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착물 요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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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도망치려고 하루가 멀다 하고 시도하던 횟수를 줄인것은 의도적이었다. 믿음을 주기 위해 최근에는 행선지까지 보고했다.
생긴 것과는 다르게 무른 그였다. 내가 이정도만 해두자 안심하고 있었으니까.
난 그저 내가 며칠씩이나 사라졌다 다시 나타났을 때 그의 표정이 궁금했다. 내가 없을 동안 형이 무엇을 할지도 궁금했다.
생각보다 내 예상에 더 딱들어맞았다.
첫날, 아마 새벽에는 들어오겠지 생각했을 것이다.
둘쨋날, 슬슬 불안했을 것이다. 살면서 자신의 옆의 누군가가 사라져본 경험을 하지는 않았을테니.
셋쨋날, 드디어 내가 작정하고 탈출했다는 것을 깨닳았겠지. 눈이 돌아서 나를 찾아다녔을테고. 물론 내 털 끝 하나 못찾았지만.
그리고 오늘, 나는 그가 이성의 끈을 놓기 바로 전이라는 걸 알았기 때문에 제 발로 다시 돌아왔다. 물론 그에게 직접 가진않았고 부하들이 알아서 보고했겠지. 아마 김민규는 일이고 뭐고 다 재치고 오는 중 일것이다.
평생을 비흡연자로 살았고, 그가 담배를 필때 싫어하는게 눈이 보이도록 드러내던 내가 그의 집 , 침실 에서 담배를 피우고있다.
간신히 이성을 붙잡은 김민규가 내 뒤로 다가온다.
나는 예쁘게 웃곤 머금고있던 담배연기를 그에게 내뿜으며 미소를 띄운채로 " 퇴근 일찍했네 형 " 하며 담뱃불을 껐다.
" 담배 싫어하던거 아니였나 . "
급하게 오느라 항상 정돈되있던 머리가 흐트러진것도 모른채 그가 물었다.
나는 그의 머리를 정리해주며 " 형이 담배 피우는게 재밌어 보이길래, 나도 친구들한테 배워왔어. "
그는 친구들에게 배워왔다는 말을 듣곤 확 가라앉은 목소리로 나를 노려보며 " 이찬 너 그 며칠 새에 무슨 짓을 하고 다닌거야. " 하고 물었다.
나는 " 그냥 가벼운 일탈 정도로 생각해줘. 그정도도 허락 안 해주면 너무 야박한거 아닌가. " 하고 잔뜩 예민해보이는 그의 어깨를 가볍게 터치하고 방으로 들어가려다 무언가 생각났다는 듯 다시 걸음을 돌려 그의 어깨를 감고 짧게 입맞춤을한 뒤
" 사랑해. " 하고 다시 방으로 들어간다.
분명 내가 자신에게 사랑한다고 말한 것이 좋아야 할텐데 어딘가 불안한 기분이 드는건 그의 착각이 아니다.
아 분명히 내일부터는 더 재밌는 일들이 일어나겠지. 재밌다. 형이 나때문에 화내는것도 불안해하는 것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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