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형에게 끌려 방으로 가던 원우가 민규의 방인 것을 자각하고는 급히 뒤돌아 빠져나가려 했다. 그에 태형이 원우의 팔을 붙잡아 방으로 들여보냈다.
"원우야, 괜찮아. 여기 어차피 민규 방이야."
"형, 여기... 막 들어오면 안되는데... 다른..다른 곳에서 얘기 하면.."
"지금 네 방이나 거실은, 준휘랑 순영이 있고... 니 몸 상태로 밖에 나가는 것도 무리야."
"아니, 그게 아니라...여기 막 들어오면, 민규가..."
민규가 화 낼텐데, 자신이 안절부절 하는 모습을 보며 표정이 굳어지던 태형을 보던 원우가 결국 뒷 말을 속으로 삼켰다. 잠깐의 침묵 후, 원우가 불안해 하며 입술을 물어뜯자 태형이 그를 침대에 앉히고는 끌어안았다. 당황한 원우가 얼빠진 소리를 내며 눈동자를 굴리자 태형이 그를 안은 것을 풀고는 손을 맞잡고 눈을 마주치며 씁쓸하게 웃었다.
"원우야, 수고했어. 민규 때문에.."
"ㅎ..형, 난..그게.."
"앞으로는, 민규나, 정..국이는 무리더라도, 힘든 일 있으면 나나 준휘, 순영이한테라도 말 해. 도와줄게."
"형, 그러니까...난, 그게 아니,라.."
그저 따뜻한 말 한 마디가 그리웠던 것 인지, 원우가 무언가 말을 하려다가 결국 태형에게 기대어 소리내어 울기 시작했다. 그 소리에 순영이 들어오려 했지만 조용히 하라는 태형의 눈짓에 다시 방 문을 닫고 나갔다. 태형은 원우의 울음이 그치고 숨 소리가 안정 될 때 까지 옆에 있어 주었고, 울다 지친 원우가 잠들자 조심스레 눕혀 놓고 이불까지 덮어준 뒤 혹여나 원우가 깨지 않게 조심스레 방 문을 닫고 나왔다.
-
*몇분 전*
"일단 부르긴 했는데... 형이 원우 혼내는거 아냐?"
"몰라, 엿 들을려고 해도 안들려...그러고 보니까 어이 없네? ㅅㅂ 혼날까봐 그렇게 걱정 되면 왜 불렀냐?"
"아니, 그러면 혼자 앓게 놔둬? 원래는 정국이 부르려고 했는데 죽어도 싫다는거 어떡해?"
태형이 원우를 데리고 방에 들어가자 거실에 나온 순영과 준휘가 시작한 이야기다. 원우가 걱정된 순영과 준휘가 조용한 목소리로 다툼 아닌 다툼을 하고 있을 때 원우가 우는 소리가 들려왔다.
"어? 이거 우...는 소리 아니야..?"
"진짜 형이 원우 혼냈나? 아 씨... 살짝 들어가볼까..?"
"살짝만 보고 올게..."
준휘가 무슨 말을 하기도 전에 방 문을 연 순영이 태형에게 기대어 울고 있는 원우를 발견했다. 그리고 그런 순영을 발견한 태형이 원우가 눈치 채지 못하게 눈짓을 하자 살짝 문을 닫고 나왔다.
"어때...?"
"그냥, 괜찮아 보여."
조금은 떫게 웃으며 괜찮아 보인다 말하는 순영에 준휘가 더 자세히 말해 보라며 그를 보챘지만 순영은 아무 말 없이 앉아있을 뿐이었다. 결국 포기한 쪽은 준휘쪽이었다. 말 할 생각이 없어 보이는 순영에 휴대폰을 꺼내들어 원우를 돕기 위해 이것저것 검색하기 시작했다. 그에 순영이 의아해하며 물었다.
"뭐 해?"
"원우 도와주려고."
"어떻게?"
"아까 보니까 입덧도 심한 것 같고... 예민하잖아, 원우가."
"뭐 좋은거 찾았어?"
"매실차나, 과일 같은게 좋다는데... 이따 한번 물어봐야겠다."
그렇게 순영과 준휘가 이것저것 찾아보고 있을 때 태형이 혼자 방에서 나왔다. 원우가 같이 나오지 않자 순영이 물었다.
"형, 원우는요?"
"잠들었어, 울다가..."
태형의 말에 다시 휴대폰을 보던 준휘가 문득 무언가를 깨닫고 태형에게 다시 물었다.
"아..어? 근데 저기 김민규 방 아니에요? 제가 원우 옮길까요?"
"깨면 어떡하려고,.."
"안 깨게 잘 해볼게,"
못 미더운지 순영이 그를 살짝 흘겨보자 준휘가 씩 웃어보였다.
"원우 방 침대 정리나 해놔."
순영이 툴툴거리며 원우의 방으로 들어가 이불을 다시 피기 시작하자 준휘와 태형이 원우가 자고 있는 방으로 들어갔다. 준휘가 원우를 안아올리자 이불이 떨어져 원우가 추운 듯 준휘의 품에 파고들었다. 그에 잠시 원우를 쳐다보던 준휘가 순간 느껴지는 열기에 급하게 원우를 방으로 옮겼다. 그에 곁에 있던 태형과 원우의 방에 있던 순영이 급히 물었다.
"야, 너 갑자기 왜 그래?"
"원우, 열 나는 것 같아..."
"뭐...?"
준휘가 원우를 눕히며 한 말에 당황한 순영이 서둘러 원우의 이마룰 짚어보자 평소에 열이 많은 제 손에도 열기가 느껴졌다.
"아 씨... 아까 안색 안좋더니..."
"순영아, 열 재보게 체온계 가지고 와봐. 민규 방에 구급상자 있더라"
"아, 네!!"
순영이 급히 구급상자를 통째로 가져와 체온계를 찾기 시작하자 태형이 그를 타박했다.
"어차피 약도 막 못 먹을텐데, 통째로 가져와서 뭐해... 그냥 체온계만 꺼내오지,"
"급해서요. 아, 찾았다."
순영이 한참을 뒤적이더니 체온계를 찾아 원우의 열을 재어보았다. 그러고는 얼굴이 굳어졌다.
"열이..조금, 아니, 많이 높은데.."
"몇 도인데?"
"38.9도... 이따 병원 데려가봐야 되나..?"
"일단은 그냥 놔두자. 괜히 억지로 하면 더 안좋아질 수도 있으니까.."
"그렇지, 일단 우리는 나가자"
어느새 물수건을 가져와 식은땀이 난 원우의 얼굴을 닦아주던 준휘가 먼저 일어나자 순영과 태형이 따라서 일어났다. 원우가 불편하지 않게 이것저것 상의하던 그들은 정국에게 전화가 온 태형에 의해 해산되었다. 몸이 아픈 원우를 위해 준휘 한명만 남기로 했고, 순영은 그것이 못 마땅했지만 자신도 할 일이 있었기에 어쩔 수 없이 수락했다.
***
너무 늦었죠... 미안해요....
폰이 부셔져서 컴으로 들어오려 했는데 컴이 안되더라구요..
구독자가 늘었기에 오늘부터는 댓제 걸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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