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정한과 김여주. 진짜 안 맞는 조합이지. 학교 대표 양아치 윤정한. 그리고 학교 대표 모범생 김여주.
둘이 나중에 연인이 될 거라고 누가 예상이나 했겠어? 그만큼 안 어울리는 조합이라 이 말이지.
이 둘의 만남은 스터디에서 시작하게 돼. 여주네 부모님과 정한이네 부모님이 꽤 친했거든. 아, 물론 그렇다고 여주와 정한이가 친하다는 건 아니야.
그래서 그 스터디는 어떻게 시작하게 됐냐고? 정한이 부모님께서 여주 부모님께 부탁하셨거든. 우리 정한이 스터디 좀 여주에게 부탁하면 안 되겠냐고. 19살, 고 3인 자기 아들이 내신은 이미 말아먹은지 오래고 그렇다고 수능 준비를 하는 것도 아니니 얼마나 간절했겠어. 여주네 부모님은 그 간절함에 부탁을 수락한 거야.
여주의 의견은 어땠냐고? 우리의 모범생 여주가 아무리 모범생일지라도 학교 대표 양아치 윤정한을 모를리가 없잖아? 좀 껄끄러웠지만 정한이네 부모님을 생각하니 거절을 할 수가 없었던 거야. 그래서 조금 찜찜하지만 수락한 거지.
첫 스터디는 정한이네 집에서 시작했어. 아무래도 다른 데서 하자고 한다면 백의 확률로 가지 않을 정한이었거든. 그래서 정한이네 집으로 장소를 정한 거지.
“ 어머 여주야! 어서 와. 우리 정한이가 아직 안 왔는데 잠깐만 기다리렴. 딸기 좋아하니? 딸기 내 줄게. 조금만 기다려. “
여주는 정한이 방에서 정한이와 공부할 자료를 정리하며 정한이네 어머니께서 주신 딸기를 먹고 있었어. 그때 딱 방 문이 열린 거야.

“ 아 씨… 너 뭐냐? 뭔데 내 방에 있어. “
갑작스럽게 들어온 정한과 갑작스럽게 들려오는 물음에 순간적으로 당황해서 아무말도 꺼내지 못하는 여주였어. 아, 역시 학교 대표 양아치는 양아치구나… 라고 생각하는 여주였지.
“ 아 엄마!! 얘 누군데 내 방에 있어? “
“ 어머 얘 정한아, 내가 말 했잖아. 오늘부터 스터디 같이 할 여주라고. 같은 학교인데 처음 봐? “
“ 아 쟤가 그 유명한 김여주? 아니 근데 누구 마음대로 스터디야 엄마. 나는 스터디 하는 거 동의한 적 없잖아. “
“ 엄마가 평생 네 의견 존중해주고 살지라도 이거 만큼은 안 돼. 너 대학 안 갈 거야? “
“ 취직하면 되지 뭐. “
“ 취직은 뭐 아무나 시켜주니? 너같이 공부도 못하고 대학도 안 나온 사람을 누가 써줘? 어머, 여주야 불러놓고 이런 모습 보여줘서 미안해. 우리 아들이 비록 이래도… 잘 부탁해. 필요한 거 있으면 말하고. “
그렇게 정한이네 엄마는 정한이를 방에 집어 넣고 유유히 방에서 나가. 그렇게 정한이의 방에는 여주와 정한이의 어색한 적막만 흐르게 돼.

