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편집

디기탈리스 ; 내가 혼자가 된 이유
















디기탈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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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예쁜 꽃이지만, 자칫하단 심장 수축으로 죽음까지 이르게 하는 일명 ‘죽음의 꽃’이다.















근데 이 꽃의 꽃말이 뭔지 아나?















바로, ‘열애’다.














열애란 ‘열렬히 사랑함‘ , ‘기쁜 마음으로 사랑함‘이란 뜻을 가지고 있는 사전에 등재된 명사이다.















나는 이것을 사랑이 겉모습으로 보기에 아름답고 행복하고 예뻐 보여도, 결국엔 서로 추한 모습만 보여주며 상처만 남기고 끝나게 되는 그런 아픈 것이라고 해석하였다.















내 연애도, 인간관계도 항상 그런 식이었다. 권태기 그게 뭐라고. 권태기가 오자마자 서로 알아서 잠수 이별을 하고, 만나서 헤어지자고 했다 다른 한쪽이 상처받는 그런 연애. 친구 간에 오해가 생겨 그 오해를 풀어보지도 못하고 끝나버린 우정. 근데 연애가, 인간관계가 그렇게 끝나는 것은 우리들의 잘못이 아니다. 누가 마지막이 이렇게 되리란 걸 예상하겠나.















그래서 난 이제 누군가는 만나는 일이 너무 무섭다. 내가 모르는 사이 사람들에게 평가되는 것도 싫고, 내가 친구에게 집착하게 되는 것도 싫고, 누군가 나와 내 주위 사람들을 이간질해 서로 상처받게 되는 것도 싫다. 그래서 나는 매일 집에 박혀 살아갈 뿐이다. 아무도 날 알지 못하도록. 그렇게 조용히 살아갈 수 있게.















근데 왜 넌 자꾸 내 주위를 맴돌며 나에게 관심을 갖는 것인가. 전에 사람들에게 당하고 있는 모습이 나와 그렇게 닮아 보여 동정심에 한번 도와줬을 뿐인데, 그냥 그걸로 끝인 관계였는데, 왜 그렇게 세상 무해한 웃음을 지으면서 자꾸 나한테 다가와. 그렇게 호구 같아서 어쩌려고. 다른 애들한테 당하고 있다가 내가 보이면 바로 내 쪽으로 쪼르르 달려와서 병아리처럼 짹짹 거리는 모습이 너무 거리낌이 느껴진다. 어차피 너도 다른 사람들과 다를 바 없지 않은가. 사람들은 다 똑같다. 나중에 가서 내쳐버릴 거면서.

















그렇게 계속 하루 하루를 지내다, 갑자기 욱해서 따져 물었다. 그렇게 착한 척하는 거 너무 보기 싫다고. 속에 어떤 시커먼 것을 품고 숨기고 있을지 모르는데 항상 그렇게 헤헤거리면서 세상만사 다 행복한 일만 있는 사람처럼 구는 게 너무 싫다고. 나 좋아하는 것도 아니면서 어차피 나중에 가서 다른 사람들처럼 나 버릴 거면서 왜 계속 나한테 잘해주냐고. 















그런데 이런 말마저도 너무 순수하게 받아들인다. 갑자기 날 끌어안으며 진짜 울고 싶은 건 난데 자기가 울면서 나보고 힘들었겠다라는 말을 지껄이다, 갑자기 울음을 뚝 그치곤 한껏 진지한 표정으로 입을 연다. 















자기가 나를 행복하게 해주겠다나 뭐라나. 그동안 받았던 상처들이 곪고 곪아 썩을 지경이 될 때까지 방치해뒀던 나를 무슨 수로 행복하게 해주려고. 나는 그 말을 씹고 집 안으로 다시 들어간다. 오늘도 나는 한 사람을 내친 것이다. 나를 진심으로 사랑해 주고 좋아해 줬던 한 사람을. 내가 상처받지 않기 위해. 내 행동에 남이 받을 상처는 생각 않고 오늘도 그렇게 혼자가 됐다. 그냥 내가 꼬여있었던 것이다. 나에게 상처를 준 건 나를 사랑하지 않은 자신이었고, 내가 다른 사람에게 상처를 주며 자처해 혼자가 된 것이다. 이걸 깨닫고 다시 돌아가려 할 땐, 이미 너무 늦었다. 내가 줬던 상처는 이미 다른 사람에 의해 회복돼 새살이 돋았을 테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