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시 시작할 수 있을까1 - 부제 : 끝의 시작
"우읍...하...."
메스꺼운 속을 부여잡으며 며칠 째 이어지는 헛구역질에 대해 생각했다. 자주 위염이 생기는 원우였기에 이번에도 그런가보다, 했지만 그 전과는 느낌이 좀 달랐다. 약을 먹으려다 왠지 모르게 불안해져 어쩔 수 없이-원우는 어릴때 부터 병원신세를많이 져 병원을 싫어한다.-병원을 가려 준비를 하고 있을 때 민규가 들어왔다.
"어디 가려고?"
"아...잠깐 병원, 좀 가려고.."
"갔다 와."
"..응, 다녀..올게.."
예전같으면 아프다고 하자마자 같이 병원에 갖고 했겠지만, 지금의 민규는 달랐다. 집에 들어오지 않는 날이 태반이었고 어쩌다 들어오는 날도 진한 향수 냄새를 달고 들어왔다. 원우는 티를 내지는 않았지만 민규의 마음이 식었다는 것을 알 수 있었기에 혼자 우는 날이 많았다.
'..아..지금..울면 안되는데...'
결국 집을 나오자마자 주저앉아버린 원우였다. 한참 뒤에 일어나서는 버스를 타기엔 몸이 너무 안 좋았기에 겨우 택시를 잡아 탔다.
"00병원으로 가 주세요.."
말을 하고는 30분도 안되는 거리동안 잠들어버렸는지 기사님의 도착했다는 소리에 비몽사몽한 상태로 깨어났다.
'아, 언제 잠든거지..'
"몸이 많이 안좋은가봐. 얼른 가 봐요."
"아,..네, 감사합니다!"
친절하신 택시 기사 아저씨께 인사를 하고서는 돈을 내고 자신도 모르게 긴장되는 마음으로 병원에 들어가 접수를 했다. 평일이라 사람이 많이 없었기에 원우의 차례는 금방 다가왔다.
"위염인 것 같으시다고요?"
"..네, 자주 걸리기도 했었고.."
"속 안좋은거 말고 다른 증상은 없으셨나요?"
"음..아, 최근에 잠이 좀 많아지긴 했는..데..."
검사를 해 보던 의사는 심각한 표정을 짓더니 곧 표정이 바뀌었다.
"이건 내과가 아니라 다른 과로 가시는게 맞는 것 같은데요?"
"다른과라니... 어디..."
"산부인과요, 임신 증상이신 것 같고, 실제로 징후가 있으셔서요."
"임신..이요.."
다시 되묻는 원우의 목소리가 떨려왔다. 눈물이 날 것 같은것을 숨기려 고개를 푹 숙였다.
"네, 진료 바꿔드릴게요. 미리 축하드려요"
"..네..감사..합니다..."
산부인과에서 다시 진료를 받은 원우는 임신 2주차라는 진단을 받았다. 몇주 전에 술에 취한 민규가 반강제로 관계를 맺은 것이 원인인 듯 했다. 원래 예민한 성격이라 입덧이 빨리 시작된 것이었다. 한편으로는 기뻤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걱정이 되었다. 요즘 민규의 마음이 멀어진 것은 다른 사람이 봤을 때도 한눈에 알아볼 수 있었기에 더더욱 불안했다.
2주 뒤에 다시 오라는 의사의 말과 함께 병원을 나온 원우는 근처 공원 벤치에 앉아 가만히 아랫배를 쓰다듬었다. 5분정도 앉아 있다가 일어난 원우는 집에 가기 위해 택시를 잡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집에 도착했다.
'역시...없구나...'
민규는 집에 온지 2시간도 채 안되어 나간 것 같았고 원우는 메스꺼운 속을 애써 무시하며 점심을 먹으려 준비했다.
"웁, 우욱.."
하지만 냉장고를 열자마자 나는 비린내에 또다시 헛구역질을 시작한 원우였다. 결국 물만 조금 마시고 방에 들어가 잠시 의자에 앉아 쉴 생각으로 눈을 감았다.
얼마나 지났을까, 깜빡 잠이 든 줄 알았던 원우는 시간을 보고는 깜짝 놀랐다. 8시, 3시쯤에 집에 도착했으니 거의 5시간을 잔 것 이었다.
"...미쳤나봐..."
원우는 머리를 헤집으며 일어났다. 그 때 들리는 초인종 소리에 원우는 재빨리 정신을 차리고 머리를 정리하고는 고개를 갸우뚱 거리며 나갔다.
'민규면 그냥 문 열고 들어올텐데....'
"누구세ㅇ.."
문을 열자마자 보이는건, 술에 취해 쓰러지다시피 한 민규와 그를 부축하고있는 여성,
"아, 안녕하세요. 오빠랑 같이 사는 친한 형 있다더니 그쪽이신가봐요."
'친한..형..'
"네, 근데, 민규는 왜..."
"아, 오빠가 많이 취해서요. 전 민규오빠 여친 은서에요."
'여친..'
"네, 감사..합니다.."
"그럼 전 이만 가볼게요, 다음에 봐요."
은서가 민규를 원우에게 넘겨주고 가자 원우는 민규를 부축해 그의 방 침대에 눕혔다. 오늘 임신 사실을 말하려 했지만 이 상태에서는 민규가 깨어나 말을 한다 하더라도 기억하지 못할 가능성이 높았기에 2주 뒤 다시 병원에 갔을 때 초음파 사진을 받아 정확히 말하기로 했다.
잠시 민규의 옆에 앉아있던 원우는 민규에게서 나는 술냄새와 격한 향수 냄새에 또다시 울렁거려 입을 막고 화장실로 달려갔다.
빈속에 계속 헛구역질만 하던 원우는 한참을 게워낸 뒤에서야 겨우 일어나 자신의 방으로 들어갔다. 쓰러지듯 누운 원우는 아직 아무것도 느껴지지 않는 아랫배를 가만히 쓰다듬으며 다시 잠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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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물 소개

