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편모음집

[휴닝]나쁜 남자

"헤어지자"


"그래"




내가 그 아이에게 이별을 고한지 5달째,

정말 멍청하게도 난 그 아이를 잊지 못하고 있다




우리가 헤어진 이유?

위에 대화에서처럼 딱딱하게 오간

이별을 고하는 말들을 보면 알듯이

좋게 끝나지는 않았다. 문제는 바람이었다




"너 진짜 나한테 잘못한거 없어?"


"잘못한거 있으면 어쩔건데"


"...진짜 당당하네, 난 너랑 있는

지금 이 순간조차도 역겨운데"


"그럼 헤어지던가, 헤어지자"


"그래"















솔직히 충동적으로 말해서 후회를 많이 하고

있다. 지금도 널 그리며 눈물을 흘리고 있으니까




"...보고싶다"




보고싶다고 백번 외쳐봤다. 이렇게

외쳐봐야 떠나간 상대는 나타나 주지 않지만,

보고싶다고 목 놓아 울었다. 그렇게라도

안하면 정말 무너질거같아서

이대로 내 삶의 이유를 잃어버릴것 같아서

















띠띠띠띠-




띠리링-




"...어?"




조용한 자취방에 내 울음소리만 가득

차있던 그때, 누군가 도어락을 열고 들어왔고




"..."




익숙하고도 낯선 그 실루엣은 내 전남친, 휴닝카이였다




"...뭐야, 왜 왔어?"




"서윤이가 너가 연락 안본다고 죽었는지

살았는지 확인좀 해달라고 해서 왔다"




"...그게 문제가 아니라"




"알아, 나 여기 올 자격 없는거

그런데 도어락 비밀번호 아는거 나밖에 없다잖아"




"..."




꽤 그럴듯한 이유에 아무 말 없이

멍하니 앉아있었다. 옆에서 쇼핑백을 식탁에

두고 그대로 나가려던 휴닝카이는

내 옆으로 와 털썩 앉았다




"술냄새...이걸 혼자 다 마신거야?"


"알 게 뭐야"


"...딱딱하네"


"너 같으면 지금 웃을 수 있겠어?"


"설마 너 아직도 나한테 미련 못 버렸어?"


"..."


"맞네, 나 아직 못 잊은거"




휴닝카이는 헛웃음을 한번 터트리더니

내 턱을 잡고 눈을 마주쳤다






만약, 내가 여기서 다시 만나자고

하면 넌 어떤 대답을 할거야?







상처가 가득 담겨있는 눈동자가 흔들렸다

여기서 확실하게 대답을 해야하는데, 이제는

그를 확실하게 밀어내야 하는데 왜 나오라는

대답 대신 눈물이 흐르는걸까




결국 난 다시 그에게 상처를 받을걸 알면서도,
다시 버림받을걸 알면서도 그를 선택해 버렸다
이것은 달달한 연애를 했던 시절로 돌아가는게
아닌, 쾌락으로 빠지는 길이었다



"그래 다시 돌아올 줄 알았어"



그가 나를 안아줬다
따뜻하진 않지만 차갑지도 않은,
포근하진 않지만 딱딱하지도 않은,
그 품으로 다시 돌아가 버렸다








































결국, 난 다시 나쁜 남자에게 빠져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