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편모음] 우리에게 행복이 남았길

바보 아니라니까 (윤기)-2

















집에 다시 온 윤기는 빈 집에
서서 멍하니 허공을 바라 본다.



가끔씩 이러고 있으면 하윤의 목소리가 
들릴 것 같은 착각이 들기 때문에


















‘ 어? 오빠 왔어요?’
‘ 이거 봐봐라 내가 오빠 주려고 다 했어.’
‘ 나 칭찬 안 해 줘?’
















가만히 주방 쪽을 보자 아무도 없는 것을
알곤 한숨을 쉬며 피식 웃지














“ 요리 엄청 못 하면서...”
“ 국도 싱겁고... 밥에 물 양도 다 틀리고...”













그래, 사실 하윤의 요리 실력은 꽝이지만
윤기는 매번 웃으며 먹어 주었지



중얼거리며 말하던 윤기의 눈에서
눈물이 흘러버렸다











다시 이 소소한 행복 속에 빠지고 싶어서
너무나도 빨리 행복을 뺏겨 버려서














세상에 떠나야 할 사람을 신이 정한다고
누군가 그랬다







하지만 윤기는 인정하지 않지


매번 남을 위해 살던 예쁘고 착한
그 여린 아이가 도대체 무슨 잘못이 있어
이리 빨리 떠나게 했을까










이렇게 보면 참 세상
불공평해 














진정하곤 안방에 들어 간 윤기는
탁자 위 액자에 있은 사진을 바라 본다.


예쁘게 웃고 있는 교복을 입은 하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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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때가... 처음 본 날이지.”












* * * 






n년 전, 















새학기의 시작을 알리는 예쁜 
꽃들, 그리고 시끄러운 학교까지







3월이다













이제 고3인 윤기는 이 새학기가 그리
반갑지 않지













“ 짜증ㄴ... 뭐야.”
















중얼거리며 학교로 등교하던 윤기와
부딪친 한 여자 아이











“ 어... 죄송해요 선배님...”
“ 아니 제가 학교 오늘 처음이라...”














딱히 화낼 의도는 없던 윤기에게
시무룩해며 변명을 하는 여자 아이가
퍽이나 귀여웠던 윤기지











“ 사과할 필요 없어. 앞에 잘 보고.”
“ 명찰 보니까 1학년이네.”
“ 저기가 강당이야.”




“ 우와, 감사합니다 !”
“ 아... 그러면 부탁 하나만 들어 주세요.”



“ 뭔데,”



“ 제가 부모님이 못 오셔서...
여기 앞에서 사진 찍어 주세요.”















처음 본 사이에 이렇게 자연스러운 아이가
신기하기도 귀엽기도 한 윤기는 고갤
끄덕였고 자신의 폰으로 사진을 
찍어 주었다. 





그리고 자연스럽게 하윤과 번호를 교환했지














“ 우와, 감사합니다 !”
“ 그럼 저 이제 갈게요. 이건 선물,”













예쁜 딸기맛 사탕을 주고 사라진 그 아이,





그래 바로 이게 윤기와 하윤이의 첫만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