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븐틴 팬픽/민원 팬픽]다시 시작할 수 있을까?

이상한 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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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시작할 수 있을까 7 - 부제 : 이상한 꿈

원우는 꿈 속에 있었다. 그 꿈 속에서 그는 누군가에게 쫒기고 있었다. 잡히지 않으려 숨기도 하고, 온 힘을 다 해 뛰기도 했지만 그를 쫒는 사람들과의 거리는 점점 좁혀졌다. 결국 원우는 벼랑 끝에 내몰렸다. 옷자락을 부여잡고 뛰어내리려 하던 순간 눈 앞에 어떤 아이가 나타났다. 대략 5, 6살정도 되는 어린 아이였고, 이상하게 성별을 알 수 없었다. 

"여기, 내려가면 안돼."

"그게, 무슨 소리야?"

"우움, 그러게, 무슨 소리일까-"

방법이 없는 걸, 원우가 잡힐까 싶어 뒤를 돌아보고는 깜짝 놀랐다. 웃고 있는 아이와 자신을 제외한 모든 것들이 시간이 멈춘 듯, 움직이지 그가 아이를 발견하기 전 모습 그대로 멈춰있었다. 원우가 아이를 쳐다보자 아이가 이럴 줄 알았다는 듯 방긋, 웃어보이고는 다가왔다.

"조금 더 노력해 봐, 포기하지 마! ----"

"잠깐..."

아이가 여전히 미소를 지으며 말했지만 마지막 밀은 노이즈가 낀 듯 들리지 않았다. 원우가 다시 물어보려는 순간, 환한 빛이 아이를 감싸안았다. 아이가 무언가 더 말하는게 보였지만, 원우는 들을 수 없었다. 아이를 감싼 빛이 거세짐과 동시에 원우가 눈을 감았고, 원우가 다시 눈을 떴을 때 아이는 사라지고 없었고, 그를 쫒던 이들은 그대로인 채 원우는 몇분 전 서 있던-쫒던 이들의 뒤쪽-에 서 있었다. 포기하지 말라는 아이의 말이 생각난 원우는 곧바로 자신이 뛰어온 곳으로 다시 달리기 시작했다. 그러나 이미 지쳐있던 탓일까, 얼마 안가 다시 거리가 좁혀졌다. 결국 붙잡혀 발버둥을 치며 끌려가던 그는 누군가 자신을 거세게 흔드는 손길을 느끼고는 깨어났다.

***

원우가 깨어나기 전에 그를 위해 준휘는 죽을 사왔다. 원우의 방에서 들리는 소리에 원우가 깨서 전화를 하고 있나보다, 싶었지만 곧 원우의 휴대폰이 식탁에 있는 것을 보고는 급히 원우의 방으로 들어갔다. 자고 있는 것 같아 다시 문을 닫고 나가려던 찰나 원우가 앓는 소리가 들려왔다.

"원..우야...?"

"싫,어...안 갈거야.."

식은땀까지 흘리며 악몽을 꾸는 듯 해 준휘가 원우를 깨우려 손을 대자 원우의 몸이 더욱 떨려왔다. 그에 준휘가 조금 더 세게 원우를 흔들자 원우가 그제서야 깨어났다. 괜찮냐고 묻는 준휘에 고개를 살짝 끄덕인 원우가 제 어깨에 놓여 있는 준휘의 손을 꽉 부여잡았다. 아무렇지 않은 척을 하지만 조금씩 떨려오는 원우의 손에 준휘가 그의 손을 잠시 맞잡았다. 아무것도 먹지 못했을 원우를 위해 죽을 가지러 가려 원우의 손을 놓고 일어섰을 때 원우가 준휘의 옷자락을 급히 붙잡으며 같이 일어섰다. 준휘가 불안에 떠는 원우를 다시 눕히고는 이불까지 덮어 주었지만 원우는 준휘를 붙잡은 손을 놓지 않았다.

"나 어디 안 갈거야, 원우야. 부엌에 죽 사놨어."

그거 가져올게, 준휘의 말에도 불안한 눈빛을 지우지 못하는 원우를 보던 준휘가 5분만 기다리라며 원우의 손을 살짝 떼어내고는 주방으로 갔다. 약간 식은 죽을 다시 데우며 간단한 반찬을 찾으려 냉장고를 열어보고는 얼굴을 찌뿌렸다. 냉장고에는 과일 몇개 말고는 딱히 먹을만한게 없었기 때문이었다. 한숨을 한 번 내쉰 준휘는 냉장고의 문을 닫아버리고는 그냥 적당히 데운 죽만 가지고 방으로 다시 들어갔다. 어느새 다시 앉아있는 원우를 보고는 죽을 침대 옆에 놔둔 준휘가 손을 들어 원우의 이마를 짚어보았다. 시원한 느낌이 든 원우가 미소를 지으며 눈을 감았다.

