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븐틴 단편 모음집

「은밀한 과자가게」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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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밀한 과자가게에서 일할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조건 :

만 19세 미만, 만 14세 이상.


기한 :

언제나 여러분을 환영합니다!


시급 :

1개월/10만원


장소 :

은빛마을 입구에서 오른쪽 부근에 있습니다!

은밀한 과자가게에서 일할 여러분들을 기다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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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값하는 건가...? 정말 은밀하게 우리 집 앞에 떨어져 있던 아르바이트 전단지다. 조건은 간단하고... 시급이 10만 원? 예상보다 훨씬 많은 시급에 사람들이 몰릴 게 뻔하다. 그런데 어쩌겠어. 지금 난 돈이 매우 급한 상황이다. 수상하다고 생각하지만, 이미 난 과자가게의 앞이다. 여기서 집까진 굉장히 멀어서, 되돌아갈 수도 없다.



[끼익-]



"실례합니다."



문을 열고 들어서니 달콤한 과자 향기와 따듯한 분위기가 나를 사로잡았다. 과자가 진열된 진열대 옆에 카운터가 있었다. 과자가게는 굉장히 편안한 분위기였다. 카운터 옆 의자엔 한 남자가 앉아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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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슨 일로 오셨나요? 저희 오픈하려면 조금 멀었는데."


남자가 말했다.



"전단지 보고 왔는데요...! 아직 뽑으시죠?"


"아, 네. 아직 뽑죠."

"면접이라도 보실래요?"



"면접이라도 보실래요?" 안 봐도 된다는 뜻인 건가...? 아무래도 일단 아르바이트 경험이 많은 나로선 보는 게 좋다고 생각한다.




"이쪽에 앉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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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살이신거죠?"


"올해 17살이에요, 만으로는 16살이고요."


"음, 무슨 목적으로 오셨죠?"


"사실은 돈이 조금 필요해서요, 하지만 열심히 일할 수는 있어요!"



"아," 남자는 빈정대는 느낌으로 옅은 웃음을 지었다.



"그럼 마지막으로, 아르바이트 계약기간이 있는데요."

"6개월이에요, 대신 3개월 이하는 계약파기 못합니다."



남자는 카운터에 가서 서류 한 장을 들고 왔다.



"궁금한게 있는데, 혹시 사장님이신가요?"


"아뇨, 저도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습니다."


"그럼 몇 개월 하셨나요...?"


"1년 이상 했습니다."



생각지도 못한 기간에 잠시 놀랐다. 그리곤 다시 서류를 살폈다.
'6개월... 근데 3개월 이하는 계약파기 불가...?' 하지만 6개월 꽉 채우면 60만원이잖아? 나의 아르바이트 빅데이터로는 먼저 사장님을 봐야할 것 같다.



"혹시 사장님 언제 오세요? 그때 계약 진행하고 싶어서요."


"아, 예 그럼. 기다리세요."

"곧 오실 거에요."



일단 계약 진행 전에 직원의 정보를 알아둬야 좋지 않을까?



"이름이 뭐예요?"


"김민규입니다."



"그럼 나이는..."


"그쪽보다 1살 많아요."



"아···, 그럼 어디 학교 다니세요?"


"은빛고등학교요, 이쪽 사는 사람이면 다 거기 가지 않나?"


"아, 그런가...? 저도 다니거든요! 1학년 5반이에요!"


"저는 2학년 7반입니다."




[끼익-]




"민규야, 놀지 말랬···."


"사장님, 아르바이트 지원자 왔어요."


"음..."



방금 들어온 남자가 사장인 것 같다. 멀쩡해 보이니 조금 다행이다. 두 사람은 꽤 친밀해 보인다. 1년 이상 봐왔으니 안 친한 것도 이상하지. 사장인 것 같은 남자는 내 앞자리에 앉아 이것저것 물었다.



"이름이 뭐예요?"


"김여주예요."


"나이는요?"


"올해 17살이고, 만으로 16살이에요."


"민규한테 들어서 알겠지만 계약기간은 6개월이고 3개월 이하는 계약파기 못 합니다. 어떻게, 서명하실래요?"



고민이 많이 됐다. 이 남자들을 믿을 수 있을까? 믿을 만 한 사람들인가? 하지만, 계약한다면 적어도 30만원은 받을 수 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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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약 완료-, 이제 3개월 조금 뒤에야 파기 가능한 거 잊지 말고요."


"그, 사장님 혹시... 이름 좀 알려주세요."


"아, 내 이름?"

"최승철, 그냥 사장님이라고 불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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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 어차피 내가 너네보다 나이 많으니까 말 놓을게."

"민규랑 여주랑 통성명 했니?"


"음, 제 이름은 안 알려주긴 했는데요..."

"어느 정도 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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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왜 은밀한 과자가게예요?"


"아, 지하를 소개 안 해줬나?"

"따라와."



***



계단을 따라 내려온 이 곳은 과자가게의 지하실이다. 겨울이라 그런지 더 춥고 스산한 분위기다.



"우린 정상적인 재료가 아니니까, 함부로 먹지 마."


"재료가... 달라요...?"



뒤에서 민규... 그래, 민규 선배님이 귓가에 속삭였다.



"사장님은 무서우신 분이야, 조심해. 말로 안되면 폭력이거든."

"폭력의 최후가, 과자의 재료야."


"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