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사람들이 무서웠다.자세히 말하자면 사람들이 날 버리고 떠나버리는 것이 무서워 아무것도 아니라는 듯 쓰다 버리는 그런 존재가 되는 것이 무서워 일부러 사람들에게 가시를 세우며 경계했다.그렇게 나는 혼자가 되었다.친구는 없는 외톨이,반의 은따가 되었다.하지만 또 외로운 것은 싫었다.언제나 당연하다는 듯이 혼자인 게 무섭고 너무 외로워서 난 진짜 나의 모습을 가리고 하루하루 거짓된 모습을 연기하며 살기로했다.사람들이 바라는 모습으로 사람들이 원하는 모습으로.......
그렇게 난 공부도 잘하고 언제나 웃으며 배려도 잘 하는 그런 모습을 연기하기 시작했다.그렇게 연기를 해서 많은 사람들은 날 사랑하게 되었다.하지만 사람들이 사랑하는 모습은 진짜 내가 아니었다.그냥 내가 만들어낸 가짜의 나일뿐이다.하지만 나는 이 상황에 만족하고있다.혼자가 아니니까.진짜 내가 아니더라도 사람들이 날 사랑해주니까.그리고 마침내 내가 언제나 사랑을 갈구하던 사람들에게도 사랑받을 수 있게 됐으니까.....
"뭐? 또 반애들하고 싸웠니? 너 나중에 커서 뭐가 되려그래.그래 내 잘못이지 내 잘못이야 널 이렇게 키운 내잘못"
"아니 엄마 걔들이 먼저 내 욕했는데....."
"걔들이 그냥 먼저 널 욕했겠어.어? 되돌아보면 네 잘못도 있을거야.그리고 네가 먼저 다가가지 않으니 친구가 없는거야.좀 네가 다가가 그리고 좀 웃으면서 밝게.... "
또다.언제나날 감싸주긴 커녕 날 욕하고 때린 애들은 감싸주고 맨날 내게만 바뀌라고하고 내게만 문제가 있다는듯 문제아 취급하는 엄마였다.하지만 그것보다 더 힘들었던 건 엄마가 날 낳고 키운 것 자체가 잘못인 듯 날 낳고 키운 걸 후회하고 부정하던 엄마였다.아빠는 언제나 날 보면 보기도 싫다는 듯 눈을 흘기며 혀를 차고는 가버린다.언제나 그런 부모님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지훈아,뭐 먹고싶은 거 있니? 엄마가 뭐든 해줄게"
"아냐 엄마 그냥 집에 있는 반찬하고 밥 먹자"
"아냐아냐,울 아들 이번에 또 하나빼고 올백이라며 먹고싶은 거 다 해줄게 아니다 오랜만에 외식이라도 할까?"
언제나 날 볼때는 근신과 걱정이 떠나가지 않았던 엄마의 얼굴에는 이제 웃음꽃이 떠나가지 않았다.그리고 이제 아빠는 시험을 잘 보고올때면 봉투에 용돈을 두둑히 넣어 내 책상에 올려놓곤 했다.이제 나만 없으면 행복할 것 같은 가족은 나로 인해서 더 없이 화목해졌다.당연히 공부하는 것은 힘들었다.언제나 그 큰 기대를 채우기위해 밤낮없이 공부했다.힘든 일이었지만 언제나 엄마의 말을 듣고 내가 정말 쓸모없는 존재일까? 그냥 내가 죽어버리는 게 맞나 싶어 자살을 수십번씩 생각했다가 용기가 없어 자살조차 못하는 그런 나를 자책하던 하루하루보단 힘들지않았다.그리고 이제는 뒤에서 나에 대해 수근대던 애들도 날 욕하고 때리던 애들도.....
"지훈아,나 학교숙제를 못해서 그런데 보여줘라~"
"안돼.내가 먼저야"
"사이좋게 같이 봐"
"지훈아 진짜 고마워 넌 진짜 착한 것 같아"
"야!이지훈 놀자"
"알겠어,갈게"
나에게 숙제를 보여달라는 둥 같이 놀자는 둥 나랑 친해지고 싶어했다.그럴 때마다 나는 거짓웃음을 지으며 애들을 상대했다.그러던 어느날 우리 학교에 전학생이 왔다.그리고 그 전학생을 보자마자 나는 알 수 있었다.
"안녕,난 권순영이라고해.친하게 지내자"
너도 나와 같은 분류구나....
언제나 거짓웃음을 지으며 거짓된 삶을 연기하는 그런 분류.나는 그런 전학생에게 동질감을 느껴 먼저 다가가 인사했다.
"안녕,나는 이지훈이라고해"
"안녕 지훈아"
거짓웃음을 지으며 내민 손에 너도 거짓웃음을 지으며 악수해주었다.어느새 우린 친해지게 되었고 서로에게 호감또한 가지게되었다.사실 나와 너무나도 닮았던 너였기에 호기심을 갖게되고 호감또한 갖게된 것 같다.
그리고 내가 네게 가진 감정이 호감이고 널 좋아한다는 걸 알았을 때 나는 네게 고백했다.이유는 딱히없다.그냥 널 놓치고 싶지 않았고 좋아하기에 네게 고백했던 것이다.
"수녕아,좋아해.나랑 사귈래?"
"좋아.나도 좋아해 사귀자"
네가 특유의 눈웃음을 지으며 내 고백을 수락했다.그렇게 우린 사귀게 되었고 겉으로만 보면 평범해보이는 커플이었다.하지만 우린 서로에게 진짜 자신의 모습을 보여주지 않았다.순영이도 진짜 자신의 모습을 보여주지않았고 나도 그런 못난 나를 보여줘야하는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게 되었다.하지만 너와 사귈 수룩 지금 우리의 관계가 진짜인건지 헷갈렸다.내가 진정 너의 진짜 모습을 사랑하는 걸까 아니면 너의 꾸며낸 가짜의 모습을 사랑하는 걸까.그리고 너또한 진짜 날 사랑하는걸까 아니면 내가 꾸며낸 가짜의 날 사랑하는 걸까 우리의 이 관계는 진짜인건가? 점점 헷갈리기 시작했다.하지만 나는 그런 물음을 가지고 너랑 사귈 수 밖에 없다.왜냐면 널 좋아하니까......
너또한 그렇겠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