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편
한승우-눈망울

햇승
2021.02.01조회수 43
단장님이 말했다. 모두가 머뭇거리고 있을 떄, 한 사람만이 손을 들며 말했다.
"제가 하지요."
그를 말리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그의 의견을 존중하고 응원 할 뿐이었다.
"좋았어요. 부디, 살아 돌아 왔으면 좋겠네요."
그는 고개를 끄덕였다. 앞으로 그를 볼 날이 하루도 채 안 남았다는 사실에 난 슬픔에 빠져 있을 수밖에 없었다.
회의가 끝이 나고, 사람들은 한 번씩 그를 안아주기 시작했다. 난 차마 그에게 다가가지 못 해 얼떨결에 마지막 순서가 되었다. 나는 그의 앞에 서서 그를 끌어 안지는 못 했고, 한 마디 말만 전할 뿐이었다.
"사람들이 다 가면, 밖으로 나오시오."
라고. 한 뒤, 나는 문을 열고 바깥에 나갔다. 내 어꺠 사이로 보이는 그의 시선은 창문에 비치는 달에 가 있었다.
사람들이 다 숙소로 올라간 뒤, 그는 밖으로 나왔다. 그는 나를 보자마자 말했다.
"달을 보고 있으면, 꼭 늑대가 떠오르지 않나요? 달을 보고 있으면,나를 주시하던 늑대의 눈망울이 떠올라요."
나는 달과 그의 눈을 겹쳐 보았다. 동그랗게 뜬 보름달과 그의 눈은 너무나도 닮아 있었다.
"내일 밤에 정말로 죽이러 가실 건가요?"
나는 그가 떠나지 않을 가능성을 가지고 그에게 말했다.
"당연히 죽이러 가야지요. 아까 모든 분들이 머뭇거리는 걸 보시지 않으셨습니까. 필요 없는 희생을 용납할 수 없습니다. 만약 제가 죽는다면 목숨 값으로 고위관료 한 명 더 죽이고 죽지요."
그는 웃으며 얘기 했지만, 난 전혀 웃을 수 없었다. 마음만 같아선 붙잡고 싶었다. 죽을 걸 빤히 알면서도 자진해서 떠나겠다는 그를 전혀 이해할 수 없었다. 하지만 난, 언제까지나 그의 선택을 존중하기에. 제발 떠나지 말아달라, 도망쳐라 라는 말들이 나오지 않았다. 내가 할 수 있는 말은 그것 뿐이었다.
"달이 참 예쁘네요."
다음 날 밤이 되자, 그가 문을 열고 나가는 모습이 내가 있는 2층에서 보였다. 그는 뒷골목으로 빠져 군인들과 마주쳤다.
'탕.탕.탕.'
사람이 아파하는 소리가 들렸다.
'탕.탕.탕.'
늑대가 울부짖는 소리가 들렸다.
'탕.탕.탕.'
늑대가 다시 한 번 울부짖었다.
'탕.탕.탕.'
늑대의 울음소리가 멈췄다.
나는 말을 하고 있지도, 침을 삼키지도 않았다. 하지만 목이 메어왔다. 알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실감이 잘 나지 않았다. 어제 몇 년 울고도 남을 눈물을 흘려서 인지, 눈물은 나오지 않았다. 그냥 목이 메어 올 뿐이었다.
그날은 보름달이 구름에 가려지지 않아 온전한 보름달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난 한탄하며, 생각했다.
내가 당신을 기리며, 당신을 위해 할 수 있는 건 보름달을 보며 당신의 늑대 같은 눈망울을 떠올릴 수밖에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