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영은 밤마다 이상한 일이 생긴다.
뭔 일인지 파악은 안되지만,
"야, 나 밤마다 이상한 일이 생겨..."
"엥, 뭔 일?"
"침대 밑에서 괴물이라도 나오냐?"
"잠이 들 때쯤이면... 어디론가 이동하는데,"
"꿈이 아니야. 볼 꼬집었는데도 아프다고!"
"착각이겠지, 어디 한 번 자세하게 말해봐."
순영의 가장 친한 친구,
지훈과 대화를 나눴다.
"밤마다 졸아서 잠에 들 때쯤..?"
"어디론가 이동하는데, 음.. 맞아.."
"세상이, 흑백이야."

"풉- 흑백? 말이 되냐?ㅋㅋㅋ"
"아, 진짜 도움 더럽게 안 되네!"
"됐어... 널 믿은 게 죄지, 꺼져-"
그날 밤,

"이거 진짜라니까...!"
순영은 명확한 증거를 위해 옷장 위에
침대를 비추는 각도로 휴대폰의 카메라를 켜놓았다.
"후,"
그렇게 서서히 잠에 들었다.

"왔어?"
어디론가... 깨어났는데...?
여기, 분명 집이잖아..!
"야, 똑바로 불어."
"여기 어디야."
"야아, 왜 그래..."
"갑자기 이렇게 사람이 포악해져도 되나?ㅎ"
이렇게 능글맞게 멘트쳐도 되나?
대가리 확 쳐ㅂ
"어디냐고!!!"
"진정해, 여긴 그냥 네 집이야~!"
"...뭐?"
"내.. 집??"
"네 집이라니까?"
"둘러보던가~"
파란 소파, 침대, 옷장... 위에 카메라.
모든 게 우리 집과 일치했다.
"너... 뭘 어떻게 한 거야?"

"오해하지마, 난 네가 만들어낸 가상의 사람이야."
뭐? 말이 돼??!!
순영은 결국 빼액- 소리를 질렀다.
"크흠, 순영아."
"뭐야 당신, 내 이름은 어떻게 아는데?"
"말했잖아! 난 지금까지 너와 같이 살았어!"
"너가 태어나고 난 후, 감정이란 걸 알고,
사건을 판단할 수 있고, 상상까지 할 수 있게 되던."
"그 모든 너의 일상을 함께 보냈다고,"
"그니까 정리하자면."
"난 너의 상상 속 친구야."
"그럼, 내가 널 만든거야..?"
"응, 너가 날 만들었지."
"너가 없었다면 난 여기 있지 못했어."
"나 가볼게."
"잠깐, 근데..."
"넌 어떻게 큰거야..?"
"나? 너의 동심으로."
.
"너의 마음 한 구석 깊이 있던 동심으로."
.
"근데 자꾸 동심이 없어지잖아..."
"난 죽어버릴지도 몰ㄹ-"
거대한 빛이 쏟아지더니,
그대로 그는 없어졌다.
이게... 대체...
일단 서둘러 휴대폰 영상부터 확인했다.
"이게 뭐야!"
그가 온 부분만, 멀끔히 녹화 되지 않은 것이다.
왜...?
분명 난 봤는데.
다음 날, 아침
오늘따라 기분이 무거워 보이는 순영에,
지훈은 눈치만 보인다.
"야, 너 괜찮아?"
"응, 괜찮아."
"뭔 일 진짜 있..."
"설마 그게 진짜라고?"
"아 몰라! 그냥 이상해 다."
"어제 밤에도 그랬어?"
"아니, 자기가 내 동심에서 나온 애라잖아."
"나 없었으면 자기도 없다고."
"너 진짜 이상해.."
"이리와. 내가 좋은 무당집 데려가줄게."
"야 이 ㅅㄲ야 무당을 왜 찾아ㄱ"
"야 여기가 어딘ㄷ"
"쉿, 조용."
"내 지인임, 믿진 말고."
..? 뭐야, 용하다며...?
"어서와! 오, 이지훈이네?"
"오랜만이네!"
"어쩐 일로?"
"얘가 요즘 이상해."
"이름?"
·
·
·
"너, 어렸을 적에 이상한 짓 했어?"
"네 안의 요상한 것이, 너를 헤집을거야."
"네가 놀아나는 수 밖에 없겠네."
"그냥, 맞춰줘."
"윤정한한테."
"네? 윤정한...?"
"윤정한이 누ㄱ..."
"있잖아,"
"네 마음 속 동심을 먹고 사는 사람."
"걘 악귀란 거, 잊지 말고."
"걔 이름이... 윤정한...?"
"이제 볼 거 없어, 가."
그 날 밤,
"후.... 이젠 정말 어쩔 수 없네."
그리곤 잠들었다.

"나 왔어!"
"야, 윤정한."
"어..? 내 이름을... 어떻ㄱ...."
"되게 좋은 친군줄 알았더니만,"
"악귀라며?"
"야, 너 그걸 어떻ㄱ..."
"무당이 알려주더라."
"동심 그깟 거 먹고 사니까, 좋냐?"
"뭐..?!"
"윤정한,"
"그냥 죽어."
"야, 네가 어떻게 나한테 그래....!"
"너.... 으윽..."

"아파... 제발 그만해..."
"미안, 정한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