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끼익-)
(쿵-)
(삐뽀-삐뽀-)
“안 돼....!”
.
.
“하...하...”
“또...“
나는 몇년 동안 같은 꿈을 꾼다. 계속 반복되는 꿈.
이 꿈을 처음 꿨던 건 중학생 때였다.
‘여긴... 어디지?’
‘처음 보는 곳인데... 뭔가 더 발전된 도시 같은 곳이네..’
꿈 속에서 본 그 장소는 처음 보는 도시였다.
마치 적어도 내가 살고 있는 현실보다 더 미래적인 느낌이었다.
너무나 높은 건물들이 넘쳐나고 도로도 너무나 넓은 사거리의 한 횡단보도 앞에 서 있는 나였다.
주변의 소리는 전혀 들리지 않았고 세상은 흑백과도 같았다.

“여기는 뭘까....”
혼자서 중얼거리기도 잠시 눈 앞에 펼쳐진 광경에 나는 그대로 주저앉아 버렸다.
아직 초록불로 바뀌지 않은 횡단보도의 신호등은 붉은 빛이 비춰져 있었고 붉은 빛이 초록 빛으로 바뀌기 직전임에도 빠르게 달려오던 차 한대가 있었다.
그 앞으로 들고 있던 것을 떨어뜨린 건지 너무나 작은 아이 하나가 도로로 향했고 그 순간 그 아이는 내 시야에서 사라졌다.
다음 날에도 그 다음 날, 또 다음 날도
나는 이 꿈을 꾼다.
안 그래도 힘든 내 인생인데 꿈마저 최악이다.
그 덕분에 나는 하루하루 지쳐갔다.

꿈에서 보이는 그 아이는 누구고 대체 나한테 왜 이러는가 묻고 싶었지만 다가가기도 전에 그 아이는 이미 내 시야에서 자꾸만 사라져갔다.
이 꿈을 꾼지 몇달 째 되던 때였다.
나는 이 꿈에 대해 한 가지 알아낸 것이 있었다.
분명 같은 장면이 반복되고 있지만 내가 다르게 행동할 수록 결과가 조금씩 변해간다는 것이었다.
하루는 조금 거리가 있는 곳에서 눈을 떴고 더 빠르게 그 순간에 도착하기 위해 뛰어보기도 하고, 자전거를 타보기도 하고 사람들에게 제발 저 애 좀 구해달라고 소리를 외쳐봤다.
하지만 그 결과 조차도 결국은 그 아이의 죽음이거나 나의 죽음일 뿐이었다.
어느덧 고등학생이 된 나는 한 동안 그 꿈을 꾸지 않았다. 이전보다는 나의 삶이 나아졌다고 판단이 들어서 그런 것일까?
고등학교 2학년 때 다시 한번 그 꿈을 반복해서 꾸었을 때 이전과 달랐던 점은 주변 소리가 들리고 모든 게 흑백이 아닌 형형색색의 배경이었다.
여러 소리가 겹쳐져 시끌벅적한데 물 속에서 소리를 듣는 것같이 먹먹한 소리들로 귀가 아플 지경이었고 여전히 그 꿈에선 한 아이가 사고를 당한다.
나는 자라고 있는데 그 아이는 몇년 째 같은 키에 같은 나이인 듯하다. 고작 해봐야 4살이나 5살정도 되어 보이는 저 아이를 내가 살릴 수 있는 날이 올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