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런 태은이가, 오늘만큼은, 엄마 품에서 펑펑 운다.
왜 이렇게 늦게 왔냐고.
왜 전화 한번 안 해줬냐고.
왜 한번도 태은이 보러 안 왔냐고.
엄마 늦게와서 밉다고.
너무너무 보고싶었다고.
아빠한테는 얘기 안했는데, 정말 너무 보고싶었다고. 만나고 싶었다고.
그저 5살로서 부릴 수 있는, 그런 투정을 부리며 펑펑 울었다.
평소의 의젓한 모습은 다 사라지고, 그저 엄마의 딸로서.
어린 아이로서 엄마에게 짜증같으면서도 사랑인, 그런 투정을.
태은이가 펑펑 우는 모습에, 여주는 미안하다며.
엄마가 우리 딸 많이 보고싶었다고.
전까지는 차마 죄책감에 이름만 불렀지만,
우리딸이라고. 엄마 딸이라고 부르며 지금보다도 더 꼭 안아주었다.
그리고, 울지 않으려 하고.
자기가 울면, 그게 더 미안해서.
안그래도 미안한데, 더 미안할 것 같아서, 그래서.
그렇게 시간이 꽤 흘러
진작에 울음은 그쳐 좀 괜찮아진 여주와.
그 품에서 펑펑 울다 그대로 잠든 태은이.
그 옆에서 한 손으로는 여주 어깨를 감싸고,
남은 한 손으로는 태은이 발등을 손가락으로 쓸어보는 태형이다.
''태은이... 이렇게 우는거 처음이네..''
''그동안 많이 참았네, 우리 태은이..''
''아빠한테 얘기 좀 해 주지.. 아무것도 몰랐네''
''그래도.. 그동안 잘 해줬으니까 이렇게 잘 컸지, 우리 딸ㅎ''
''아주 좋아 죽네, 우리 여주.''
그렇게 그날 새벽.
아니 시간상으로 따져보자면 다음날 새벽.
잠 한숨 안자고 여주랑 태은이 자는 것만 보다가 나와서는
술도 꽤 마신 상태이다.
이 사실이 믿기지 않아서일지도.
물론, 여주도 그랬겠지만 다 기억나는 태형은 오죽했을까..
"기적" 기적이란 말이 있다.
정의를 내려보자면
1. 상식으로는 생각할 수 없는 기이한 일 2. 신에 의하여 행해졌다고 믿어지는 불가사의한 현상
그리고, 아주 짧은 시간에 일어나는거. 그러고 나서는 사라질 수도 있는..
죽은 사람이 다시 돌아오는거, 정말 말도 안되는 일이다.
누군가에게는 기적일수도, 혹은 불행일수도 있겠지만
후자는 별로 없을 것이다.
그만큼, 그 사람을 많이 아꼈고, 사랑했기에.
여주가 다시 살아 돌아온것.
다른 사람들에게는 그동안 여주가 어떻게 기억되었을지는 몰라도,
적어도 태형에게는, 태은이에게는 정말 기적같은 일이다.
그러기에, 태형이 더 두려운 것.
갑자기 기적처럼 나타나서는, 언제 갑자기 사라질 지 몰라서.
이렇게 다시 본거? 그거 너무나도 좋은데, 언제 못 볼지 모르니까.
그것때문에 차마 누구한테 말도 못하고, 혼자 술만 마시며 삼킨다.
지나가는 사람 붙잡고 물어도 웬 미친놈이라고 말할 일이 일어났으니까..
괜스레 불안해져서 술만 벌컥 마시는 태형이다.
여주가 깨서 나왔는지도 모르고.
''오빠아...''
방금 막 잠에서 깨어 잠긴 목소리로 태형을 부르는데..
''ㅇ...어 여주야, 계속 자지''
''어후.. 술냄새 진짜. 뭐 이리 많이 마셨어''
''그냥...ㅎ 왜 깼어?''
''그게 중요한가, 내가 분명 얘기 많이 했었을텐데. 술만 마시지 말라고.''
