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규는 한 나라의 왕이다.그리고 지훈은 그 왕의 비,즉 황후이다.나와 민규의 첫인상은 좋지않았다.솔직히 말해 최악이었다.민규도 나도 원치 않아했던 결혼이었다.그저 가문을 위해서 했던 거의 강제에 가까웠던 결혼이었다.하지만 민규와 동거동락하며 민규는 지훈이 생각했던 것보다 더 자상하다는 것을 알게되었다.그도 원해서 한 결혼이 아니었을텐데 내게 싫은 소리 한번하지않았고 언제나 날 배려해주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그래서 나도 모르게 호감이 갔고 민규도 내 마음과 같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그 후 우리는 이 삭악하고 어려운 궁생활을 서로에게 의지하며 지내고있었다.
"지훈아"
"네?폐하"
"우리 둘뿐인데 계속 폐하라고 부를꺼야?"
"알았어 민규야 근데 왜 불렀어?"
"오늘 일 일찍 끝날 것 같은데 일 끝나고 오랜만에 둘이서 산책하자"
"나야 좋지,언제나 바쁜 우리 남편님이 날 위해 이렇게 시간을 내주신다는데"
"그럼 내가 끝나고 부인을 찾아가지"
"기다릴게요"
지훈은 일하러가는 민규의 뒷모습을 보며 손을 흔들었다.지훈은 저녁에 민규와 함께보낼 시간을 상상하니 절로 콧노래가 나왔다.마침내 지훈이 기다리고 기다리던 저녁시간이 다가왔고 민규가 지훈을 데리러왔다.
"부인,나 왔소"
"생각보다 빨리 왔네"
"우리 지훈이가 기다릴까봐 내가 최대한 빨리 왔지"
"근데 우리 호위무사도 없이 다녀도 괜찮은 거야?"
"괜찮아 궁안이잖아 그리고 지금 우리 주위에 호위무사들이 안 보이게 숨어있어 그러니 걱정마"
둘은 산책을 하며 도란도란 얘기를 나눴다.오랜만에 즐기는 둘만의 시간이라 민규와 나는 한껏 들떠있었다.
그래서인지 둘은 서로에게만 집중하여 주변은 보이지 않고 주변소리또한 들리지않았다.
"거기 서라!"
"뭐지?"
어느새 둘은 칼을 든 자객들에게 둘러싸여있었다.
"너희들을 누가 보냈지?"
"어차피 죽을 텐데 꼭 알아야하나?그냥 죽어"
칼을 든 자객들은 일제히 민규와 지훈이에게 달려들었고 숨어있던 호위들도 나와서 자객들과 맞서기 시작했다.어느새 아름다웠던 풍경들은 자객들과 호위무사들이 뒤엉켜 싸우며 어느새 아수라장이 되어버렸다.그 아수라장속에서 자객 중 하나는 민규에게 칼을 휘둘렀다.민규는 칼에 찔릴 줄 알고 눈을 감는데 아무 고통이 느껴지지 않자 눈을 슬그머니 뜬다.그런데 앞에 자신대신 칼에 찔려 쓰러져있는 지훈이 보이자 민규는 쓰러져있는 지훈을 안고 눈물을 흘린다.그것을 본 지훈은 눈이 감김에도 불구하고 손으로 민규의 눈물을 닦아주었다.
"괜..찮아, 민규야....내 님은 다...음생도 다..다음..생도 너니까 걱..정하지....마"
지훈은 그 한마디를 남기고 눈을 감는다.그리고 민규는 아직은 따뜻한 지훈이의 시체를 안고 울부짖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