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설과 유해한 물건의 언급, 유혈, 폭력의 언급이 나오니 주의해주시길 바랍니다.)
"아 시발, 돼지 새끼 존나 무겁네."
"어휴, 술 냄새."
"아니, 얼마 동안 저 시궁창에서 버틴 거예요...?"
"저도 제가 대단하다 생각해요. 사장님 힘드시겠다."
***
드디어 다시 가게 지하실에 도착했다. 사장은 땀을 뻘뻘 흘리며 잠시 쉬고 있고, 민규 선배님은 날 걱정해 주고 있다.
"진짜 괜찮겠어요?"
"뭐가 괜찮아요? 쟤 죽이는 거? 그건 아무 상관도 없어요."
"피 튀겨서 더러워질까 봐 문제지."
"이야, 여주야. 너 정직원 해볼래? 시급 1.5배 줄게."
"아니, 형 그럼 난 뭔데..."
"나중에 생각해 볼게요."
"오, 근데 형 동생 하는 사이에요? 몰랐네."
"아니, 난 쟤랑 형 동생 사이 아닌데."
"아, 사장님 왜 그래요?"
"여주야, 일 시작해볼까?"
"네, 바로 가시죠."
사장은 마치 도축업자인 듯한 모습으로 이리저리 살피고 있다. 민규 선배님은 시무룩한 표정을 짓고 있지만, 아빠의 몸을 묶고 있다. 난 여기서 뭘 하면 되지?
"여주야, 원하는 방식이 있어?"
"음, 고통스럽지만 죽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차라리 날 죽여줘.' 느낌."
"오케이, 민규야. 너는 할 거 없니?"
"음, 이 새끼가 딸 때린 만큼 때려주세요."
"여주 맞은 만큼?"
"네."
"알았어, 접수해 주지."
"요즘 운동을 안 해서 근 손실이 났는데, 마침 또 샌드백이 왔네."
···
사장은 거친 숨을 내뱉으며 물었다.
"원하는 거 이거 맞아?"
"네, 요청사항을 잘 받아주셨네요."
"이야, 사장님 멋지다."
"멋지다는 반말이고 새끼야."
"멋있으시다."
사장은 그제야 인정한 듯 끄덕댔다.
"여주야, 얘한테 당했던 거 다 말해. 똑같이 해줄게."
"정말 다 말하면 날 새요."
"괜찮아. 진짜 말해."
"음... 술 병으로 머리 맞기, 그냥 맞기, 유리 파편에 찔리기, 파편 밟기, 집어던진 의자에 제대로 맞기, 의자로 밟히기, 욕설 듣기 등."
"다행히 날은 안 샜네, 다 말한 건 진 몰라도."
"자, 그대로 해보자."
사장은 내가 말한 그 순서대로 똑같이 해주었다. 속이 시원하고 통쾌했다.
···
(1년 뒤.)
***
나는 아직도 과자가게에 일한다. 집은 아직도 안 좋은 냄새가 나지만, 일단은 민규 선배님 집에 머물고 있긴 하다. 여전히 변함없는 가게는 가게의 순리대로 열심히 돌아가는 중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