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기는 가만히 편지를 만지작거리곤
소중하게 접어 다시 편지봉투에 넣었다.
이게 마지막 하윤이가 윤기에게 준
선물이자 흔적이니까
“ 그래도 기특하네... 이런 것도 하고.”
“ 고마워 정말로...”
사랑하는 사람을 잃는 슬픔은
겪은 사람들 조차 다른 사람에게
공감하지 못한다.
오직 그 한 사람의 슬픔이자 절망이니까
누가 감히 공감하고 이해하는 슬픔이 아니니까
항상 윤기를 보며 예쁘게 웃던 아이가
죽던 그 날로 돌아 가서 확인하자
그 날의 진실을
* * *
20@@년 12월 23일 오후 7시
윤기와 데이트를 하기로 한 하윤이
예쁘게 차려 입고는 길거리를 걸어 간다.
“ 치이... 오늘 눈 온다면서.”
“ 아쉽다...”
중얼거리며 폰을 꺼내 윤기에게 전화를
거는 하윤, 그리고 곧 받은 윤기다
“ 오빠, 어디에요? 나 다 왔는데.”
“ 오빠가 금방 갈게. 잠깐 뭐 두고 나와서.”
“ 빨리 와... 보고 싶다고.”
“ 지금 좀 추워. 와서 나 좀 안아 줘요.”
“ 조금만 기다려 아가,”
전화를 끊은 하윤이 배시시 예쁜
미소를 짓곤 길을 다시 걷는데
그때 보이는 한 여자 아이,
부모를 따라 걷던 아이가 흘린 인형을
줍고 싶어 도로에 들어 갔고 부모는 그걸
모르고 있었지 반대편에서 큰 트럭이
오고 있었는데도
그걸 본 하윤은 고민을 하지도 않고
달려 가선 아일 끌어 안았다.
큰소리가 들렸고 아이는 충격을 모두
흡수한 하윤 덕에 타박상 뿐이지,
“ ㅇ...오ㅃㅏ... 오빠...”
하윤의 손에서 떨어진 폰에서는
윤기에게 전화가 오고 있었다.
손을 뻗으려 힘을 쓰지만 이미 정신이
혼미해지는 하윤에게 닿지 못했지
“ 오ㅃ... 무서워...”
그때 하늘에선 하얗고 예쁜 눈이 하나씩
내리기 시작했다.
하윤은 시선을 자신의 왼손으로
거기에 있는 윤기가 준 반지로 향했지
처음으로 맞춘 커플링,
그걸 놓치지 않겠다고 찰나의 순간
주먹을 꽉 쥐었나 보다
사람들은 온몸에서 피가 흐르는 하윤을
보고 놀라 몰려 들었지만 누구도
어떤 누구도 신고 조차 하지 않았다
누군가는 하겠지?
라는 생각이 모여있는 곳,
윤기도 근처에 도착해 하윤을
기다리던 중에 사람들이 몰려 있자
그곳으로 향했다
그리고 그 다음은?
쓰러진 하윤을, 이미 차가워진 여린 아이의
몸을 끌어 안고 마구 울었지
그런 윤기의 코트 주머니 속엔
둘을 위했던 결혼 반지가 예쁘게 있었다
그리고 결국 그 날,
이하윤씨, 20@@년 12월 23일 오후 7시 21분
사망하셨습니다.
아름다운 한 예비 부부의 인생이 달라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