"으응.. 준휘 손 시원하다."

"내 손이 시원한게 아니라, 니 몸이 뜨거운거야. 너 열 나는 것도 몰랐지?"

"진짜? 나 아파?"

나 아프면 안되는데, 그렇게 말하며 불안한 듯 배를 감싸안은 원우를 똑바로 앉힌 준휘가 원우에게 죽 그릇과 숟가락을 쥐어줬다.

"약이라도 먹으려면...아...먹으면 안되나...? 병원에서 뭐 약 따로 받아온거 없지?"

원우가 죽을 한숟갈 먹으며 고개를 살짝 끄덕이자 준휘가 그럼 먹고 조금 쉬다 병원에 가자며 원우를 설득했다. 평소같으면 가지 않겠다고 했겠지만 아이가 걱정된 원우가 결국 승낙했다.

***

입맛이 없다는 원우에게 겨우 죽 한 그릇을 다 먹인 준휘가 이번에는 병원에 데려가기 위한 준비를 했다. 원우가 청바지에 반팔티를 입고 나오자 준휘가 가디건을 챙겨줬다. 원우가 순순히 그것을 챙겨들자 이번에는 담요를 챙겼다.

"왜 그렇게 많이 챙겨..?"

"지금 해 지기 시작했잖아, 너 추울 수도 있어,"

그러려나, 준휘의 말에 설득당한 원우가 얌전히 가디건을 입었다. 

"차 가지고 왔어?"

"응, 지하에"

가자, 준휘에 말에 일어서던 원우가 어지러운지 잠시 휘청이자 준휘가 급히 그를 부축했다. 괜찮아? 안 다쳤어? 어지러워? 준휘가 그를 걱정하는 말을 쏟아내자 원우가 살며시 웃어보였다. 

"괜찮아, 가자"

계속되는 준휘의 걱정에 원우가 얼른 가자며 그를 재촉했다. 나 괜찮다니까? 이러다 병원 문 닫아, 원우의 말에 겨우 그에게서 눈을 뗀 준휘가 현관으로 나갔다.

"차 좀 멀리 있으니까 한... 5분 뒤에 내려와, 문 앞에 있을게."

"응,"

준휘가 신발을 신고 현관을 나서자 혹시나 싶어 서랍을 뒤져 자신의 산모수첩을 찾아 챙긴 원우가 시간을 확인하고는 집을 나섰다. 엘리베이터 앞까지 왔다가 휴대폰을 챙기지 않은 것을 확인하고는 다시 집에 들어가 휴대폰을 가지고 나와 엘리베이터 앞에 섰다. 6층에서 느려지는 엘리베이터를 보고 옆집 사람인가보다, 하고 있는데 그 때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며 민규와 눈이 마주쳤다. 민규가 아무렇지 않은 듯 인사를 하며 엘리베이터에서 내리자 원우가 주눅이 들어 습관적으로 배를 감싸안고 뒤로 물러났다. 그에 민규가 헛웃음을 지으며 원우에게 가까이 다가가자 조금씩 뒤로 물러나던 원우가 벽에 부딪히며 작게 신음을 내었다. 그러면서도 배를 감싼 손을 풀지 않는 원우를 보던 민규가 머리를 쓸어올리며 다가오더니 원우의 손목을 잡아 끌어 올렸다. 살짝 느껴지는 열기에 인상을 살짝 찌푸렸지만 손목을 잡은 손을 놓지는 않았다.

"미..민규야...이것, 좀...놔 줘...나 가야돼..."

"이 시간에 어딜,"

"ㅂ,병원..."

"지우려고?"

원우의 말에 그의 배를 잠시 노려본 민규가 말하자 원우가 민규에게 잡히지 않은 손으로 배를 더욱 강하게 감쌌다. 그가 말을 더듬자 짜증이 난 민규가 한마디 하려는데 전화가 울렸다. 그에 원우가 민규에게 잡힌 손을 빼내려 노력하며 반대 손으로 겨우 휴대폰을 찾아 전화를 받았다.

"어? 어... 휴대폰을 놔두고 와서....응...금방 갈게,"

전화를 받으면서도 계속해서 팔을 빼내려는 원우에 한숨을 내쉰 민규가 전화를 끊자마자 원우의 손목을 자신의 쪽으로 세게 끌어당겼다. 그에 원우가 힘없이 민규의 품으로 끌려들어갔다.

"누구야?"

"어..? 어..준휘.."

"....."

"민,규야...아파...손좀.."

아무 말 없이 점점 손목을 세게 잡는 민규에 원우의 눈에 눈물이 맺혔다. 그런 원우를 잠시 빤히 바라보던 민규가 손목을 놓아주자 원우가 도망치듯 엘리베이터에 탔다.


* * *

민규를 만나게 해달라는 요청(?)이 있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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