“ 하… 진짜. 너 그냥 대충 하고 끝내라. “
“ 어떻게 그래. 부탁받은 건데. “
“ 너는 애가 무슨… 부탁한 건 우리 엄마지만 배우는 건 나야. 내 생각도 좀 하지? “
“ 하지만… “
정한은 여주가 완강히 고집을 부리자 골때리네- 라고 작게 읊조리며 여주 옆 의자에 앉아. 그리고는 그래서 오늘은 뭐 하는데- 라고 말해.
“ 오늘은 그냥 기본 실력 테스트… “
“ 이것만 하면 오늘은 끝이다 이거지? 그거 이리 내 놔. “
이것만 풀면 끝낼 수 있다는 생각에 정한은 그냥 빨리 해치우자라고 생각하며 여주의 손에 있던 시험지를 뺏어 풀기 시작했다.
“ 그리고 너… 이거 찍으면 안 돼. 알았지? “
“ 날 뭘로 보는 거야. 이정도는 그냥 풀 수 있거든? “
아니 근데 이거 왜이렇게 어렵냐? 아까 그렇게 당당하게 말했는데 자존심 상하게. 그래서 뭔지는 모르겠지만 일단은 열심히 푸는 정한이었어.
정한이 문제를 다 풀고 여주는 정한이 푼 문제를 채점해. 빗금이 하나, 빗금이 둘… 어쩜 이렇게 비만 쏟아 내리는지. 채점하는 여주도, 그걸 보는 정한도 민망한 순간이었어.
“ 어? 이건 맞았네? “
맨 마지막 문제. 제일 어려운 문제에 동그라미가 하나 생기자 활짝 웃는 여주였어. 그리고 정한이도 마찬가지로 신이 난 듯 활짝 웃었지.

“ 헐 이거 찍은 건데! “
신나하던 정한은 여주를 보고는 아차하고 다시 정색해.
“ 찍은 거였어? 이거 아주 처음부터 싹 가르쳐야겠네. “
속으로 아, 망했다- 라고 정한은 생각해.
뭐, 중간 이야기는 뻔하니까 한 마디로 설명할게. 그냥 뭐 여주는 매일 정한이네 집에서 과외를 해주고 정한이는 툴툴거리지만 은근 시간이 지날수록 열심히 하게 돼. 그러면서 점점 여주한테 반한 거야. 보면 볼 수록 예쁜 얼굴, 그리고 설명할 때 들리는 솜사탕 같은 목소리, 여주에게서 풍기는 은은한 섬유유연제 향까지… 어쩌면 그래서 시간이 지날 수록 더 열심히 수업에 임하게 된 것도 있겠지.
여주를 좋아한다는 걸 자각한 정한은 점점 심각해져. 내가 김여주를 좋아한다는 건 확실해. 그래서? 그 다음은? 뭐 고백이라도 해? 근데 어떻게 해. 근데 애초에 김여주가 나같은 양아치를 좋아하긴 할까? 그래서 정한은 친구인 승철에게 부탁해. 여주한테 이상형 좀 물어봐 달라고. 아, 승철이는 윤정한과 같은 양아치기는 해도 공부를 잘 해서 여주와도 안면이 있는 사이었거든.
에휴, 이게 무슨 짓인지… 승철이는 그렇게 생각했지만 이렇게 진심으로 한 사람을 좋아하는 윤정한이 처음이었기에 도와주기로 해. 그리고 답은…