''오늘이 처음인데''
''됐네요. 지민오빠랑 같이 먹을 때 아니면 술만 먹었을거면서. 내가 모를까봐 그러나. 김태형 와이픈데''
''그러지, 우리 와이프지...ㅎ''
''그래서, 왜 혼자 마시고 있어, 응?''
''여주야아.. 우리 여주....''
''뭔일인데, 말 안할거야?''
''그냥.. 너무 좋아서. 그래서..ㅎ''
''그리고''
''그냥.. 무서워서... 언제 또 사라질지 모르니까''
''어이구, 우리 오빠 그동안 힘든거 말 못해서 어떻게 했대.''
''....여주야, 우리 여보오''
''나 안 사라져. 안 사라질게, 이제 평생 김태형 아내로, 태은이 엄마로 그렇게 남아 있을게. 걱정하지 말어, 응?''
''진짜지.. 약속했어''
''당연하지, 내가 약속 안 지키는거 봤나ㅎ''
''4년 전에, 그때는 안 지켰었으면서...''
''그래도, 다시 와서 이렇게 김태형 품에 안겨 있는데?''
''내가 못살아 진짜....ㅎ''
''자기야, 근데 비밀 하나 알려줄까?''
''뭔데?''
''누가 엄청엄청 사랑하는 사람이 있었는데, 다시 만나서 너무, 너어무 좋은데 그 사람이 지금 술냄새가 엄-청 난대ㅋㅋㅋ 근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너무너무 사랑한대. 그 사람을 아, 그리고 그동안 고생했다고, 너무 수고했다고 전해주래. 이제 옆에서 많이 지지해 줄 사람 생겼으니까 걱정하지 말라고, 안 사라질거라고. 그러니까 이제는 힘든거 다 털어놓으라고.''
''뭐야 진짜ㅋㅋㅋㅋㅋㅋ''
''왜애- 그렇게 전해주라는데 뭘''
''어이구, 그랬어요? 누가 그랬을까?ㅎ''
''음.. 술냄새 엄청 나는 사람한테 안겨있는 어떤 여자가?ㅋㅋ''
''그 여자한테, 나는 당신 엄청 미워했다고 전해줄래요?ㅋㅋㅋ''
''...진짜 나 밉지. 그래 나도 밉다 미워ㅡㅡ''
쪽
''밉기는. 사랑스러워 죽겠는데ㅎ''
''아직 안 풀렸어. 한번 더''
쪽) ''사랑해, 엄청 많이.''
''나도 우리 여보 엄청엄청 사랑해, 알지?''

''글쎄, 아는지 모르는지 잘 모르겠네 여기다가 뽀뽀 몇번 해주면 알 것 같기도 하고ㅋㅋㅋ''
''어휴 진짜, 못말려
태형의 품에 안겨 다시 전처럼, 아무일도 없었던 것 처럼.
그렇게 여주가 돌아온 새로운 하루가 지나, 또 새로운 하루를,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맞이하고 있다.
이런 말이 있다.

어쩌면 그동안 여주가 없었던 4년동안에도,
매일매일 기적은 일어났을 것이기에.
나는 그렇게 앞으로도, 매일매일을 기적이라 생각하고
괜히 사라져 버릴까바 두려워 하지 않고,
하루하루 더욱 더 사랑하며 보낼 것이다.
기적은 매일 일어났고, 일어나고 있고, 일어날 것이므로.
내 옆에 있는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
어느 하루도 낭비하지 않고, 기적을 안고 갈 것이다.
그게 무엇이 되었건, 항상 좋은일만 있을것이므로.
나는 그렇게 매일 새로운 기적과 함께 살아가려 한다.
''사랑해, 우리 남편ㅎ''
''나도, 내가 더 많이 사랑해. 우리 여주, 내 여보''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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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들 잘 지내셨나요..
예... 작가가 일이 있어 조금 늦었습니다아ㅠ
생각해 놓은 건 많은데, 쓸 시간이 없었어서..ㅠㅠ
금방 또 새로운거 들고 올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