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편소설(BL)
조직폭력배

しΗ口占
2021.09.07조회수 47
"하···오늘은 또 누구지?"
"오늘은 달뉴고에 재학 중인 전장국이라는 ㅅ···"
"그니까 고등학생을? 미쳤냐?"
"···보스 지시입니다."
내가 아무리 쓰레기라고 해도, 성인이 고등학생을 치는 게 말이나 되나. 평소라면 보스 지시라고 하면 그냥 따랐지만, 이전에는 느낌이 안 좋았다. 하기 싫었다. 왜 나한테 이런 일을 시켜, 나 이래 봬도 미성년자를 상대로 범죄는 안 저지르거든. 이거 나 안 해, 아니? 못해. 애초에 내가 이 조직과 계약을 하게 된 게, 미성년자 안 건드린다는 것을 조건으로 들어온 거 아니었나?
"TH 님, 한 번만요. 네? 안 하시면 저희 다 죽어요,"
"그럼 뒤지든가."
"ㅇ, 아니- 한 번만 저희 도와주시면 안 돼요?"
"내가? 왜? 나는 이거 진짜 하기 싫어. 죽어도 안 해."
"이번 일만 잘 끝내면 저 소고기 사드릴게요,"
"···약속 어기는 거 내가 제일 싫어하는 거 알지? 내가 이거 했는데 소고기 안 사주면, 너는 내 손으로 죽일 거야. 알겠어?"
"네네, 알겠어요."
나 김태형, 고기에 약한 남자. 젠장, 이거 진짜 괜찮은 거 맞겠지? 아니, 얘 조금 불쌍한데···내가 내 손으로 얘 겁나 세게 때려도 되는 거 맞아? 아아, 왜 이래? 나한테 감정 따위는 없어, 소고기를 받는데 애새끼 하나 못 죽이겠어?
"아씨. 여기서 기다리면 된다는데 왜 안 와, 짜증 나게."
그냥 돌아갈까? 싶을 때 내가 사진에서 보던 모습의 한 고등학생이 보였다. 틀림없이 전정국이었다. 이 새끼가 미성년자라고 조금 봐주려고 생각했는데 겁나 늦어? 천하의 김태형이 기다리는데 겁나 늦어? 너 나한테 죽었어.
"야. 니 전정국 맞지?"
"네, 맞는데요. 누구세요?"
"나? 니 기다리던 사람. 니 인생 살기 참 싫지? 나한테 그럼 오늘 죽으면 되겠네, 어?"
전정국이라는 애는 내 말에 울상이 되어있었고 나는 그런 그의 얼굴에 내 주먹을 가져다 댔는데 얘가 생각조다 예쁘네? 순간 움찔했다, 내가 이 애새끼한테 예쁘다고나 하고 앉아있다니.
"ㅈ, 저, 진짜, 주, 죽일, 거예요···?"
"···그러면 니를 내가 살리겠냐, 시발아?"
"···그라면 저 안 아프게 죽여주세요, 아무도 못 찾는 곳에 제 시신도 좀 숨겨주세요."
"뭐 이리 부탁 사항이 많지? 어?"
"···죄송해요,"
뭐야, 얘는. 다른 새끼들 같았으면 살려달라고 빌고, 빌고, 또 빌었을 텐데. 죽일 거라는 말에 안 아프게 죽이고 시신까지 유기하라고? 이러니까 죽이고 싶은 마음이 없어지는데? 너무 귀엽잖아, 데려다가 평생 나만 가지고 싶은 애였다.
"나 너 안 죽일래!"
"···네?"
"대신, 나랑 사귀자, 애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