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고속 재혼정한
W : 미립
이사님, 여기 보고서 다 작성했습니다./00
네. 흐음....다시 해오세요./정한
이게...도대체 몇번을 다시 쓰는 겁니까..?/00
마음에 안 들어서 그러는 건데 왜이렇게 예민하게
굽니까, 0팀장?/정한
...야, 윤정한. 작작해라./00
상사한테 뭐라고 하셨습니까?/정한
윤정한은 내 전남편이다.
결혼해서 꽁냥대며 산 날도 1년 남짓이었어서
9개월 전에 이혼한 전남편.
직장도 같은데 게다가 부서도 같으니 미칠 노릇이다.
작작하라고. 너 이렇게 공과 사 구분 못하는 애
아니잖아./00
여기 회사입니다./정한
....6시 퇴근 시간이야./00
그래도 아직 회사 안인데 말입니다./정한
다시 해오시죠....네./00
'그래... 너도 같이 야근하자..' 하는 마음으로
타자만 두들이고 있는데 갑자기 내 책상에 커피
하나가 놓였다.
뒤를 돌아보니 웃으며 본인 커피를 들어 보이는
남자 동기였다. 나는 반가운 마음에 왜 아직까지 회사에 있냐고 물었고 동기는 놓고 온 게 있다고
대답했다.
그런데 본인 물건을 챙기고도 회사를 나가지 않아서 난 의아해하며 왜 안 가냐고 물었다. 그러니
동기는 또다시 해맑게 웃으며
너랑 같이 가려고!/동기
라고 답했다.
나? 나 이사님 마음에 들 때까지 보고서 써야돼서엄청 늦을 수도 있는데?/00
기다리지, 뭐ㅎㅎ/동기
기다리지 말고 먼저 가~/00
안 돼! 나 오늘 너한테 고백할 거란 말이야!/동기
난 순간 벙쪄있었다.
하지만 금방 정신을 차리고 아무런 말이라도 했다.
.....어? 장난치지 마~/00
장난치는 거 아닌데? 진짜야, 나 너 좋ㅇ/동기
그 말하지 마시죠./정한
갑자기 윤정한이, 전남편 윤정한이 동기의 고백을막았다.
이..사님? 왜..?/동기
그래서 동기도 나도 놀라고 있을 때 윤정한은
눈 하나 깜짝하지 않고 꿋꿋이 본인의 말을 이어갔다.
왜긴 왜에요. 00씨 남편이 저인데./정한
윤정한의 뻔뻔함에 어이가 없었지만 순간 심장이 두근댔다.
이혼하셨으니까 남이잖아요. 그런데 고백 한번 못 합니까?/동기
네. 못합니다./정한
허..왜죠?/동기
이제 저희 다시 재혼할 거니깐요./정한
그리고 진짜 어이가 없었고 어이없게도 설렜다.
그치, 여보야?ㅎ
아무래도 난 윤정한에게만 내 심장이 뛰나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