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븐틴 팬픽/민원 팬픽]다시 시작할 수 있을까?

후회의 서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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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시작할 수 있을까 3 - 부제 : 후회의 서막

민규가 은서를 들킨 김에 에라, 모르겠다. 하고 하루걸러 집에 데려오는 바람에 원우는 하루하루가 고난의 연속이었다. 과일과 빵, 스프나 죽만 조금 먹을 수 있던 원우는 거실에도 나가지 못했다. 은서가 올때마다 같이 먹자고 사오는 음식의 냄새때문에 원우는 계속 헛구역질을 해야만 했다. 그나마 다행인건 가끔 냄새가 거의 없는 음식을 가지고 온다면 그것은 조금 먹을 수 있었기에 별다른 의심이 없다는 것이었다. 그저 헛구역질을 하는 것은 위염, 그리고 약을 먹는다는 핑계 덕분에 그저 컨디션이 많이 안 좋은 날이 많구나, 싶은 은서와 민규였다.

집에 아무도 없었기에 혼자 TV를 보고 있던 원우는 무심코 휴대폰을 보다가 벌써 병원을 가기로 한 날로부터 2주정도가 지났음을 알게되었다. 아직 병원의 점심시간이었기에 오후진료가 시작할 시간에 맞춰 갈 생각을 하고는 조금 서둘러 준비를 하기 시작했다. 그렇게 해서 시간에 맞춰 도착한 원우는 접수를 하고 조금 기다려야 했다. 그동안 민규에게 할 말이 있으니 일찍 들어오라는 문자를 남길까 말까 한참 고민하고 있는데 원우의 이름이 불렸다.

의사선생님은 원우가 앉자마자 반가운 표정을 지었다. 그도 그럴 것이, 임신 4주차가 지나기 전에 임신 사실을 알고 찾아오는 이는 거의 손에 꼽을 정도라고 했다.

"왜 더 일찍 안 오셨어요, 원우씨처럼 예민하시면 더 자주 오셔야되는데."

장난식으로 타박하는 의사의 말에 어색한 미소를 짓던 원우가 아이 아빠는 오지 않았냐는 질문에 순간 멈칫했다.

"아..애기 아빠는 아직 몰라요, 임신한거.. 더 확실해지면 말 해주려고.."

간단히 얼버무린 원우에 의사는 그럴수도 있다며 그냥 넘어갔다. 6주가 지났으니 초음파검사에 작게나마 아이의 모습이 보일거라는 말에 초음파를 한번 찍어보기로 했다.

웃옷을 올리고 아무렇지 않은 듯 누웠지만 생각보다 차가운 젤과 낯선 기계의 느낌에 원우의 몸이 살짝 움츠러들었다.

"괜찮아요, 저기 화면에 보이세요?"

괜찮다며 원우를 안심시킨 의사가 화면을 보라며 레이저포인트로 가르킨 곳에는, 작은 씨앗같은 것이 보였다.

"여기 작은 씨같은거 보여요? 이게 아기집이에요. 지금 아기는 안보이는데 조금 더 있으면 보일거에요."

젤을 닦고 일어나 앉는 원우에게 의사가 초음파 사진을 몇장 가져갈거냐는 질문을 하자, 원우는 고민에 빠졌다.

'그래도 자기 아기인데, 민규도 한장 줘야하지 않을까,'

잠깐의 고민을 마친 원우가 2장 주세요, 라고 말하자 의사는 옆의 간호사에게 무슨 말을 했고 원우에게 주의사항을 알려주기 시작했다. 예민하니 스트레스는 절대 금물이다, 약은 함부로 먹으면 안된다, 커피나 다른 카페인 음료도 마시면 안된다, 등. 생각보다 많은 주의사항에 원우가 다 기억할 수 있을까, 난처한 표정을 짓자 의사는 산모수첩에 주의사항에 대한게 있으니 굳이 지금 기억하려 하지 않아도 된다고 원우를 안심시켜주었다. 간호사가 돌아와 2장의 초음파사진과 산모수첩을 주고는, 대략적인 수첩의 사용법을 알려준 뒤 진료가 모두 끝났다.

