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븐틴 팬픽/민원 팬픽]다시 시작할 수 있을까?

제목 정해주세요

photo오전 11시 쯤 원우의 병실을 찾아 온 사람은 다름아닌 태형이었다. 잠시 준휘가 나가 혼자 병실에 있던 원우는, 갑작스러운 태형의 등장에 적잖게 당황했다.

"형..? 형이 여기 왜..."

"원우 아프다고 해서 와봤지.. 어제 열 난거 때문에 입원한거야?"

아직 아파? 고개를 젓는 원우에 안심한 태형이 그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옆에 앉았다. 잠시 얘기를 나누는 동안 양 손에 봉지를 들고 들어온 준휘가 태형을 보곤 크게 당황했다.

"..왜 형이..난 권순영을 불렀는데"

"아, 순영이가 자기 바쁘다고 대신 가달래서"

"개새, 말하지 말라니까."

"응?"

"아니에요"

작게 중얼거린 준휘가 침대 옆에 있는 의자에 앉아 봉지에서 사온 과일과 죽을 꺼내놓있다. 태형이 가만히 지켜보다 원우에게 말을 걸었다.

"준휘가 많이 사왔는데.... 뭐 좀 먹을래?"

"아, 지금 별로 생각 없는데.."

"어제 죽 한그릇 먹고 아무것도 안 먹었잖아. 다른건 과일이랑 죽은 먹을 수 있다면서? 그래서 사왔으니까 뭐라도 먹어."

"그치만.."

"전원우, 너.."

"준휘야 그만."

준휘의 목소리가 커지며 얼굴이 굳어지자 겁을 먹은 원우가 자신도 모르게 이불을 꽉 쥐었고, 그것을 눈치 챈 태형이 준휘를 저지했다. 원우 겁먹었잖아, 태형의 말에 어색하게 웃은 준휘가 문득 무엇인가 생각 난 듯 전화를 하고 오겠다며 태형에게 원우를 잘 설득해달라는 제스쳐을 남기고는 병실 문을 나섰다.

-

준휘가 나가고 원우와 태형, 둘만 남은 병실에 약간의 침묵이 돈 뒤, 태형이 원우의 머리를 살살 넘겨주었다.

"형...?"

"원우야, 준휘가 너 걱정돼서 그러는거 알지?"

"응, 근데 평소에는 밥 안먹어도..별말 안했는..데.."

"그땐 그랬겠지. 근데 지금은..혼자가 아니잖아."

"아..."

태형이 원우의 아랫배에 손을 살짝 올리며 말하자 원우가 얼빠진 소리를 내며 자신도 배 위에 손을 올렸다. 그에 피식 웃은 태형이 말을 이었다.

"게다가 너 쓰러진 이유, 스트레스도 있는데 영양실조도 있다고 했어."

"영양실조...?"

"응..그리고 나도 그렇고, 준휘도 너 쓰러진거 본거도 처음이니까...아무튼! 얼른 뭐라도 먹자!"

씁쓸하게 말을 이어가던 태형이 애써 웃으며 말하자 원우가 잠시 멍을 때리다 배시시 웃으며 대답했다.

"죽은, 아직... 좀 그런데...아, 젤리! 젤리 있어?"

"젤리...? 잠깐만..아, 있다. 근데 이걸로 괜찮겠어?"

준휘가 과일 말고도 무언가를 많이 사온 것인지 봉지 안에서는 과자 몇개와 우유, 젤리 같은 것들이 나왔다. 꺼내는 와중에도 아무것도 먹지 않은 원우가 걱정됐는지 젤리로 괜찮겠냐며 물었지만 원우는 영양제를 맞았으니 괜찮지 않겠냐며, 밥은 나중에 먹겠다며 그저 웃기만 했다. 그런 원우를 보며 어쩔 수 없다는 듯 웃은 태형이 젤리 하나를 뜯어 원우에게 건네주었다. 반 정도를 먹을 때 쯤 준휘가 약간 열받은 얼굴로 들어왔다. 통화를 한 상대가 화나게 했음이 분명했다. 눈치를 보던 원우가 조심스레 물었다.

"무슨 일 있어..?"

"응? 아, 아무것도 아냐."

원우의 말에 준휘가 금방 표정을 풀자 태형이 피식 웃었다. 

'보나마나 순영이랑 통화했겠지.'

나한테 화 낼 순 없었을테니까, 그렇게 생각한 태형이 또다시 젤리를 입에 넣고 배시시 웃는 원우를 바라보았다. 죽이나 과일이 아니라 못마땅한 듯 했지만 일단 뭐라도 먹는다는 것에 의의를 둔 준휘 또한 원우를 쳐다봤다. 갑자기 몰리는 시선에 당황한 원우가 입을 오물거리며 눈알을 굴리자 준휘와 태형이 웃음을 터트렸다.

-

[몇분 전]

병실을 나온 준휘가 병원 옥상 정원으로 향했다. 원우는 태형이 잘 이해시켜 주리라 믿고 비밀을 발설한 순영에게 뭐라하기 위해서이다. 총 3번의 시도 끝에 순영이 전화를 받았다.

"야, 권순영. 너 미쳤냐? 뒤질래?"

"-갑자기 전화해서 뭔 개소리, 무슨 일 있냐?"

"무슨 일..? 내가 분명히 형한테 말하지 말라고 했을텐데..?"

"-그랬어?"

"그랬냐고? 지금 당장 문자 확인해라."

"-아 맞네? 미안. 못봄"

"못 봤다고?? 야 너때문에 나랑 원우랑 둘다 당황해가지고, 하..."

"-미안하긴 한데 나 지금 바쁘거든? 나중에 얘기하면 안되냐? 지금 ㅈㄴ 눈치보이는데;;"

"그래, 지금 끊고 니 나중에 나 만날때 반 죽을 각오로 만나자"

"-아니, 야, 미안하다고..바빠서 못봤다니까?"

"변명 꺼지시고, 하...너 오늘 저녁이나 내일중으로 안오면 뒤진다, 진짜."

"-..."

"대답 안하냐?"

"-아, 알겠다고... 저녁에 일 마치고 갈게. 됐지?"

"오면 한대정도는 맞을 각오 하고 와라.."

"-어엉..알겠으니까 좀 끊을게"

"여보세요? 야, 권순영! 미친..."

그대로 전화를 끊어버린 순영에 짜증이 난 준휘가 휴대폰을 노려보며 온갖 욕을 하다가 무의식적으로 담배를 꺼내려다 멈칫했다. 원우와 그의 아이에게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칠 것이 분명했기 때문이다. 한숨을 내쉬며 다시 주머니를 뒤진 준휘가 박하사탕 하나를 꺼내 입에 물었다. 단거 별로 안좋아하는데, 잠시 중얼거리며 피식 웃은 준휘가 근처 벤치에 앉았다.

"전원우, 내가 너때매 진짜 별걸 다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