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편선

우울

아침에 눈을 떴을 때는 기분이 좋았다. 학원을 가는 길에도, 학원에서도. 기분이 좋았다.

학원을 마치고 집에 돌아와 놀고 있었다. 혜진이와 통화하며 과자를 먹고있었다. 그렇게 2시간이 지나 오후 10시가 되었다.

나는 급격히 기분이 안좋아졌다. 혜진이와 웃고 떠들며 장난칠 기분이 아니게 됐다. 내가 왜 이러지? 방금까지만해도 기분이 좋았..었나? 생각해보면 그다지 좋은 것도 아니었다. 방금 막 혜진이랑 약간의 트러블이 생겼었다. 우울은 그 트러블과 함께 찾아온 것이었다.

"야.. 끊어."

"어? 왜?"

"그냥.."

"알았어. 내일 연락할게."

내 목소리에서도 우울함이 묻어나왔나보다. 갑자기 끊으라는 내게 한 번 물어보고 말 혜진이가 아니었다. 혜진이와 전화를 끊고 끝없는 우울함에 빠져들었다.

이 우울함을 떨쳐내보자 좋아하는 연예인의 영상을 봤다. 하지만 하나도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그러면 노래를 들어보자. 이어폰을 끼고 볼륨을 최대로 높혔다. 그러나 이 방법도 효과가 없었다.

우울함은 점점 겉잡을 수 없을 정도로 커졌다.

오후 11시. 1시간이 지나도 우울함은 떨어져 나갈 생각이 없었다. 오히려 더 커졌을 뿐.

슬픈 일도 딱히 없었던 오늘. 
힘든 일도 없었던 오늘.

그런 오늘이었지만 알 수 없는 눈물이 쏟아졌다. 이유를 모르겠는 눈물이 쏟아졌다. 울만한 일도 없었다. 그런데 왜? 

따르릉- 따르릉- 전화가 울렸다. [혜진절머리나는자식] 내가 혜진이를 저장 해놓은 이름이었다. 아무래도 걱정이 되었나보다.

달칵-

"여보세요? 야 정휘인 괜찮냐?"

소리없이 흐르던 눈물이 혜진의 목소리를 듣자 요란스럽게 흐르기 시작했다.

"혜진아..끄윽, 나 왠지 모르게 눈물이나."

흐르는 눈물을 닦지 않았다. 두 손으로 혜진이의 목소리가 들려오는 핸드폰을 꼭 잡고있었다.

"야.. 정휘인.. 괜찮아. 맘껏 울어."

"눈물이 안 멈춰 혜진아."

하염없이 흐르는 눈물이 배게를 적셨다. 그렇게 쉼없이 흐르는 눈물처럼 혜진의 위로도 계속 들려왔다.

"휘인아. 너가 어떻든 자랑스러운 친구고, 자랑스러운 사람이야. 그러니까 아무런 걱정하지말아."

그렇게 울다 지친나는 잠에 들었고 다음 날 아침까지도 통화는 끊기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