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편모음

[SF] 우주의 도망자들

그 곳은 시커먼 우주였다.

군데군데 우주선 행로를 따라 켜져있는 가로등 불빛 아래 이따금씩 지나가는 우주선이 보였다가 사라졌다.



도망자 신세인 남준의 우주선은 행로를 벗어나 근처 소행성 옆 그림자 속에 숨어 있었다.



"남준아... 형 진짜 너무 심심하다.....
우리 여기 언제까지 있어야하냐?"



석진은 몇 번이나 기지게를 켜고 하품을 하고는 지루한 듯 남준을 바라보았다. 남준은 작은 스텐드 불빛에 의지하며 책을 보고 있었다.



"우리 동력이 떨어져서 어쩔 수 없어요..
형도 책이나 좀 봐요"



남준은 책에서 눈을 떼지 않은 채로 한숨 쉬듯 대답했다.



"아, 그러니까 그깟 음악이 뭐라고..
음악 했다고 이런 도망자 신세가 되어야하는 거야..?"



"석진형, 형은 원래 해킹때문에 수배자였잖아요... ㅎㅎㅎ

 혐의만 하나 더 생긴 거지...
 꼭 음악땜에 수배자 된 것 같다하면 안 되지.."




어둠 속에서 막내인 정국이 나오더니, 어이없다는 듯 말했다.


"아, 그러니깐..  난 컴퓨터만 있으면 안 심심한데..
 예비 동력 아껴놔야한대서 지금 너무 심심해졌거든요..

우리 남준 함장님 ... 뭐 어떻게 안되겠습니까..?"



"형 차라리 이럴 때 음악 작업을 하면 어때요...?
지금 그 심상, 그 감정을 음악으로 풀어내는 거에요..

저한테 작업하는 거 좀 배울래요?"



어둠 속에서 모습을 드러내지 않은 채로 윤기가 말했다.



"아, 싫엉... ㅠㅠ 나에게 어서 전기를 줘!"



하긴, 자가발전기도 고장나있지....! 제기랄!!!

석진의 투정은 나지막한 외침으로 끝이났다. 



"형, 나도 심심한데
 차라리 우리 우주선에서 달리기 시합 또 할래?"




태형이 말하자, 지민이 말렸다.



"태태야우리 식량도 얼마 없는데... 괜히 힘 빼지마~"


"우리가 지금 할 수 있는 건,
 일단 여주씨 기다리는 것 밖엔 없네..."




호석이 낮게 중얼거렸다..



우주선에는 다시 적막이 찾아왔다.


.    .    .



한참 앉아있던 석진은 결국 일어났다.



"자가발전기부터 다시 살펴볼께...

정국아 가자,"


"알았어 형, 가자"




석진은 옆에 멍하니 앉아있던 정국과 함께 우주복 탈의실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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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설정까지만 생각해놓고 안 쓴 거

조금 써서 투척해봅니당....



ㅋㅋㅋㅋㅋㅋ....



이만 도망!



*모든 이야기는 작가 머릿속에서 나온 이야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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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 머릿속에 지진정 (20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