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 그 사람은 항상 내게 진심이었다 > 의 외전편입니다.
징- 징-
혹시나 곤히 자고 있는 그녀가 깰까
진동소리가 채 2번도 울리지 않아 전화기를 드는 그다.
''아.. 네... 정호석입니다''
-어.. 혹시 지금 통화 가능한가...?
''네네..''
-다름이 아니라, 오늘 여주가 엄마한테 한 소리 했다며
''어... 네. 아니 근데 그게, 음..''
-뭐라 하려는거 아니니까 걱정하지 말게.
사과하려 전화한거야.
혹여나, 전화 길어질 수도 있을 것 같은데, 괜찮나?
''아, 네. 괜찮습니다...''
-오늘 권비서한테 대충 듣고, 여주 엄마랑 얘기 좀 했어.
전부터 그래왔던건 알고 있었지 나도.
처음 봤을때, 나도 반대 했었으니 뭘...ㅎ
근데.. 음...
아직까지 그러고 있을줄은 몰랐네..
미안하네, 내가 좀 더 신경썼어야 되는건데...''
''아니에요..''
''고마워.
여주 엄마가 그랬는데도, 우리 딸 데리고 있어줘서.
여주가 한말.. 솔직히, 틀린거 하나 없다 생각해.
어렸을 때 부터, 지금까지 그렇게 웃는거 못 본 것 같다..
2년 전인가, 집에 왔던 날. 기억하나?''
''아.. 그때 정식으로 처음 인사드리러 간날...''
''기억하고 있네..ㅎ
우연히 봤어. 어쩌다 보게 됐는지 잘 기억은 안나지만,
그렇게 웃고 있는 여주 보고 생각 많이 했네...
하나밖에 없는 딸,
다른 부모들처럼 아주 조금만이라도 관심을 줬으면 어땠을까
좀 덜 힘들게 할걸, 애지중지 하며 키울걸..
뭐 이제와서 후회한다고 달라질건 없다지만,
그래도 그때 조금이라도 그렇게 해 줬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을 종종 해.
그래서, 자네한테 너무 고맙네.
이 말은, 정말 꼭 전해주고 싶었어...
너무, 너무 고마워.
나도, 여주 엄마도 못해준걸 여주가 할 수 있게 해줘서..''
''아니에요..
저는 뭐... 그냥 여주한테 제 마음만 나타냈을 뿐인데요 뭘..ㅎ''
''그러니까, 그게 고마운거지 뭘..
나는 둘이 결혼하는거 찬성이니까''
''네...?''
결혼이라는 얘기에, 눈이 크게 뜨이는 호석이었다.
''왜, 혹시 안하려 했나...?''
''아, 아니. 그건 아닌데... 사모님은..''
''여주 엄마는 내가 잘 얘기해 볼게.
솔직히, 이만하면 여주엄마도 나도 여주한테 이래라 저래라 못해.
무슨 자격이 있다고 아직까지도 그렇게 해..
후.... 고맙네. 너무 고마워.
난 무슨일이 있어도 정부장이랑 여주 결혼 시킬거니까, 그렇게 알고
얼른 쉬어.
정부장도 그렇고, 여주도 그렇고 밥도 좀 잘 챙겨먹고''
''ㄴ...네. 들어가 쉬셔요''
''그래, 회사에서 보게''
''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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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것도 못 먹어서 어떡할까, 우리 여주..''
''그래도 오늘은 좀 먹은거니까...''
''먹었으면 뭐해, 그대로 다 토해냈으면서''
''몰라.. 우리 오빠는 뭐 못 먹어서 어떡한대...''
''됐네요, 배 안고파. 여주 낫는게 먼저지
내일도 조금씩만이라도 먹어보자.''
''우응... 근데 정말 괜찮겠어..?
우리 오빠도 엄청 헬쓱해졌는데, 뭐 좀 챙겨줘야 되는데..''
''괜찮으니까 걱정말고.
여주 몸부터 챙기자, 난 괜찮으니까.
그러게, 정국이랑 세계씨가 챙겨줄 때 먹었으면 좀 좋아 진짜..
누가 이러라고 내가 그렇게 했겠냐고''
''아니, 그러게 누가 말 안하랬냐고..
