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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뭐야, 이 따가운 시선은..? "
" ... 나, 나갈까?? "
눈치없는 김민규에 이석민이 나가자며 밖으로 내보냈다. 나도 그 뒤를 따라가려다가 반 아이한테 잡혔다. 교실 문은 닫혔다.
" 왜.. "
' 뭐냐? '
" 뭐가. "
' 딱 봐도 모르니? '
' 김민규랑 어떤사이야. '
" 김민규 유명해..? "
' 유명하지. 설마 몰랐어? 아 그럴수도 있겠다. 친구가 없으니 정보력도 딸리고. '
' 그래서 무슨사인데. '
" 글쎄, 어떤사이일까. "
반아이의 손을 뿌리치고 교실 밖으로 나왔다. 이석민이 복도 끝쪽에서 김민규와 같이 있었다. 날 보자 이리오라고 손짓을 했다.
***
이석민과 내가 자주 애용하는 옥상으로 올라왔다. 김민규도 옥상을 꽤 좋아하는것 같았다.
" 뭔데? 그냥 교실에서 얘기하지, 왜 여기까지 올라와? "
" 아무래도 옥상이 더 편하니까? "
김민규가 옥상에 올라온 이유를 모르겠다는 듯 따진다. 그에 이석민이 교실보다 옥상이 더 편하다 하였고 인정한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는 김민규였다.

" 근데 아까 반 분위기 좀 쎄하던데 뭐야? "
" 별거 아니야. "
" 우리반 애들이 좀 사나워. 그치, 이석민? "
" 그런가봐. "
이석민이 어깨를 으쓱 거렸다. 그에 김민규는 의심의 눈초리를 거두지 않았고 나를 뚫어져라 쳐다봤다.
" 점심시간 끝나간다, 나 갈게!! "
" 선배, 아니, 한설아! "
***
' 뭐했어? '
" 왜. "
' 아까 점심시간에 뭐했냐고. '
" 너넨 꼭 이석민이 없을때만 이러더라? 왜그래? 이석민있으면 무서워? "
눈 꼭 감고 말했다. 내 앞에서서 내게 시비를 걸던 그 애들의 얼굴은 아주 새빨개졌다. 열이 오른것 같았다.
' 친구 하나 더 생겨서 눈에 뵈는게 없는거지? '
" ... 미안.. "
찌질해보일수 있지만 어쩔수 없다. 이석민 없는 이 교실에선 내가 살아남을수 있는 방법이니, 소설속 나와 현실의 내가 다른건 당연하다.
***
" 바로 하숙집 갈거지? "
" 응, 넌 당번이니까 늦게오는거지? "
" 어, 김민규랑 같이 집 가. "
" 알겠어. 빨리 와. "
***
" 진짜 별거 아니지? "
" 당연하지. 별거 아냐. "
" 그럼 다행이고. 오늘따라 왜 기운이 없어? "
" 그냥 좀,.. "
" 나 집 도착할때까지 예전에 불러줬던 대로 불러주면 안돼? "
" 응? "
" 선배랑 존대.. "

" 그럴까? 아니, 그럴까요? "
" 근데 오랜만에 존대하려니까 좀 어색해,..요. "
" 푸핫, 귀여워. "
존댓말을 하면서 쑥스러운 듯 얼굴을 붉히는 김민규가 귀여웠다. 정말로 나보다 (키는크지만) 어린것같았다. 뒤꿈치를 들곤 김민규의 머리카락을 헝클어트렸다.
***
" 다녀왔어요. "

" 설아,.. 왔어..? "
" 형, 저는요? "
" 아, 석민인? "
" 형 저는요..? "
" 그래, 민규 인누와. "
소파에 담요를 덮고있는 윤정한오빠였다. 방금 막 깬듯 비몽사몽했다. 김민규가 저는요, 저는요 라고 하자 윤정한오빠가 이리오라했다. 김민규가 옆으로 다가가자 갑자기 끌어당겨서 자신의 품 안에 가두었다. 그에 질색하는 김민규였다.
앞에서 그 모습을 보며 웃고있었는데 옆에서 누군가가 어깨동무를 했다.

" 학교 잘 다녀왔어? "
" 응. 어디 나가? "
" 응. 지훈이 학교 좀 갔다오게. "
" 이지훈? 대학교? 왜? "
" 좀 나와달래. 같이갈까? "
" 아니, 나 피곤해. 잘 다녀와. "
" 갔다와서 같이 놀자. "
" 응. 얼른 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