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븐틴 단편 모음집

「고백데이」 (석민&찬)

(띠리리- 띠리리-)

"네 여보세요? 아, 네. 네, 알겠습니다-"


하- 한숨을 쉬며 의자의 등받이에 바짝 기대 누워 텅 빈 사무실 천장만을 바라봤다. 눈을 감으면 높은 하늘을 보는 것만 같은데, 왜 난 여기 갇혀있어야 할까. 자신이 쓸모 없다 생각하는 찬이 다시 일을 시작하려 꼿꼿이 앉아 보지만, 어깨가 뻐근해 앉지 못한다... 는 너무 핑계같나?


"중찬 씨, 뭐해요?"

"아, 누ㄱ"


의자에 누워있던 찬이 고개를 들자, 석민이 보였다.


석민은 이 회사의 최대 에이스, 아니 인기 있는 직원,
아니 그 이상인. 오죽하면 이 회사 모든 직원의 롤모델일까.


"아, 안녕하세요."
 
"중찬 씨, 뭐 힘든 거 있어요? 내가 도와줄게."
 
"아뇨, 그냥..."

"잠깐 나 따라올 수 있어요?"
 
 

















회사 탕비실, 역시나 아무도 없었다.







"중찬 씨, 정말 힘들면 얘기해요. 도와줄 수 있으니까."

"에이, 번거롭게 얘기는 무슨."

"정말로, 진짜 얘기해줘요. 부탁이야."

"알았어요, 오늘은 별로 안 힘들어요. 됐죠?"

"그래요, 안 힘드니 다행이네요!"


"그나저나 야근을 많이 해요? 엄청 피곤해보이는데."

"아, 일처리가 좀 느린가봐요."


라며 찬은 멋쩍게 웃는다.



"힘들 땐 푹 쉬어요. 아무도 뭐라 안 하니까.



"맞다, 내일 고백데이인건 알아요?"



머릿속으로 생각하던 찬은 다시 입을 뗐다.


"아, 정말요? 벌써 시간이 그렇게 갔나..."

"일을 얼마나 하면 그래요? 좀 쉬라니까요."

"아니에요, 몇번 안 쉰다고 문제 있을까요?"

"있죠, 중찬 씨 건강 안 챙길 거예요?"



"음, 그건 생각 못했네요."

(이이잉-)

"앗, 잠시만요."





"네, 네 팀장님. 아, 네 알겠습니다-"




"저 가봐야겠어요."

"아, 커피 가져가요. 중찬 씨 거니깐,"

"감사합니다, 잘 마실게요."



















다음날, 드디어 그 고백데이인가?


안 봐도 비디오지, 석민 대리님 책상은 선물 상자가 쌓일 거라고.










"아, 중찬 씨. 일찍 왔네요?"

"아... 네,"

"역시 중찬 씨에요."

"여기 대리님이랑 저 밖에 없어요?"

"그쵸,"

"근데 이건 뭐예요?"





찬이 책상에 있는 선물상자를 들곤 말했다.
지금 이 회사에 석민과 찬 밖에 없는데...?






"그거요? 제가 놨어요."

"왜...요?"

"왜냐니요, 아 어제 제가 했던 말 기억 안나세요?"




"오늘 고백데이라구요."








"고백한 거잖아요, 내가. 이중찬 씨한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