전원우/26세/민규의 동거인&애인/예민하고 몸이 약함/소심함
"민규야, 잠깐 얘기좀 하면 안될까,"

김민규/24세/원우의 동거인&애인/바람피는중/뻔뻔함
"바쁘니까 빨리 끝내요, 뭐길래 이렇게 분위기까지 잡아?"
특이사항 : 정국과 태형이 사귄다는 것과 동거중이라는 것을 모름

김태형/27세/정국의 동거인&애인/민규의 사촌형/착함
"원우야, 마음 정리 될 때 까지 우리 집에 있어."

전정국/24세/태형의 동거인&애인/형을 아낌/민규의 친구
"...그래서, 그냥 그렇게 나와서 이꼴이라고? 형 미쳤..아니, 아니...내가 무슨 소릴 하는거야....미안.."

백은서/22세/민규의 여친/악역 아님/민규와친한 형이라는 이유로 원우에게도 잘해주려 노력함
"원우씨..? 원우 오빠라고 불러도 돼요? 같이 이것 좀 먹어요!"
특이사항 : 민규와 원우가 사귀고 있었는지 모른다. 민규가 원우를 그저 동거하는 친한 형이라고 소개.
아이즈원 민주님의 사진을 사용했습니다. 문제될 시 사진 내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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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물 관계도 요약 - ❤연인 💛가족 🖤권태기
은서❤민규🖤원우
정국💛원우
태형💛민규
정국❤태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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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장편을 시작했습니다!!
제가 계속 써보고 싶었던 주제라 좀 설레네요(?)
참고로 말하지만 은서는 악역이 아니에요ㅠ
그저 민규에게 속은 가련한 어린양....
이번 작품에서 민규가 많이 쓰레기로 나올 예정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