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양연화 (박지민)
#거짓말하다

그날은 소풍날이었다
비가 내리기 시작한 것은
풀꽃수목원 정문을 나선 얼마 후였다

갑작스레 시작된 비는
이내 눈앞이 보이지 않을 만큼 거세졌다
옷과 머리가 젖고 몸이 떨렸다
무작정 비를 피해 달아나다보니
뒷문 쪽으로 창고 하나가 나타났고,
나는 그 문을 열고 들어갔다

무슨 일이 있었던 거니
"어두웠어요"
'아니야'
"끈적하고 시큼한 냄새
가쁘게 내쉬던 숨,
끼이익거리면서 들려오던 금속성의 소리"
'아니야'
"창고 안 방 너머로 불빛이 흘러나왔어요"
"그러면 안될 것 같았는데
나는 일어나서 그 창문 너머를 봤어요"
"그리고 그 아이와 눈이 마주쳤어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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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는 아무것도 기억나지 않아요"

출처: 뚜아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