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 내놔”
“뭘 모르네 먼저 잡는 사람이 임자인거 모르냐?”
“와... 나쁜놈”
칠판을 빤히 쳐다보고 있을 때 내 손에 따뜻한 무언가가 닿았다.
잠깐이 아닌 꽤 오래동안 따뜻한 무언가가 느껴져 손쪽을 보니 누군가가 내 손을 잡고 있었다. 손을 따라 쭉 올라가니 이석민이 내 손을 잡고 있었다.
“야 은다”
“어?”
“너”
아 망했다라고 생각하는 순간
“너도 와서 그려”
"아, 응"
매번 이석민이 학교에서 손을 잡을 때마다 이런 식으로 넘어갔었다. 전혀 들키지 않고. 또 다른 상황을 보여주자면
우리 반 반장 즉 회장인 이석민과 부반장 즉 부회장인 내가 학급회의를 가던 날
책상 밑에서 긴장해 뜯고 있던 내 손을 잡았는데 하필 그때 전교회장이 샤프를 떨어트려 밑으로 고개를 내렸었다. 얼른 손을 빼고 회의에 집중해 들키지 않았다. 그렇게 학교에서 생활하던 어느 날이였다.
“야 은다빈 너가 어제 청소당번이였잖아 그러니까 네가 뺏어간거지”
“난 그걸 좋아하지도 않고 훔친적도 없어”
“내 친구들이 봤데”
“그걸 어떻게 믿는데”
“애가 내꺼 뺏어가는거 본사람 손?”
“봐 내 친구들은 다 들잖아”
“날 죄인으로 만들려고 네가 짠거잖아 무언가를 준다고 하고”
“아니라니까 이게 진짜”
“엇? 반장”

“무슨 일인데 손지검을 할려고 할까?”
“애가 내꺼 훔쳐갔어 어제까지만 해도 있었거든? 지금은 일교시도 시작 안했고 그럼 어제 있던 사람인데 마지막에 간 사람은 은다빈이잖아 그 전까지만 해도 있었단 말이야”
“본 사람이 있데?”
“어 내 친구들”
“그래? 근데 있지 애 안 훔쳤어”
“어? 네가 그걸 어떻게 증명해?”
“내가 애랑 같이 있었으니까 끝까지”
“뭐?”
“니, 니가 왜 애랑 있어?”
“애랑 같이 하교하니까”
“왜? 학원이 같아?”
“아니”
“그럼 왜 앨 기다리는데 이 쓰레기 같은 년이랑”
“야 이석민”
“뭐? 쓰레기 같은 년이라고?”
“ㅎ 어이없어”
“맞잖아 아니야?”

“남의 애인한테 너무 말이 심하네”
“뭐? 애, 애인이라고?”
"석민아... 하.."
“앤 아니고 난 아까 네가 니 사물함에 넣는걸 봤는데? 꽤 일찍 와서 하더라”
여우은이 나간걸 확인하고 나서야 석민이는 뒤를 돌아봤다.
“은다빈 괜찮아?”
“다행이다... 나 오기 전에 맞지는 않았지?”
“어 안 맞았어 근데... 너무 무서웠어”

“하여간 쌘척은 다하면서 쫄기는 잘 쫄아요”
“우이쒸 너 나빠”
글을 본 아이들은 하나 둘씩 우리반 앞으로 모이기 시작했다.
“그럼 이제 너한테 스퀸십 많이해도 되겠네? 다 아니까?”
“어째 불안하다 이석민”
“이제 네가 내꺼라는 완벽한 증거가 있고 니가 내꺼라는걸 모두가 알게되서 좋다 아무도 못 건들잖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