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보고싶다.
너에게 하고싶은 말이 정말 많은데
차마 연락할 자신이 없어서
만나도 이 말들을 다 전할 자신도 없어서
이렇게 혼자 끄적여보고있어
"헤어지자."
"왜?"
...
"이제 너 만날 이유 없어."
넌 어이없다는 듯이 알겠다 대답했었지
사실 거짓말이었어.
나도 그때 내가 왜 그랬는지 모르겠다.
내가 널 좋아한다는걸
처음 네가 알게 됬을때는 이미 늦었었지.
넌 그때 첫 여자친구가 생긴지 겨우 이틀이었어.
정말 허탈하더라.
이럴거면 조금만 더 일찍 말해볼걸,
그래도 괜찮았어.
너랑 나는 여전히 좋은 친구였으니까.
친구들과 너는 몰랐겠지.
그렇게 너와 친구로 2년을 더 보내는 동안에도
내가 계속 너를 좋아했다는걸.
너를 잊어보려고
나 좋다는 남자들은 다 만났어.
당연히 오래가진 못했지만.
일부러 학교에 친한 선배를 좋아한다고 소문을 냈어.
그 선배, 나랑 본인 친구를 계속 사귄다고 엮었잖아.
그래서 차라리 저 선배를 좋아한다고 하면
소문도 덮이고 너를 좋아하는 것도 계속 숨길 수 있겠구나 싶었어.
아쉽게도 그것도 오래가진 못했다 그치
그리고 너는 그 2년동안 너의 첫여자친구와 계속 잘 사귀었지.
아담하고 단발이 잘 어울리는 정말 귀여웠던 그 애 말이야.
근데 네가 겨울방학에 나한테 그랬잖아.
연애가 연애같지 않다며
처음 사귈때부터 좋아해서 사귄게 아니라고
그냥 잘 모르던 애에서 친구가 된 느낌이라고
이게 연앤지 뭔지 모르겠다고
그래서 내가 처음엔 네가 첫연애라 그런게 아닐까
그 애 정말 좋은애 아니냐 내가 봐도 정말 귀엽다
그렇게 말했지 그런데도 넌 그 연애가 마음에 들지 않다길래
조금 짜증이 나서 그럴거면 왜 사귀냐고
좋아하지도 않는게 사귀는게 말이되냐고
차라리 헤어지라고 그랬었는데
지금 생각하니까 내가 그런말을 했다는게 어이없네.
사실 나 그때 속으로 네가 그 애와 헤어지길 바랬어.
근데 네가 다음날 그 애와 헤어졌다길래 놀랐어.
우리 그 겨울방학에 매일 친구들과 만났었지.
너희 정말 덤덤하게 아무렇지도 않게 헤어졌더라.
너흰 오래전부터 헤어졌어야 했다고
내 속이 다 후련하다고
친구들이 모두 똑같이 말했었지.
그렇게 우린 개학했어.
그 학기에는 사실 너에 대한 마음이 거의 접혀가고 있었어.
정말 친한 친구가 될 수 있을것같았어.
근데 넌 아니었나봐.
비가 오던 날, 마침 내가 우산을 안가져온 날,
난 지나가는 친구들마다 우산좀 씌워달라 부탁하고 있었어.
물론 너에게도 아무렇지 않게 그렇게 물어봤어.
생각보다 순순히 네가 우산을 씌워주며
데려다 주겠다 했지.
그 날, 비가 와서 그랬는지 우산을 쓰느라 붙어서 그랬는지
원래 진하게 풍기던 너의 향기가 유난히 훨씬 강했어.
그래 아마 그 향기 때문이었을거야.
내 머릿속이 빙빙 돈 게.
그 날도 기억해?
반 친구들이 우르르 우리집에 놀러온 날.
집이 거의 학교앞이었다고 할 정도로 우리집은 학교랑 가까웠어.
그래서 친구들이 자주 놀러왔었고
그 날도 평소처럼 친구들과 너는 우리집에 와서
라면을 먹고 놀다가 버스 시간대로 집에 갔지.
근데 네가 이상하게 안가겠다고 떼를 쓰고 끝까지 남아
나랑 카드게임했잖아.
그때도 나는 눈치없이 몰랐어.
그리고 그 뒤
한창 내가 외롭다며 찡찡거리고 친구들에게
"나랑 사귈래?"하고 장난치고 다녔었었지
우리가 사귀게 된 그날도 우리는 바닥에 구르며 장난치고 있었어.
그러다 내가 지쳐서 그냥 바닥에 앉아서 지나다니는 애들에게
또 사귀자고 장난을 치고있었고,
그냥 내 눈 앞에 있었던 너에게도 그렇게 장난을 쳤어.
근데 네가 웃으며 "진짜?"라고 묻길래
나는 조금 당황했지만 네가 장난 치는줄알고
"진짜!!!"라며 맏밪아쳤지.
그랬더니 네가 장난처럼 내 폰을 가지고 도망갔어.
나는 늘 그랬는 내놓으라며 쫒아갔지.
그렇게 학교 뒤편 공터에서 네가 나에게 고백했잖아.
장난 아니고 진짜로 사귀자고.
그렇게 사귀고 우리 조금 어색했지만
정말 꽁냥꽁냥 잘 만났어.
그 후 2박 3일 수학여행때도 1박 2일 체험학습 때도 꼭 붙어다니며
커플인거 막 티내고 다녔지.
그때, 진짜 좋았는데...
우리가 헤어질땐 여름방학이었지.
사실 나도 그때 내가 왜 헤어지자 했는지 이제는 기억이 잘 안나.
그냥 무서웠어 우리 사귀는 동안 넌 모르겠지만
다들 나에게 너랑 왜 사귀냐고 자꾸 물어봤어.
근데 알잖아 나 자존감 낮은거
그게 자꾸 내가 너에게 너무 모자란 사람인것처럼 느끼게 했어.
헤어질 때
왜냐고 물으면 어떻게 대답할 지 엄청 고민했는데
나도 모르게 그렇게 모진말을 해버렸어
미안해 그렇게 말하려던건 아니었는데..
그래도 넌 금방 다른 여자친구를 만났지.
네가 괜찮아보여서 다행이었어.
그래서 나도 다른 남자친구를 몇번 만났지만
그래도 널 못 잊겠더라.
생각보다 네가 나에게 컸나봐.
그래서 마지막 3학년은 아무도 만나지 않고
그렇게 졸업했어.
이젠 다 잊었다고 정말 말할수있지만
가을이라 그런가
이렇게 새벽엔 가끔 그때가 떠올라.
써놓고 보니까 내가 진짜 못났네.
내 마음 정리 못해서 다른 사람들에게 상처주고..
너한테도 그렇고...
그냥 언젠가는 널 싫어했던게 아니라고
못되게 말해서 미안했다고
전하고싶었는데 이젠 그러지도 못하네..
내가 너무 잘못해서 받는 작은 벌인가봐.
너무 식상한 말이지만
잘지내길 바랄게.
안녕.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