
" 너희도 그만 해. 설아는 왜 자꾸 괴롭히는거야? "
' ... '

" 할 말 없으면 자리로 돌아가지? "
이석민의 말에 모두 아무말 않고 자리로 돌아갔다. 참 이상하다. 내 말은 그렇게도 안들으면서, 이석민의 말은 왜 잘 듣는걸까.
" 짜증나. "
" 왜 짜증나, 무슨일이야? "
" 애들이 내 말은 안들으면서 네 말은 잘듣잖아. "
" 그러게. 왜 그러지. "
" 그보다 너 전에 있었던 학교얘기는 왜 말 안해줘? 넌 나에 대해 다 아는데 나는 너에 대해 모르는 거 투성이야. "
" 음... 전 학교에서 싸움 짱이었어. 더이상은 못 말해줘. "
" ... 너가 말하기 싫다면 하는 수 없지. "

" ... "
***

" 설아야, 밥 먹으러가자! "
종이 치자마자 김민규가 밥을 같이 먹자며 우리 반 앞으로 뛰어왔다. 왠지 오늘은 점심을 먹으면 안될 것만 같았다. 뭔가 느낌이 불안했다. 꼭 무슨 일이 일어날 것만 같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