“ 에휴… 윤정한 너 포기해라. 김여주 이상형은 인성 바른 남자란다. “
“ 야 내가 양아치긴 해도 인성이 무슨 쓰레기거나 그런 건 아니거든. “
“ 아니 애초에 저 말이 양아치는 이상형이 아니다 이거잖아. “
아… 그럼 난 이제 어떻게 하지. 그렇다고 김여주를 포기하거나 그러고 싶지는 않은데. 그렇게 그날부터 정한이는 달라지기 시작했어. 선생님들도, 반 친구들도… 그냥 학교 대표 양아치였던 윤정한의 변화는 학교를 들썩였어. 그래서 여주도 모를 수가 없었던 거지. 여주는 윤정한이 무슨 일이 있나… 했지만 뭐, 좋게 변한 거니까 신경쓰지 않기로 했어.
그리고 딱 정한이 변한지 한 달 정도 지난 날의 과외에서 일어난 일이야. 오늘은 정한이 이때까지 배운 걸 바탕으로 테스트를 보는 날이었거든. 정한은 문제를 열심히 풀어.
이 문제는… 난 널 사랑하기 때문에 널 위해 모든걸 해줄 수 있다… 난… 널… 사랑… 왜 여기서 김여주가 생각나는 건데 윤정한. 이러다 뒤에 문제는 하나도 못 풀겠네. 김여주 생각 좀 그만해라.
겨우겨우 여주 생각을 접고 문제를 다 푼 정한이었고 여주는 그 시험지를 채점해. 이번에는 동그라미가 하나… 동그라미가 둘… 동그라미가 스물…
“ 어? 이번에는 다 맞았네? 대박. 윤정한 진짜 많이 늘었다! 좀 뿌듯한데? 내가 소원 하나 들어줄게! “
“ 진짜? “
“ 응 진짜로. “
“ 뭐든 다? “
“ 응 뭐든 다! “
그때 정한이는 머릿속에서 좋은 생각이 떠올라. 아, 이거면 되겠구나.
“ 김여주 이 문제 내가 쓴 답 읽어 봐. “
“ 난 널 사랑하기 때문에… 널 위해 모든걸 해줄 수 있다…? 이건 왜? “

“ 내가 너한테 해주고 싶은 말. 고백하는 거야. 내 소원은 내 고백에 대한 니 답을 듣는 거. “
어…? 윤정한이 날 좋아한다고…?
“ 에이 장난치지 말고. “

“ 진짠데. 나 니가 양아치 싫어한다 해서 그 뒤론 한 번도 양아치짓 한 적도 없고 너랑 수업하는 것도 매일 하는 건데도 기다려졌어. 나 진짜 너 좋아해 김여주. “
순간 여주의 머릿속에는 수많은 생각이 스쳐 지나갔어. 아… 그러고보니 승철이가 나한테 이상형을 물어본 뒤로 윤정한이 달라졌구나. 나때문이었구나. 윤정한이 진짜 나를 좋아하는구나.
여주는 생각해. 나를 위해서 성격이나 행동을 하루만에 바꿀 수 있는 사람이 세상에 얼마나 될까. 아마 얼마 없겠지. 말로만 사랑한다는 사람도 많으니까. 윤정한은 나를 진심으로 좋아하는구나.
“ 그래서 니 대답은? “
“ 나도 좋아… “
“ 뭐? 목소리가 작아서 안 들려 여주야~ “
“ 나도 너 좋아한다고!! “

“ 응 여주야. 너한테 그런 말 들으니까 좋다. “
그 뒤로 어떻게 됐냐고? 뭐 둘이 사귀는 거지. 학교에선 엄청 떠들썩했어. (구)양아치 윤정한이랑 모범생 김여주가 사귄다고? 근데 생각보다 잘 어울려서 다들 놀란 거야. 그리고 다들 알게 돼. 윤정한이 김여주때문에 변한 거였구나.
그리고 다들 놀란 이유가 하나 더 있었는데 그저 재미로만 여자를 만나던 윤정한이 한 여자를 이렇게 좋아하다니… 김여주가 윤정한 갱생시켰구나… 이런 거지.
아, 그리고 정한이는 여주 덕에 생각외로 수능을 잘 치게 돼. 역시 머리가 나쁜 건 아니었나 봐. 그래서 둘은 학교는 다르지만 같은 지역의 학교로 가게 돼. 이건 진짜 비밀인데 하나 말해주자면… 윤정한이 대학 합격 후 여주에게 무슨 말을 했냐면…

“ 김여주 니가 나 이렇게 바꾼 거니까 끝까지 나 책임져. 알겠지? “
응. 이거 돌려서 말하는 거였지만 일종의 청혼이었지 뭐. 정한이와 여주의 이야기는 여기까지야!
/

껄렁입니다!
생각보다 너무 길어질 거 같아서 생략을 해버린 나머지 막장이 되었다는…
헤헤 오늘도 봐주셔서 감사하구 사랑해요 💖🌸
그럼 이만!!
뿅 🥺❤️

