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다, 오늘 크리스마스지?"
"정한이 깜짝 파티 해야하는데..."
오늘은 눈이 내리는 12월 25일이다. 정한이가 유독 좋아하던 크리스마스인 만큼, 멋진 선물을 줘야겠다. 나는 정한이와 대화를 나누던 문자 방에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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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11월 2일
⠀⠀⠀ ⠀⠀⠀⠀⠀⠀ ⠀⠀⠀ ⠀⠀⠀ ⠀ ₁ 정한아 잘 지내?
⠀⠀⠀ ⠀⠀⠀ ⠀⠀⠀ ⠀⠀⠀ ⠀⠀⠀ ⠀⠀⠀⠀₁⠀ 꼭 만나자.
2023년 12월 25일
⠀⠀⠀ ⠀⠀ ⠀⠀₁ 정한아! 이따가 6시에 우리집으로 와.
⠀⠀⠀ ⠀⠀⠀ ⠀⠀⠀ ⠀⠀⠀ ⠀₁⠀오늘은 크리스마스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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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장을 보러 가야겠다. 정한이가 좋아하는 음식도 하고, 갖고 싶어 했던 것도 사야겠다. 한참 뒤, 6시가 되었다. 그리고 7시, 8시가 되어도 정한이는 오지 않았다.
"그래, 이렇게 하면 뭐해. 어차피 안 오는데."
밖은 여전히 춥다. 정한이가 없는 내 곁처럼. 내가 딛고 있는 시멘트 바닥도. 발가락 사이에 들어오는 눈도. 매섭게 부는 바람도.
(쿵-)
하지만, 나의 몸이 떨어진 그 곳만은 따듯했다.
"2023년 12월 25일 20시 10분, 김여주 환자 사망하셨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