말 했으면 됐잖아. 그럼 내가 어떻게 했을거 아냐.
왜 말 안하고 혼자 그렇게 하는데, 왜''
''알았어, 알았어. 내가 잘못했네, 우리 여주 아프게 하고.
울지말고, 또 울면 안돼 진짜.
내가 앞으로 평생 우리 여주 옆에 있을테니까, 뚝''
''진짜다...
평생 옆에 있는다 했어. 무슨일이 있어도''
''당연하지. 내가 엄청 사랑하는데ㅎ''
그러고선 여주의 입술에 가볍게 입을 맞추는 호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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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뒤
''어므아! 흐흫''
''우리 딸, 잘 자고 일어났어요?ㅎ''
혼자 놀다가도 방에서 막 잠에서 깨 나오는 여주의 모습에,
방그레 웃어 보이며 보행기에서 발을 동동 구르는 2살의 아이.
여주의 목소리에 부엌에서 나와서는
''우리 꼬물이랑 여주 잘 자고 일어 났을까~?ㅎ''
여주의 두 입술에 가볍게 입을 맞췄다 떼곤,
배를 쓰다듬으며 잘 자고 일어났는지 물어보는 호석.
''어제는 꼬물이가 발을 좀 많이 구르더라구..
우리 다은이는 엄마 말 잘 들어줬었는데, 그치ㅎ''
''아빠가 그렇게 부탁했는데도 엄마 힘들게 했네, 우리 꼬물이''
''다은이 밥은?
''우리 딸도 아직 일어난지 얼마 안됐어.
우리 공주님들 이제 가서 밥 먹자~''
''어제 국 남은거 데우지 그랬어''
''아이, 당연히 그랬죠.
우리 여보가 어제 먹고싶다고 했던 계란말이도 좀 했고ㅎ''
''역시 우리 남편밖에 없네.
그치 다은아?''
''아브아? 흫''
''아이구, 기분 좋네 우리 딸ㅎ''
''우리 남편도 기분 좋네''

''나는 항상 기분 최고조인데요, 여보야?''
''그치, 우리 남편 항상 기분 엄청 좋지..
우리 다은이랑, 열무도 항상 기분 좋아도 좋지만,
너무 아빠처럼 되지는 말자...ㅎ
너무 밝아도 문제야 문제''
''헐, 다은아, 열무야..
엄마가 아빠 뭐라한다...
좋다고 할땐 언제고''
''아이고, 그새 또 삐졌어요?ㅋㅋ''
''몰라''
삐졌으면서도, 여주 힘들지는 않을까, 옆에 꼭 붙어있는 호석이었다.
''아빠한테는 엄마가 무슨 말 하면 안되겠다, 그치 다은아?''
''아브아!!''
''어이구, 아침부터 아주 신났네. 누굴 닮았나 몰라ㅋㅋㅋ''
결혼도 하고, 벌써 첫째 다은이도 낳고 뱃속에 있는 둘째까지
이제는 두 아이의 엄마, 아빠로서 행복한 삶을 살아가고 있다.
'사랑'이라는 그 두 단어 만으로, 서로를 배려한다고 했던 일.
그 일이 이제는 그냥 가끔가다 되돌아보는, 웃음으로 넘길 수 있는
그런 추억으로 둘의 머릿속에 자리남아 있다.
이제는 사랑을 받는법도, 주는법도 아는 여주는
호석에게서 시작해 자기 아빠, 엄마, 그리고 다은이와 뱃속에 있는 열무까지
아니 정국이, 세계, 주변 모든 사람들에게서
사랑을 듬뿍 받고 있고, 받은만큼 또 사랑을 주고 있다.
태어나기 전부터 함께한 부모님에게서 받는 그 사랑이
너무 늦었다 생각할 수 있지만,
늦은만큼 더 많은 사랑을 받고 있기에 행복한 여주이다.
어제도, 오늘도, 내일도. 아니 어쩌면 하루에도 수십번씩
사랑을 속삭이는 이들.
길을 걸으면서도, 밥을 먹으면서도, 문자로도, 아무것도 안하고 있다가도
그저 무심결에 나오는 사랑해라는 말이 서로에게는 너무 힘이 되기에
오늘도 어김없이 그 말을 전하려 합니다.
사랑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