진료가 끝난 뒤 집으로 가는 길에서 또다시 한참 고민하던 원우는 결국 민규에게 오늘만 일찍 들어와달라는 메세지를 보냈다. 은서는 데려오지 말라는 말도 덧붙였다. 은서가 알면 자신에게도, 민규에게도 좋을 것이 없었기 때문이다.

집으로 돌아온 원우는 빵과 스프를 조금 먹고는 수첩을 폈다.

'여기 주마다 일기형식으로 쓰면 된다고 했었나,'

아이에게 태명을 지어주기 위해 인터넷을 뒤적거리던 원우는 보통 태명은 아이 아빠가 짓는다는 글을 보고 또다시 울적해졌다. 괜히 제 뱃속의 아이에게 이해 해 달라는 말을 하고서야 다시 좋은 뜻을 가진 단어를 찾기 시작했다. 한참을 찾아보다 '별'이 단어가 눈에 띄었다. 예쁘기도 하고 반짝 반짝 빛나는 사람이 되라는 뜻으로 이름에 많이 쓰인다고 나와있어 마음에 들었다.

"별, 이제부터 네 이름은 별이야."

그렇게 아이의 태명을 정하고 수첩에 날짜와 함께 아이의 이름을 쓴 초음파 사진을 붙인 뒤, 나머지 한장과 함께 서랍에 잘 넣어두었다.

'...민규는 언제쯤 오려나,'

아직 민규가 올 때 까지는 2시간정도 남았기에 피곤했던 원우는 1시간만 자야지, 라며 알람을 맞추려고 했다. 그런데,

"형,"

'..? 벌써 왔다고..?'

평소보다 2,3시간은 일찍 들어온 민규에 놀란 원우가 급하게 휴대폰을 내려놓고 거실로 나갔다.

"민규야!"

자신도 모르게 해맑게 민규를 맞이한 원우가 밝게 웃어보였다. 민규가 귀찮은 표정을 지으며 소파에 앉자 원우가 방으로 들어가 하나 더 받아왔던 초음파 사진을 들고 나왔다.

"그래서, 무슨 일인데요. 평소엔 이런 말 잘 안하잖아."

쌀쌀한 민규에 씁쓸하게 웃으며 민규의 옆에 앉은 원우가 민규에게 초음파 사진을 살짝 쥐어주었다.

"...이게 뭔데,"

"아기 사진,"

"형 임신했어?"

"..싫어..?"

낮게 욕을 중얼거린 민규가 한숨을 쉬며 사진을 구겼다.

"미..민규야, 사진.."

"지워"

"..어..?"

"못들었어? 지우라고. 형도 나도 감당 못해."

"...어..,"

"뭐?"

"싫다고, 아기 안 지울거야,"

곧장 일어난 원우는 민규가 뒤에서 뭐라 하는 소리가 들렸지만 들은 척도 안하고 자신의 방으로 들어와 문을 잠궜다. 아이가 그의 말을 듣지 못했기를 바라며, 이불을 머리 끝까지 뒤집어쓰고는 울며 배를 잡고는 아직 팔다리도 제대로 생성되지 않은 아이에게 미안하단 말만 연신 반복했다.

원우가 방으로 들어가고 나서 민규는 원우를 따라 방으로 들어가려 했지만 문이 잠겨있어 들어가지 못했다. 열쇠를 찾아 문을 열고 들어가려 했으나 방 안에서 들리는 울음소리와 미안하다는 말에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한참을 문 앞에 서있다가 원우의 울음소리가 잦아들고 전화가 울리고 나서야 전화를 받으며 집을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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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세이브파일 한개 남았다...원래 주말쯤에 올리려고 했지만 친구가 오늘 올리라고 협박해서 오늘 올려요... 아..세이브파일 한개 남았다...


이제 본격적인 민규 후회의 서막이 올랐습니다:)

기대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